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아이 꿈꾸는돌 36
이희영 지음 / 돌베개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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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아이 - #이희영

 

결국은 제 값을 다 치르고 사는 것이겠지만 교묘한 눈속임에 왠지 굉장한 횡재인것만 같은 원 플러스 원, 그 원 플러스 원의 삶을 살아가는 두 소년의 삶이 여기 이 책 <소금 아이> 속에 모래알처럼 흩뿌려져 있다. 거져 얻은것만 같은 아이들의 삶은 득도 실도 아닌 어른들의 무관심과 무책임 속에 아무렇게나 내팽게쳐진다. 태어난 삶을 살아야 할 이유는 수 만가지, 이 아이들이 살아야 할 이유는 글쎄다.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아이들에게 그러그러한 사정은 언제나 설명되어지지 않는다. 어른들의 일은 어른들의 이유와 어른들의 사정으로 정리 되어지고 아무런 설명도 대꾸도 듣지 못하는 아이들은 그저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릴 뿐이다. 그런 횡포 속에 휘둘린 아이들이 휘청거리지 않고 베길수가 있나. 그 휘청거리는 아이들은 서로에게 의지한 채 그 거센 폭풍 속을 뚜벅뚜벅 지나쳐 걸어간다.

 

책은, 엄마를 따라 엄마의 남자와 함께 살게 되면서 그 남자의 엄마, 즉 할머니와의 동거가 시작된다. 어느 날 조용한 섬마을엔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는 흉흉한 사건이 일어나는데 그 사건의 주인공이 바로 할머니, 아이와 함께 동거하고 있는 할머니가 자신의 아들인 그 남자를 회칼로 죽이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소금 바람에 기억도 염장이 되는지 6년이라는 시간이 흘러도 소문은 잠잠해질 줄 모르고 알 수 없는 공황증상으로 하루 하루를 버티고 살아가는 이수에게 어느 날 나타난 전학생 세아. 세아 또한 마음이 감옥인 또 하나의 원이었다. 그렇게 원 플러스 원으로 만난 둘은 서로를 알아보고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 보이고 또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버려진 아이들이 느끼는 감정과 지키고 싶은 것들을 지켜내지 못했을 때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차가운 감정을 엿볼 수 있었다.

 

기억을 잃어가는 할머니가 끝내 품고 가려한 진실은 결국 이수의 마음에 작은 포말을 일으켰고 절대 밋지 말고 한 귀로 흘려라라는 할머니의 마지막 말을 끝으로 이수는 옹송그렸던 마음에 해일같은 눈물을 쏟아낸다.

 

작가는 에필로그에서 인간에게 받은 상처가 가장 아프고, 인간에게 받은 위로가 가장 따뜻하다. 누군가의 한마디가 칼날이 되는가 하면, 누군가의 손길은 생명이 된다. 소름 끼치는 악행을 저지르는 것도 인간이요. 숭고한 희생을 감당하는 존재도 인간이다.’를 말로 표면적인 모습이 아닌 가라앉은 진실 속의 진짜 얼굴을 바라보라 이야기한다. 결국 상처받은 영혼이 서로에게 기대 위로받고 힘을 얻듯 이 아이들에게도 다음날이면 떠오르는 수평선 끝 붉은 해처럼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는 그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끝내 이야기를 세상 밖으로 꺼내어준 작가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도서지원 #돌베개 #페인트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장편소설 #청소년소설 #청소년문학 #책추천 #소설추천 #베스트셀러 #책사애 #책벗뜰 #양산독서모임 #양산 #서창 #책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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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퀘스천
김병규 외 지음 / 너와숲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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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퀘스천 - #김병규#김은혜#나태주#류재언#전영수#정호승#최연호#자청

 

어떻게 해야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라는 빅퀘스천을 머릿속에 떠올려본다. 우리가 아니 내가 행복하게 살기 위해 필요한 것들은 무엇이 있으며, 알아야 할 것들과 해야 할 것들은 과연 무엇일까?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한 한 가닥의 실마리들을 야트막하게 내밀어준다.

 

글을 쓴 저자 8명은 사회 각층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명사들로써 경영학자 김병규, 한의사 김은혜, 시인 나태주, 변호사 류재언, 사회경제학자 전영수, 시인 정호승, 의사 최연호, 이상한 마케팅 대표 자청님이시다. 개인적으로 그 말씀을 듣고 싶은 분이 계셔서 책을 선정하게 되었고 책은 청소년들도 쉽게 접할 수 있을법한 편집과 구성으로 매우 편안하고도 위트있게 잘 읽혔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을 보다 더 직관적이고도 온정적이게, 또한 올바르고 곧게, 단단하게 바라볼 수 있는 메시지들을 각자의 파트에 할애해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한다.

 

중독 경제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광고라는 거대 기업이 만들어 내는 소비성 미디어 속에서 쉽게 중독되어 간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러한 구조 속에 놓인 현실에서 집중의 노하우를 이야기하는 김병규 학자님의 파트가 인상적이었다. 쉽게 달성할 수 있는 작은 목표를 세우고, 나만의 집중 기술을 찾아 시간을 보낼 것을 권하는 그의 이야기 속에서 지금 이 시대에서 (또 지금 나에게 개인적으로) 가장 필요로 하는 행복을 위한 방안들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웰다잉이라 해서 잘 죽는다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던져준 한의사 김은혜님 글에서는 존엄하게 생을 마감하는것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었다.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때 못했던 일들을 지금 마음 가는대로 하자! 잘 죽기 위한 첫걸음이라 이야기한다. 죽음을 목전에 둔 환자들을 마주하는 의사의 입장에서 진정한 웰다잉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긍정적으로 버텨나갈 때 비로소 웰다잉이 시작된다고 말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날마다 날마다 새사람이고, 첫 사람이라 말하는 나태주 시인의 말에서 어제의 나에게서 한걸음 물러나 오늘을 나와 조우할 수 있을 것 같았고, 메신저효과를 이야기하는 조재언님의 글에서 신뢰받는 사람이 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더듬어 볼 수 있었다. 인생은 고통으로 시작해 고통으로 끝난다는 정호승 시인의 말과 그의 시 <택배>를 읽어내며 결국 비애와 슬픔을 시간에 의지하라 하신 말씀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고 다작, 다독, 다상량으로 지금의 자신을 만들어 왔다는 자청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라는 물성에 대해 새삼 다시 한번 더 감복하기도 했다.

 

결국 나의 삶을 이롭게 하는 여러 가지 대안들이나 숙지하고 있어야 할 기본 가치들에 대한 설파였다. 다양한 분야에서 이야기하는 주제들을 한데 모아 읽을 수 있는 좋았다. 애정하는 명사가 한둘 보인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읽어보길 권한다.

 

#도서지원 #너와숲 #SBSbiz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추천 #인문 #교양 #책사애 #책벗뜰 #양산독서모임 #양산독서회 #양산 #서창 #책읽는엄마 #북리뷰 #역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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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가 내 생각을 훔친다면? - 미래 세대를 위한 지식재산권 수업 폴폴 시리즈 3
김미주 지음 / 책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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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년 까지만 해도 책을 읽고 리뷰를 쓸 땐 책의 인상깊은 구절을 사진으로 찍어 피드에 올리며 소감을 짧게 적어 올리곤 했다. 그러다 어느 인친님의 피드에서 그 행위 자체가 엄밀히 따지면 위법일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이후 책 표지만 사진으로 찍어 올리고 인상적인 구절은 글로 적어 옮기며 소감을 따로 남기고 있다.

 

이 책은 책 뿐만 아니라 사진, 이미지, 글귀나 음악, 음성, 심지어 향기 까지 누군가의 창작활동에 도움을 주는 정보제공에 나도 모르는 새 누군가의 저작권을 무단으로 침해하는 행위에 빨간불을 아니, 노란불을 켜 상황을 환기시켜주는 내용으로 엮어져 있다.

 

상대방의 저작뿐 아니라 나의 저작물에 대한 피해까지 생각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청소년들이 읽기에 너무나도 유용했고, 많은 창작물과 저작물을 접하고 있는 나로써는 읽으면서도 많은 부분이 조심스러워 앞으로는 접하는 모든 정보물에 유의하게 될 것 같아 좋은 기회에 좋은 책을 접했다.

 

23년의 화두라하면 바로 챗gpt, 오픈 AI에서 출시한 챗봇이다. 온라인 고객 서비스를 지원하겠다고 만들어졌지만 텍스트를 번역하거나 연설문이나 기획안을 작성할 수도 있고, 노랫말, 소설, 시나리오등 법으로 보호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으나 그 생성된 콘텐츠의 소유주가 불분명하다. 또 챗gpt는 답변에 활용된 데이터의 출처를 제시하지 않는다. 정보의 사실여부는 사용자가 각자 일일이 검증해야 한다. 이때, 자기도 모르게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흔히 저작권이라하는 지식재산권, ‘인간의 창조적 활동 또는 경험 등을 통해 창출 하거나 발견한 지식, 정보, 기술이나 표현, 표시 그 밖에 무형적인 것으로 재산적 가치가 실현 될 수 있는 지적 창작물에 부여된 권리를 말한다. 메타버스 내에 가상 상품에 대한 저작권에서부터, 색깔도 상표권을 가질 수 있는지, 맛이나 레시피에도 저작권이 있는지, 향기에도 저작권이 있는지, 그간 우리가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에서도 저작권리가 있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서두에서 말했지만 책의 인상깊은 구절을 필사하거나 인덱스를 붙여 표기하거나 줄을 그어 온라인 상에 올려 이를 사람들과 공유하는 일, 원칙적으로 이러한 행위는 위법이다. 하지만 작가나 출판사 측에서 이는 문제삼지 않는 이유는 홍보가 주된 이유라고 한다. 여기서 우리가 주의 해야 할 점은 출판사와 작가의 의도가 전체 줄거리를 공유하지 않는 선에서 일부 내용을 발췌해 사람들의 인지도가 상승해 판매량에 긍정적 결과를 끌어내 금전적 이득을 취한다는 것을, 금전적 이득으로만 저작물을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내가 이 책 홍보해서 잘 팔리게 해주는건데 뭐가 문제야?”식의 생각은 분명 잘못된 생각이다. 매일같이 책을 접하고 이렇게 책에 대한 서평을 쓰는 내 입장에서 중요한 부분이라 인상적이게 읽었다.

 

저작물에 대한 생각들을 해봄으로써 나 자신에 대한 생각들도 정리해볼 수 있었다. 내가 가진 가치를 증명하고 나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 그것에서 시작해야 다른 이들의 저작물을 인정하고 보호할 수 있는 가치관이 형성될 것이다. 내가 쓰는 글 한줄과 내 목소리 내 음성 하나 하나가 소중하듯 다른 이들이 가진 무형의 것에도 소중함을 인지할 수 있다면 모두가 건강하고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도서지원 #책폴서포터즈 #책서평 #저작권 #지식재산권 #GPT #청소년책추천 #책추천 #북리뷰 #공유사회 #책폴 #10대책추천 #책사애 #책벗뜰 #책읽는엄마 #양산독서모임 #양산 #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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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내가 됩니다 - 단단한 나로 자라나는 단어 탐구 생활 폴폴 시리즈 2
지혜 지음 / 책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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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쓰고내가됩니다 - #지혜

 

창작 스튜디오 걷는 생각을 운영하는 저자 지혜님은 삶을 관통하는 단어들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실제 아이들에게 읊조리듯 친절하고도 따뜻한 말들로 들려준다.

 

작년 읽은 책 중 (독서가 국가 경쟁력이다) 무지개의 색깔을 이야기하며 흔히들 무지개의 색깔은 빨주노초파남보라고 생각하는데 과연 정말 무지개가 빨주노초파남보일까 라는 질문에 적잖이 당황했었다. 빨강과 주황빛으로 보이는 그 경계에 무수히 수 놓인 많은 색깔을 표현하지 못할 뿐, 수 많은 단어는 존재하지만 쓰지 않기에 그저 빨강과 주황이라고만 말하는 것 뿐이라는 저자의 말에서 우리는 우리가 쓰는 언어 안에 갇혀 살게 된다는 말에 크게 공감했었던 기억이 있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도 물감과 색연필을 이야기 하며 색의 경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림 속 노을 지는 하늘을 보라. 선명하던 푸른색은 빛바랜 회색이었다가 노랗고, 또 붉게 물든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노랑인지, 빨강이 어디서부터 시작되는지, 파랑은 어디에서부터 물러나는지 누구도 정확하게 집어낼 수 없다 이야기한다.

 

이 책은 그 경계에 모호하게 걸쳐 있는 존재. 그 모호함 속에서 내가 찾은 단어로 그 틈을 찾고 통과해 흔적을 남기고 모양을 바꿔 새롭게 세상을 바라보고자 한 저자의 기록들이다. 그 기록들을 찬찬히 읽으며 나 또한 내가 알고 있었던 단어들에 대해 새로운 색깔을 입혀 보고 틈을 벌려 보고, 모호한 경계를 만들어 본 시간들이었다.

 

단어는 텅 비어 있는 그릇으로 태어나. 그릇을 쓰는 사람이 무게를 더하는 거야. 자신의 경험, 생각, 의도 같은 재료들로 만든 요리를 채우는 거지. 사람마다 겪은 일도 가치관도 목적도 서로 다르니까 같은 단어도 누가 쓰느냐에 따라 무게가 다르겠지? p21<취미>

 

삶에는 남들에게 보여지는 바깥보다 나 혼자서 견디는 안으로 걷는 시간이 반드시 오는데, 그 시간은 지워지지 않는 선명한 발자국을 남기는 법이거든. p34<후회>

 

나의 삶은 이 세계의 영향으로 더 나아질 수 있지만 방해받고 무너질 수도 있어. 그때 존엄이라는 구체적인 방법이 필요한거야. p67<존엄성>

 

평범한 진실 하나를 발견한 나의 이야기를 네가 들어 주어서 나는 특별한 존재가 되었어. p83<특별>

 

나는 인간이므로 동물보다 더 소중하다는 생각은 나는 유색 인종이므로 백인보다 덜 소중하다는 생각으로, 나는 여성이므로 남성보다 덜 소중하다는 생각으로, 나는 가난하므로 부자보다 덜 소중하다는 생각으로 이어질거야. p126<동물>

 

서로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일, 모두가 자리에 대한 권리를 가지는 일, 그렇게 우리의 사람다움을 지키는 일을 환대라고 해. p201<환대>

 

갑작스런 임신으로 계획했던 일들에 차질이 생기며 자신에게 일어났던 감정을 이야기하고, 아버지와의 관계나 유년시절 상처를 이야기 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드러내는 저자의 모습속에서 이 책이 비단 언어를 다루는 인문, 글쓰기, 교양서 아닌 저자의 깊고 진한 이야기가 마음을 묵묵히 울려주는 에세이가 되기도 했다.

 

다음 그녀의 책이 세상에 나온다면, 여행을 하며 바라본 세상의 단어들을 이야기 해주는 책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다음 책이 어떤 내용이든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기대가 될 것 같다. 저자님이 이야기하는 환대커버링이라는 단어는 기억속에 깊이 남을 것이다. 잘 읽었다.

 

#책폴서포터즈 #도서지원 #책폴출판사 #지식교양 #폴폴 #청소년문학 #청소년도서 #청소년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그램 #북그램 #책추천 #청소년도서추천 #독서모임 #양산 #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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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롭힘은 어떻게 뇌를 망가뜨리는가 - 최신 신경과학이 밝히는 괴롭힘의 상처를 치유하는 법
제니퍼 프레이저 지음, 정지호 옮김 / 심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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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딸아이 친구와 함께 모여 필사하는 시간이 있다. 화기애애하게 필사하며 아이는 무심히 툭 내뱉는다.

엄마, oo이가 때렸어.”

마치 대수롭지 않다는 듯, 자신에게는 별 일 아니라는 듯.

 

“oo이가 누구야? oo이가 널 왜 때린거야?”

학원에서 마주치는 그 아이는 평소에도 여러 아이들에게 짓궂은 장난을 치길 좋아하고 그게 이따금 때림이나 밀침등 폭력적인 모습을 띠기도 한다고 한다. 여기서 아이들이 말하는 장난이라는 말에 나는 신경이 곤두섰다.

 

그때 까지만 해도 장난의 탈을 쓴 폭력 앞에 폭력을 휘두른 가해자만 떠올리며 그 아이가 왜 내 아이를 때렸을까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더랬다. 무슨 이유에서 그 아이가 때렸으며, 그 아이가 때릴만한 상황은 어떤 상황이었냐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있는 중이었고 이내 정신을 차린 나는 이 책 속에 여러 구절들이 우후죽순처럼 튀어 오르며 피해자가 된 아이의 마음에 집중해 볼 수 있었다. “그 친구의 행동을 선생님에게 알렸니? 그 아이에게 직접적으로 말해보았니? 사과는 받았니?” 상황을 보지 않은 나는 맹목적으로 그 아이를 나쁜 아이로 몰아가고 싶지만은 않았기에 같은 공간을 공유하고 함께 시간을 쓰는 사람들끼리는 작게든 크게든 트러블이 있을 수 있고, 그 트러블들을 폭력이 아닌 대화와 교감으로 잘 소통해야 하는 법이라고 좋게 설명하고 그 상황을 마무리 지었다.

 

이렇듯, 어린 아이들에게도 만연해 있는 괴롭힘(패러다임)을 나는 이 책 <괴롭힘은 어떻게 뇌를 망가뜨리는가>를 통해 좀 더 면밀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책은 아이들 속에 팽배해 있는 괴롭힘 문화가 실상은 어른들에게서 내려온 것이라 이야기 하며 어른들이 어른(교사, 코치, 상사등)이라는 권력과 위치와 입지를 등에 지고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정서적 혹은 신체적 학대를 심층 깊게 꼬집는다.

 

눈에 보이는 신체적 타격은 누구라도 치료 받아야 마땅하고 응당 치료를 받을 수 있는데 이 괴롭힘 패러다임(모든 범주의 괴롭힘-의도적이든 아니든)으로 인해 입은 타격, 즉 심리적 내상과 트라우마는 어느 누구도 쉽게 치료해야 할 대상으로 인정하지도 인지하지도 못한다. 그런 깊은 상처들을 저자는 뇌신경가소성(뇌과학)을 이용해 누구라도 극복할 수 있다 이야기한다. 뇌는 자유자재로 변할 수 있으며, 모든 사람은 언제, 어디서라도 자신을 바꾸고 강화할 내적인 힘을 보유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괴롭힘의 패러다임에서 가장 파괴적인 유산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 사라진다p162는 것으로, 스스로의 회복탄력성을 믿고 매일매일 새로운 뇌로 거듭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면 어떠한 학대 속에 망가졌었던 뇌라도 회복할 수 있다 말하는 저자의 메시지가 희망적이다.

 

우리는 누구나 크고 작은 학대속에서 자랐다. 꼭 부모가 아니더라도 주변 어른들에게서 무심결에, 학교 선생님의 무성의한 한마디에, 우연히 마주친 낯선 어른들의 사소한 눈빛 속에 알게 모르게 상처받고 얼룩진 마음들이 가슴 깊숙이 남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숨겨진 모습들을 일순간 떠오르게 했고, 그때의 나에게 잠시나마 망각의 강물을 한 잔 건넬 수 있는 희망을 제시했다.

 

뇌과학의 어렵고 진부한 이야기보다는 저자 자신과, 저자의 자녀들, 저자가 가까이에서 직접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로 솔직하게 옮겨 놓아 읽는 내내 몰입감이 아주 높았다. 두꺼운 책이었지만 다시 읽으라고 해도 두 번, 세 번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강력 추천한다.

 

#서평단 #도서지원 #심심 #푸른숲 #심리학 #학교폭력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서평 #괴롭힘패러다림 #뇌과학 #정지호 #최연호 #신경과학 #상처치유 #괴롭힘 #학대 #책사애 #책벗뜰 #책읽는엄마 #양산독서모임 #양산독서회 #양산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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