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에 도둑맞은 탁월함
이재영 지음 / 원앤원북스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의 탁월함에 감탄합니다. 무수한 평범함에게 도둑맞은 탁월함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궁금증과 함께 기대를 품고 책을 기다렸어요. 보통 일주일이면 도착하는데, 기다리는 줄 알았는지 조금 더 걸렸죠. 기다림이 크니 기대가 더 커지고, 책을 빨리 읽고 싶어 마음이 조급합니다. 탁월함으로 가는 길에 동행해 보시겠어요?


저자 이재영은 한동대학교 교수이자 포스코 석좌 교수입니다. ‘The POWER-X Lab’를 운영하며 학생들과 기후 위기대응 에너지 기술을 개발하고 있죠. 누구나 천재를 가슴에 품고 세상에 왔다는 신념을 갖고, 개인의 천재성을 꺼내는 교육을 실천하고 있어요. <노트 쓰기로 당신의 천재성을 끌어내세요>라는 세바시 강연으로 알려졌고, <탁월함에 이르는 노트의 비밀>이라는 책을 통해 평범의 틀을 뛰어넘어 탁월함으로 나갈 것을 권면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PSC 교육이라는 새로운 학습방법을 고안해서 확산시키고 있어요. 평범하다고 생각했던 학생들이 탁월한 성과를 내는 임상의 결과를 갖고 있죠. 이 책은 그 탁월함에 대한 책입니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는 거미줄에 걸린 우리가 느끼는 피로사회에 대한 개념 정의로부터 시작해요. 거미줄에 걸린 삶에서 거미줄을 끊고 경기장 밖으로 나가는 탁월한 사람들과 경기장 밖의 보물에 대해 말하죠. 2부는 평범한 사람들이 탁월해지기 위한 7가지 조건이 실려 있습니다. 통찰력, 괴짜 정신, 발전의 발판이 되는 결핍, 우직한 도전 정신, 꺾이지 않는 의지력, 완벽함을 추구하는 프로 의식, 세상에 없는걸 만드는 인문학적 성찰이 그 7가지예요. 마지막 3부에서는 평범한 사람들이 탁월함에 이르기 위한 도구 7가지를 싣고 있습니다. 반드시 휴대하며 순간의 영감을 놓치지 않는 노트, 침묵으로 탁월해지는 도서관,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편지, 앞길을 알려 주는 멘토, 효율을 높여주는 창조의 시간, 나만의 것을 생산하는 작업실, 스트레스를 없애는 휴식이 7가지 도구입니다. 이렇게 쭈욱 훑어보면 정말 별거 없어요. 그러니 평범함에 속은 탁월함이겠지요. 내가 거미줄에 걸린 줄도 모르고 열심히 살아가는 현대 사람들의 피로 가운데로 들어가 볼까요?


나를 속이는 모든 그물을 걷어내는 것에서, 참다운 자기를 발견하는 ‘나다움’으로 가는 것에서 우리는 그물 너머의 세계로 나아간다. (p69)

탁월함이 무엇인지 여러 비유를 들며 설명합니다. 거미줄에 걸린 곤충처럼 거미의 밥이 되는 삶이 아니라 거미줄을 끊고 높이 날아오는 것이 탁월함이라고 해요. 간신히 날아 그물에 걸리지만 않게 아슬아슬한 비행을 하는 것은 또 다른 평범이라고 합니다. 날아오르되 더 멀리, 그물이 감히 덮여오지 않는 높이로 날아가는 것이 탁월이라고 해요. 그 탁월함에 이르는 길은 첫 번째가 다른 사람과 다른 나, 나다움이라고 합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속담처럼 튀는 사람을 거의 죄악시해요. 남들과 조금만 달라도 이상한 사람이 되고 모자란 사람이 됩니다. 하지만 탁월함에 이르기 위해서는 그런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나다움을 발견하고 키워나가야 해요. 우리는 모두 다릅니다. 똑같은 외모나 성격이나 능력은 하나도 없습니다. 남들과 다른 나, 그 나다움을 계속 키워 나가는 것이 탁월함에 이르는 길이 되죠. 나다움을 생각해 보지 못한 저는 당황합니다. 무엇이 나다운 것인지 늦었지만 진지한 질문과 탐구를 시작해 봅니다.


모든 것이 채워진 만족스러운 상태를 자랑하지 말고, 눈물 나도록 억울한 결핍에 감사하라. 가난뱅이도 태어났든, 배우지 못했든, 몸이 약하든, 눈이 보이지 않든, 마음의 상처로 걷기조차 힘들든 간에 이 모든 결핍은 탁월함의 발사대일 뿐이다. (P149)

큰 수술을 한 후 체력은 좋지 못합니다. 수술한 지도 4년 차가 되어 가지만 여전히 무리하면 피곤하고 힘들어요. 종일 근무로 돈을 벌 수도 없고, 시간은 넘쳐 나는데 체력이 떨어져서 하고 싶은 일도 많이 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남들은 모두 빠르게 달리는 것이 아니라 차를 타고 가는 것 같은데 저는 걷고 있는 것 같아요. 불안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책을 읽어도 잘 집중하지 못합니다. 조급함에 사로잡혀서 편안한 마음이 들지 않죠. 늘 무언가를 바쁘게 하고 있지만 남는 것은 없는 것 같은 시간들이 이어지고 있어 더 불안해지는 악순환입니다. 하지만 이 구절을 읽고 마음을 바꿔봐요. 생각도 바꿔보고요. 약한 체력이, 건강하지 않은 제 몸이 탁월해질 수 있는 발사대입니다. 약한 체력으로 병으로도 탁월해졌던 칸트와 링컨의 예를 들면서 설명해 줘요. 자신의 약한 몸으로 인해 평생 자신이 태어난 곳을 떠나지 못하고, 철저하게 일상을 관리했던 칸트. 칸트는 그 약함을 불리하게 생각하지 않고 극복했습니다. 철저한 관리를 통해서요. 칸트가 정확한 시간에 산책을 해서 주위 사람들이 칸트를 보면서 시계를 맞췄다는 일화는 유명하죠. 저도 규칙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 애써요. 정해진 만큼만 먹고, 정해진 시간에 잠들고 일어나고 산책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렇게라도 해야 집안일을 하고 틈틈이 책을 읽을 시간과 체력이 생기거든요. 내 부족함이 탁월함에 이르는 특별한 조건이라고 스스로에게 일러줍니다. 약한 몸으로, 아픈 몸으로 나만의 이야기, 나만의 탁월함을 위해 오늘도 꺾이지 않는 의지로 새로운 것을 도전해 봅니다. 쉽지는 않지만요.


책은 특별하지 않습니다. 특별한 것을 기대하고 읽은 사람들은 저처럼 약간 실망할지도 몰라요. ‘결핍은 탁월함을 위한 발사대다, 의지를 가지고 계속 도전해서 이루어내야 한다.’ 이 책이 아니라도 많은 책의 거의 기본처럼 말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평범함에 속은 탁월함이라는 제목에 딱 맞는지도 모르죠. 우리가 생각하는 평범함이 결코 평범함이 아니며 우리 모두는 천재로 태어났기 때문에 그 천재성을 깨우기만 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바보를 봤나 싶은 자신도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다르고 탁월할 가능성이 있는 거죠. 탁월함의 첫 번째 조건으로 통찰력을 말해요. 통찰력은 말은 쉽지만 실제로 통찰력을 갖기 위해서는 엄청난 사유의 시간과 독서가 있어야 하고, 다르게 보고 생각하는 훈련이 필수입니다. 탁월함이라는 말은 쉽지만 이르기는 정말 쉽지 않은 경지죠. 편견에 얽매이지 않는 괴짜 정신을 말하는 것도 말은 쉽지만 막상 실천하기는 만만치 않습니다. 다른 사람이 나를 조금이라도 이상하게 보면 금세 주눅 들고 자신의 행동이나 옷차림을 바꾸죠. 하지만 개성을 가지고 일관성을 추구하는 괴짜는 탁월함에 이를 수 있다고 합니다. 결핍을 부족한 단점으로만 보지 말고 탁월함을 위한 조건으로 보고 결핍이라는 거미줄을 끊어야겠습니다. 거미줄을 끊고 경기장을 나와서 자신이 직접 경기장을 만드는 거죠. 그것이 탁월함입니다. 정해진 어떤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길과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이죠.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도구 7가지를 챙기세요. 노트, 도서관, 편지, 멘토, 창조의 시간, 작업실, 휴식을 챙겨서 탁월함을 이루는 삶으로 더 높이 날아올라 봐요. 감히 누구도 잡을 수 없도록!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어령의 강의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어령 선생님이 생전 젊은 사람들과 나눈 10개의 강의가 실려 있다. 배우는 자 중심의 교육과 배운 것을 소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 생명중심의 바이오미미크리에 대한 생각등이 강의를 듣는 것처럼 펼쳐진다. 바퀴벌레에게도 배우려면 관심, 관찰, 관계가 중요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어령의 강의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어령 교수님이 살아계실 때 그분의 책을 읽지 않았던 것을 이제야 후회합니다. 이어령이라는 이름만 보이면 무조건 읽어야지 다짐했어요.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으로 처음 만났고, <눈물 한 방울>로 공감했으며, <별의 지도>를 보면서 해박함과 통찰을 느꼈습니다. 교수님이 15년 전에 젊은이들에게 하시는 말씀이 지금은 어떨지 기대하면서 책을 펼쳐요.


저자 이어령 교수님은 1933년 11월 13일 충남 아산에서 태어났으며,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어요. 문학평론가이자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이화여대 교수, 각종 신문사 논설위원, 88올림픽 개폐회식 기획 위원, 초대 문화부 장관, 새 천년 준비위원장, 한중일 비교문화 연구소 이사장을 역임했습니다. 2021년 한국문학 발전에 기여 한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 예술 발전 유공자로 선정되어 금관문화훈장을 수훈했죠. 저서로는 논문. 평론 <저항의 문학>, <공간의 기호학>, <한국인 이야기>, <생명이 자본이다>, <시 다시 읽기>가 있고, 에세이 <디지로그>, <젊음의 탄생>, <지성에서 영성으로>외 수십 권이 있어요. 2022년 2월 26일 별세했습니다.

책은 교수님이 생전에 했던 10개의 강의와 축사가 실려있어요. 서울대학교의 졸업식 축사가 프롤로그처럼 실려있고, 그 후로는 젊은 청년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강의하고 질문과 답변한 내용들이 대화체 그대로 실려있습니다. 한편의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교수님의 생생한 육성이 들리는 강의를 듣는 것처럼 생동감 있는 문장 속으로 이끌리듯 들어가 봅니다.


신체성을 가진 것, 38억 년을 살아온 생명의 노하우를 가진 지혜에 호소할 것이냐, 2백 년 내지 3백 년밖에 안 된 과학기술, 산업 기술에 여러분이 의지할 거냐,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는 상황입니다. (P143, 2010년 한국선진화 포럼 제42차 월례 토론회)

지하자원 500억 톤을 채취하면, 산업화하여 사용하는 동안에 90퍼센트 이상이 폐기물로 전락해 버린다고 합니다. 쓰레기로 바뀌는 거죠. 제품을 쓰고 나면 또 쓰레기다 되니 두 번 쓰레기가 되는 거죠. 인풋 해서 아웃풋이 되는 과정에서 90퍼센트 가까운 것이 폐기되고, 만들어진 것이 또 폐기되는 것입니다. 그 가운데 내구성 제품들은 1퍼센트밖에 되지 않고, 그중에 재생, 재제품화되고 재유형화되는 것은 겨우 0.02퍼센트 정도라고 해요. 그러니 과학 기술이 가져온 산업화가 결코 좋은 것이 아닌 겁니다. 교수님은 대안으로 신체성을 강조하시면서 생명의 노하우를 가진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해요. 그 대안으로 바이오미미크리를 말하는데, 바이오미미크리는 생물 및 자연의 형태나 기능을 모방하고 과학 기술에 접목하여 인간이 사용하는 도구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말하는 것이죠. 대표적으로 바이오미미크리를 적용할 수 있는 대상을 바퀴벌레라고 합니다. 바퀴벌레는 생명력도 엄청나지만 몸 밖으로 자신의 배설물을 전혀 배출하지 않아 오염을 시키지 않는다고 해요. 늘 반질반질 깨끗하게 윤기가 흘러 보는 사람을 질겁 시키지만 정작 바퀴벌레 자신은 아주 깨끗하다고 합니다. 인간이 움직이고 생활하는데 넘쳐나는 쓰레기를 바퀴벌레는 완벽한 리사이클링을 통해 전혀 배출하지 않는 거죠. 혐오스럽다고만 생각하는 바퀴벌레에게도 배울 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우리가 배우려는 발상의 전환을 하기만 한다면요. 14년 전부터 생명과 기술의 결합을 말해 오신 교수님의 혜안이 놀랍습니다. 시간이 이렇게 흘러도 전혀 옛날 생각 같지 않은 것은 시대를 앞질러 생각하신 때문이겠지요.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나니 바퀴벌레가 그렇게 혐오스럽지는 않아요. 역시 사람은 배워야 하고, 다르게 보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창조적인 사람이 없었던 게 아닙니다. 창조적인 사람을 따돌리고 못난 사람,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하면서 비슷비슷한 사람들만 남았기 때문에 창조적인 발상을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P202~203, 2009년 세종대학교 특별강연)

학교에서 한글의 우수성에 대해서 배웠지만, 이렇게 자세하고 가슴 벅차게 배우지는 못했어요.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의 사마정신과 눈물 끝에 피어난 창조에 대해서 말할 때는 가슴이 벅찼습니다. 우리에게는 세종대왕이 있는데 왜 노벨상 하나를 못 받고, 창조적인 사람들이 잘 보지 않는 걸까요? 그 해답이 위의 말씀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나와 다른 사람들을 적대시하는 문화가 있어요.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봐도 그렇습니다. 그들은 몸이 불편할 뿐이지 우리와 다르지 않은 사람들인데도 우리는 차별하죠. 그런 시선들 때문에 그들은 더 고립됩니다. 비단 이런 현상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뿐만 아니라 일상적으로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일어납니다. 나와 좀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 불편해하고 튄다고 표현하며 따돌리죠.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아야 조직도 학교도 발전할 텐데 우리는 시키는 일만을 잘하도록 너무 오랫동안 교육받아왔어요. 이 책의 첫 부분이 학으로 시작되는 것은 의미가 큽니다. 배우는 자를 중심으로 한 교육이 아니고, 가르치는 자를 중심으로 한 교육은 발전이 없어요. 늘 하던 대로 시키는 일만을 무리 없이 해내는 사람들만 공장처럼 찍어낼 뿐이죠. 창조적인 발상을 하도록 하는 교육은 학교만의 문제는 아닐 겁니다. 가정에서도 창의적인 발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텐데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막막해요. 배운 적도 없고, 해본 적도 없고, 심지어 해보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으니까요. 이제는 늦은 느낌이 들지만, 그래도 창조적인 발상을 하도록 아이들을 자유롭게 해줄 생각입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었고, 대학교 4학년이지만,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더 많으니까요. 그래서 이 책을 꼭 읽어 보라고 추천할 생각입니다. 쇼츠와 릴스, 아이돌에게 밀릴 테지만 끈기 있게 추천해 볼 생각입니다.


책은 강연을 묶은 것이다 보니 약간씩 중복되는 내용도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퀴벌레 이야기고요. 바이오미미크리에 대한 발상 전환적 이야기가 그렇지요. 대표적인 문인이라고 생각했는데, 컴퓨터공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도 뛰어난 지식과 견해를 말씀하셔서 놀랐습니다. 경계를 두지 않는 융합의 학자시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죠. 그러면서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 더 살아계셨더라면 우리나라와 젊은이들에게 많은 비전을 제시해 주셨을 테니까요. 그렇지만 안타까워만 하고 있기엔 교수님이 살아생전에 하신 일이 너무도 많습니다. 그분의 책을 읽고 비전을 품고 창조적인 발상을 통해 흐름을 바꾸어나가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바퀴벌레에게도 배우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배운 것을 소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대단하지도 않은 짧은 배움을 꼭 붙들고 있으니 발상의 전환이 어려워요. 일등이 되려고 하지 말고 넘버원이 아니라 온리 원이 되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으로 대체될 수 없는 온리 원으로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하라고 하죠. 바퀴벌레에게 배우려면 일단은 바퀴벌레가 어떤지를 잘 알아야 합니다. 바퀴벌레에 대해서도 공부를 해야 하는 거죠. 잘 모르면서 안다고 대충 넘기는 많은 것들을 관심을 갖고 관찰하며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그래서 바이오미미크리의 선두 주자가 세종대왕의 후예인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배우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자녀들을 가르치는 부모님들, 학교의 학생과 교사, 직장의 상사와 부하직원. 모두가 읽어야 하는 책입니다. 읽고 나서 자신의 머리로 묻고 생각하며 온리 원이 되어야 합니다. 이어령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실 준비가 되셨나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역사를 바꾼 100책
EBS 독서진흥 자문위원회 지음 / EBS BOOKS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6개분야의 석학들로부터 선택된 역사를 바꾼 100권의 책이 석학들의 설명과 함께 실려 있다. 단순한 내용 소개를 넘어서는 저자의 견해와 선택 배경, 고전의 가치가 오롯이 실려있다. 새롭게 시도되어 약간은 낯설은 책들도 있고, 의아한 책들도 있으나 소장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어려운건 나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역사를 바꾼 100책
EBS 독서진흥 자문위원회 지음 / EBS BOOKS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욕심이 부름 참사입니다. 지적 허영심으로 제목을 보고 소장 가치가 높겠다고 서평단 신청을 했어요. 경쟁률이 높지는 않았지만, 기다리면서 조마조마하기도 했죠. 책을 받았을 때 당황했습니다. 5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이라 읽기가 만만치 않아 보였거든요. 그렇지만 EBS 독서진흥 자문위원회에서 선택한 역사를 바꾼 100권의 책이라니 너무 기대됩니다.


EBS 독서진흥 자문위원회는 독서율 저하에 따른 문해력 부족과 사회적 소통 단절을 해소하고자 2023년 발족한 위원회입니다. 철학. 과학. 문학. 사회학. 경제학. 예술 6개 분야의 학자 11명으로 구성되었죠. <역사를 바꾼 100책>을 선정하고 30명의 공동 집필진과 이 책을 썼습니다. 위원장은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님이시고 자문 위원으로는 김상옥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 김진엽 서울대 미학과 교수, 김헌 서울대 인문학 연구원 교수, 박만섭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신정근 성균관대 유학대학교수, 이승종 연세대 철학과 교수, 이형목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전중환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조대호 연세대 철학과 교수로 10명입니다. 그들이 선정한 책을 30명의 공동 집필진과 함께 썼어요. 3000년 인류사의 전환점이 된 고전들이라는 부제로 역사의 흐름을 바꾸고 사조의 전환을 일으킨 위대한 책들이 100권 실려 있습니다. 철학 분야의 책이 우파니샤드를 시작으로 선의 굴림까지 32종, 과학 분야는 기하학 원론부터 이기적 유전자까지 19종 실려 있어요. 문학은 일리아스를 시작으로 패스트까지 19종, 사회학은 유토피아를 시작으로 오리엔탈리즘까지 10종, 경제학은 국부론에서 게임이론과 경제행위까지 9종, 예술은 취미의 기준에 대하여부터 밝은 방까지 6종, 역사는 역사, 사기, 역사 서설의 3종, 심리학은 심리학의 원리와 꿈의 해석 2종이 실려 있습니다. 여러분! 100권의 책 중 읽었거나, 제목이라도 들어본 책은 몇 권이나 되나요? 하나씩 체크하면서 책을 읽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저는....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우파니샤드는 가까이 upa, 아래로 ni, 앉는다 또는 얻는다 sad는 뜻의 합성어다. 이를 조합하면 제자가 스승 아래 아주 가까이 앉아서 지혜를 건네받는다는 뜻이다. (P19)

첫 책은 인도인들이 들으며 위안과 평화를 느끼던 서사이자 시가인 우파니샤드입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첫 책으로 꼽은 것이 아니라 고대 인도인들의 시가를 꼽았다는 점이 특이해요. 베다의 초기 내용을 담은 상히타의 본집과 본집을 풀이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부분으로 되어있습니다. 베다는 투시 능력을 가진 성자가 신에게 들은 우주 관련 이야기로 구전되다가 기원전 1500년 무렵 산스크리트어 기록되기 시작했죠. 상히타의 본집에는 해설서의 브라흐마나 제례의 비법을 다루는 아란야카와 철학적이고 신비적인 내용으로 가득 찬 우파니샤드가 있어요. 우파니샤드는 베다의 마지막 부분으로 이때 마지막은 순서상으로 끝이라는 뜻이 아니라 더 갈 곳이 없는 정수 또는 최고봉을 나타내죠. 이 최고봉을 선정한 이유는 뭘까요? 그것도 첫 번째 책으로. 농업과 목축업을 하던 고대인들은 우주와 전면적인 관계를 맺고 있었고, 삶의 무대가 자연 자체였죠. 우파니샤드에서 우주의 궁극적인 실재인 브라흐만과 개인의 진정한 자아인 아트만이 하나라는 범아 일여 사상으로 나타나 있고, 이런 측면은 우리에게 우파니샤드를 통해 세계와 더 깊고 더 넓은 관계를 맺는 삶을 들여다볼 수 있게 했어요. 자연 속에서 나를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라 자연과 하나 되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인간을 더 깊고 넓은 관계 속으로 인도했습니다. 인간이라는 개별적 특성과 좁은 틀에 가두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우주까지 확장된 사고를 심어주었습니다. 거기에서부터 인간의 문명과 사상, 문화는 태동 되지 않았을까요?


<신곡>은 내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나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천국도 지옥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을 알려주며,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때 진정한 희망의 찬란한 빛으로 가득한 천국과 같은 삶을 살 수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P152)

27번째 책은 단테 알리기에리의 <신곡>입니다. 신곡은 모두 3권으로 되어있어요. 그 구조는 사후 세계의 구조와 연결돼요. 지옥으로 들어선 후 연옥으로 오르고, 마침내 천국에 이르는 상승과 구원의 체험을 하는데, 이는 기독교적인 세계관을 따른 사후 세계죠. 단테는 지옥문을 통과해서 최고의 지성인 베르길리우스를 만나고, 호메로스도 만나요. 이들의 만남을 그린 것이 라파엘로의 <파르나소스산>입니다. 또 자신이 정치적으로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던 교황 보니파키우스 8세와 여러 사람들을 목격했다고 써요. 소설을 통해서 자신의 정적들에게 복수하기도 하고 자신을 지옥을 넘어 연옥을 거쳐 천국에 이르는 순례자로 그립니다. 천국에서는 살아있는 동한 한을 풀지 못한 사랑을 만나죠. 그가 평생을 사랑한 베아트리체는 일생 동안 두 번 스치듯이 만났지만 평생을 사랑한 여인입니다. 다른 사람과 결혼하고 자식도 낳았지만 유일한 여인으로 남아 신곡을 쓰게 한 무사 여신과 같은 존재였죠. 작품을 통해서라도 만나고 싶어 했던 단테의 간절함이 역사적인 고전 <신곡>을 만들어 냈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수 없다면 지옥일지도 모르겠어요. 평생 식지 않는 사랑을 가진 단테도 있지만 우리 평범한 사람들은 지금 함께 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만들어 천국처럼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 여기서 가질 수도 누릴 수도 없는 것들을 헛되게 품으면서 곁에 있는 사람을 외롭게, 힘들게 하지 않는 것이 더 좋아 보입니다. 단테처럼 운명적인 하나의 사랑이 누구에게나 허락된 것은 아니니까요.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시나요? 그 사람을 아끼고 소중히 대해서 여기서 천국을 누리는 것이 좋다는 것을 신곡을 보며 깨닫습니다.


100권 중 읽어 본 책은 거의 없습니다. 책에 대한 책 말고 이제는 고전을 만나야 할 때임을 깨닫는 시간이었죠. 문해력을 위해 쉽게 쓰셨을 텐데도 잘 이해하지 못하고 글자들을 꾸역꾸역 집어넣는 것처럼 읽기도 했어요. 혹시나 조금이라도 아는 책이 나오면 반갑기도 하고 이해가 조금은 되기도 했습니다. 끝까지 다 읽고 나서 분명한 것은 읽어봐야겠다고 표시한 책과 이건 읽지 말아야지 하는 책이 구별되었다는 거예요. 교수님들도 어렵다고 한 책이 몇 권 있었는데, 그것들은 일단 패스하기로 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분야별로 제 취향을 깨달았어요. 그나마 문학과 철학 책들은 괜찮았고 좋았지만, 경제학이라든가 과학 분야는 정말 힘들게 읽었습니다. 이름도 몰랐던 책을 만나고, 그 작가들의 이름을 온전히 만나는 시간은 좋았습니다. 교수님들의 짧지만 핵심적인 책 소개 내용도 좋았지요. <1984>, <침묵의 봄>, <이기적 유전자>등의 비교적 최근작이 실린 것과 6개 분야(철학, 과학, 문학, 사회학, 경제학, 예술)로 나뉘어서 책을 선정한 것도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 같아요. 아직은 잘 이해하지 못해서 독서보다는 소장에 더 무게를 두는 책이 되었지만, 천천히 하나씩 만나볼 예정입니다. 정말 저자들이 말하는 대로 역사를 바꿀 만한 책이었는지 직접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힘들겠지만, 여러분도 함께 도전해 보실래요?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