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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작은 세계에서 발견한 뜻밖의 생물학 - 생명과학의 최전선에서 풀어가는 삶과 죽음의 비밀 ㅣ 서가명강 시리즈 35
이준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12월
평점 :
#매우작은세계에서발견한뜻밖의생물학
#이준호
#책사애2401
#책벗뜰
#자연과학(십진분류)
서지
부제 : 생명과학의 최전선에서 풀어가는 삶과 죽음의 비밀
출판사 : 21세기 북스 (서가명강 35 - KI신서 11630)
출판일 : 23년 12월 18일 (1판 1쇄)
쪽수 : 203p. (본문 21p~193p)
평점
10점 만점 / 9점
(관심분야가 아니라면 범접하기 힘든 주제이나 주제의 본질이나 문장이 간결하고 딱딱한 느낌은 전혀 없이 흥미로운 소재로 대중서로써의 본분을 다한 책이다.)
서평
예쁜꼬마선충, 태어나 처음 들어본 생물(뭐 이것 뿐이겠냐마는) 이름이다. 검색해보니 상상했던 모습 그대로다. 겨우 1mm 크기의 지렁이같은 벌레다. 근데 이렇게 작고 하찮은 생명체가 닉테이션이라 해서 몸을 세우고 히치하이킹을 하듯 앞뒤로 흔드는 행동은 한다고 한다. 와, 그걸 발견한다는 것 또한 나같은 생물학무지렁이한테는 말도 안되는 거다. 그 하찮은 생명체가 서서 몸을 흔드는 것 따위가 도대체 무어냐 말이다.
저자는 그 예쁜꼬마선충을 연구하는데 30년을 썼다고한다. 아까 말한 그 하찮은 생명체의 크기를 기억하는가? 1mm다. 좀 전에 아이가 점을 좀 찍어달라고 해서 종이에 자를 대고 3.1cm와 6.2cm 지점에 점을 찍는데도 나는 그 1mm와 2mm가 보이지 않아 돋보기 안경을 꼈다. 저자는 그 ‘작음’에 의미를 부여하고 책의 전체를 관통하는 단어인 ‘생명’을 이어 붙인다. ‘이렇게 작은 동물이더라도 생명의 신비를 이해하기 위한 좋은 모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우리와 외형이 달라 보이는 작은 생명체라고 해도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가지는 공통된 생명현상을 공유한다는 뜻’이 되겠다.
예쁜꼬마선충이 닉테이션을 하는 이유, 바로 생존 본능이었다. ‘생존 본능’이라는 단어를 보자 곧이어 진화가 떠올랐고, 아니나 다를까 자연스럽게 유전자와 죽음, 노화나 종의 진화에 대해 생물학적 시선으로 접근하고 이야기 하고 있었다.
바다에 사는 가시고기와 호수에 사는 가시고기는 그 모습이 다르다고 한다. 바다에 사는 가시고기는 배 아래에 커다란 가시가 솟아 있는데 호수에 사는 가시고기는 가시가 몸 밖에 나와있지 않다고 한다. 바로 생활환경에 따른 유리한 선택이라고. 바다에는 큰 포식자에게 직접적으로 상처를 낼 수 있고 그로인해 자신을 보호할 수 있기에 커다란 가시가 솟아 있는것이고, 호수에 사는 가시고기에게는 유충이 가시에 달라 붙어 가시고기를 잡아 먹기에 가시를 없애게 되었다고.
특히나 인상적인 부분으로는 ‘세포 사멸’에 따른 알츠하이머나 암에 대한 피력이었는데 스스로 사라지게 프로그래밍 되어있는 세포를 이야기 하며 ‘신경세포 중 사멸이 일어나면 안되는데 세포가 죽으면 그로인해 파킨슨 병이나 알츠하이머에 걸리기도 한다. 노화에 따른 신경질환 중 많은 경우가 세포사멸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포사멸이 일어나야 하는 세포가 죽지 않고 계속 세포 분열을 하는 것이 암이 된다. 141’라는 구절이 의미 있게 다가왔다.
결국 생물학은 인간 아니, 지구의 모든 생명에 관련된 학문이구나, 하는 생각이 크게 울렸다.
한센병 환자들이 먹는 항생제가 수명에 관계해 있다고 한다. 그 항생제를 평생 먹은 사람이 안먹은 사람보다 유의미하게 수명이 길었다는 연구 결과!!! 세포가 죽어가는 과정이 노화라는데 그것도 이제는 극복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고 하니 ‘생명’과 관련된 무수한 분야를 이렇게 ‘생물학’으로 접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
‘서울대에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그 명강의를 책으로 접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에 서포터즈 신청서를 작성했었다. 하지만 이내 ‘그 책들을 내가 소화할 수 있을까?’하는 노파심도 일었지만 무슨, 어려운 학문적 정보들도 매우 이해하기 쉽고 간결하게 전달해주는 교수님들의 글들 속에서 ‘아, 나도 이런 책 좋아하는구나’, ‘이런 주제가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다니!’로 므흣하게 웃음 지을 수 있었다.
새해 첫 서평, 너무나도 근사한 책으로 쓰게 되었다.
과학무지렁이인 나도 굉장히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강력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