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에세이 쓰기
김효선 지음 / 북샤인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이 쉽게 책을 낼 수 있는 플랫폼이 많은 시대입니다.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글을 써서 책으로 출판하는 게 어렵지 않은 세상이죠. 하지만 실제로 맨땅에 헤딩하듯이 글을 쓰려면 막막하고 어려워요. 그 막막함에 한줄기 빛처럼 다가온 책입니다. 에세이도 전략적으로 쓰면 책이 될 수 있을까요?


저자 김효선은 콘텐츠 기획과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퇴사 후 1인 출판사 ‘북샤인’을 시작했어요. 경력도 자본도 부족한 20대의 끝자락, ‘망해도 젊을 때가 낫지’라는 마음으로 출판에 올인했습니다. 마이너스 되는 통장이 걱정스러웠지만 출판 공부에 매진해 ‘인디자인 북 디자인’ 펀팅에 성공 후 출판의 기반을 잡았죠. 그 책을 통해 2018년부터 기관과 대학에서 독립출판 워크숍을 진행했고, 자체적인 출판 워크숍 및 창작 모임을 만들어 운영해 왔어요. 꾸준히 책을 만들면서 정보를 분석하고 도출하여 새로운 내용으로 재가공하는 역량의 전문성을 발견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인디자인 북 디자인>, <책 쓰기와 출판 입문>, <출판 계약 실무>, <에세이 만들기>, <그림책 만들기>가 있습니다.

책은 본격적으로 에세이를 출간하기 위해 에세이를 공부하고 분석한 내용을 담고 있어요. 총 4장의 구성을 통해 에세이를 쓰고, 책으로 출간하는 내용까지 담겨 있죠. 1장은 전략적 에세이 탐구라는 주제로 일기와 에세이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하면서 독자가 존재하는 글이 되기 위해 무엇을 염두에 둬야 하는지 안내해요. 2장은 자전적 에세이 시작으로 자신의 이야기에서 출발하는 글의 특성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작가의 고민에 초점을 맞춰 글쓰기 방향을 안내합니다. 3장은 독자가 중요한 기획이라는 주제로 자신의 책의 독자를 찾고, 그 대상을 위한 주제와 콘셉트를 도출하는 방법을 전해요. 콘텐츠 접근으로 책 제작을 이해하게 하죠. 4장은 글쓰기 방법과 실습으로 설명과 예문을 통해 집필에서 꼭 알아두면 좋을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글의 구성과 문장을 다듬는 방법을 안내하죠. 책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각 제목마다 별표를 표시해서 중요도를 매겨놓은 겁니다. 별이 많은 것들을 찾아 읽어 보는 재미도 있겠죠?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좋은 문장을 적는 것 이전에, 논리적인 구성을 연결해 내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p54)

책의 첫 시작은 에세이와 일기의 차이점입니다. 독자가 있는 글쓰기인지, 독자가 있으려면 그 글에 자신만의 의미 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해요. 그렇게 의미화를 만들어 가면서 글을 쓰면 에세이가 될 수 있죠. 그렇다면 의미화한 문장들을 어떻게 구성하는가가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초보일수록 좋은 문장에 집착하고, 좋은 문장으로 승부를 보려는 욕심이 많은 것 같아요. 특히 저 같은 사람은요. 하지만 저자는 말합니다. 좋은 문장을 적는 것보다 논리적인 구성을 연결해 내는 능력이 중요하다고요. 특히 이 문장은 이 책이 왜 전략적 에세이 쓰기인지 제목도 설명해 주는 것 같습니다. 에세이 쓰기에도 전략적인 접근과 논리적인 구성을 연결해 내는 능력이 중요해요. 논리적인 구성에는 맥락뿐 아니라, 의미까지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문장이라도 하나하나 별개로 논다면 그것이 글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또는 앞에서는 장미를 얘기했는데, 이어지는 문장에서는 물고기를 얘기한다면 그것도 읽히지 않을 겁니다. 아무 생각 없이 나열하듯이 글을 쓰다가 문득 멈추어 읽어 봅니다. 논리적인 구성을 연결하고 있는가 싶어서요. 지금 이 글은 어떤가요?


그러므로 작가는 글을 쓸 때 부정적인 사건 하나를 솔직하게 공개해도 되는지 전전긍긍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해 어떻게 이겨냈는지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p121)

글쓰기에 관련된 책을 몇 권 읽었습니다. 그 책에서 공통적으로 얘기하는 것이 솔직하게 쓰라는 것입니다. 솔직하다는 것도 상당히 주관적인데, 솔직한 것에 대한 자신만의 개념 정리나 일정한 틀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누군가는 책에서 말했어요. 그 사실로 인해 자신이 힘들지 않을 정도의 솔직함으로 쓰라고요. 여기서도 비슷하게 말합니다. 마음으로 이미 정리하고 끝난 사건이어야 하고(현재 진행 중이 아니라) 그 사건을 통해 깨달은 점이나 스스로 변화한 것을 써야 한다고요.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의 이야기를 거를 싸하게 포장해서 그 사람들이 비난받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직 있는 상태라면 그 이야기는 빼야 합니다. 어느 작가의 말처럼 글을 통해 살리고, 좋은 말을 하기도 모자라는데 왜 다른 사람을 비난하고 헐뜯는 내용을 쓰냐고요. 그래서 접어둔 내용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직 마음에서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이야기들, 아직도 여전히 피가 철철 흐르는 이야기들이요. 언젠가 제가 스스로를 보호하면서도 감정에 휩쓸리지 않는 솔직함을 이룰 수 있겠지요? 솔직함에 대한 또 다른 기준을 배운 것 같아 글감들이 많이 정리됩니다. 지난 일이야, 그땐 그랬지 하는 마음으로 쓸 수 있는 것들로요.


간혹 쓴 제 글들을 읽은 지인들이 말해요. “일기 같은데?” 그럴 때면 속으로 말하고 했습니다.‘에세이를 모르는군.’ 하지만 이제는 정확하게 배웠습니다. 일기와 에세이의 차이점을요. 독자를 의식하고 의미를 가진 글들이 에세이죠. 일기는 그야말로 자기 마음대로 쓴 글이고요. 에세이는 무형식의 형식이라고 합니다. 아무 형식이 없는 것은 일기죠. 이제 일기와 에세이의 차이를 알았다면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법에 대해 말합니다. 처음부터 에세이를 쓴다는 접근보다는 공유일기라는 개념으로 쉽게 시작해 보라고요. 그리고 강조합니다. 아무리 많이 알고 있어도 쓰지 않으면 늘지 않는다고요. 다른 글쓰기 책에서도 늘 강조하던 부분입니다. 매일 꾸준히 조금씩이라도 쓰라고요. 자신 안에 있는 글감을 찾는 기준과 대상에게 말하는 느낌으로 쓰는 방법들을 알려 줘요. 그리고 무엇보다 하고 싶은 말이 넘쳐야 책이 써집니다. 물이 부족하면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는 것처럼, 내 안에 이야기들이 적은데 어떻게 책을 쓸 수 있겠어요? 책 쓰기는 아직 저에게 멀었다는 것을 깨달았죠. 넘쳐야 하는 물이 아직 없으니까요. 그래도 저자의 쉽고 깔끔한 지도를 따라 열심히 매일 써봐야겠어요. 조금씩 물을 채워가면서요. 누구나 쓸 수 있는 에세이지만 모두가 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전략적으로 의미화를 이루고 논리적인 구성을 연결하면서요. 여러분! 에세이 쓰기 도전해 보실래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이든 우리나라 전국 여행지도 2023-2024 - 수만 시간 노력해 지도의 형태로 만든 전국 여행 가이드북 에이든 가이드북 & 여행지도
타블라라사 편집부.이정기 지음 / 타블라라사 / 202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지도라고 다 같은 지도가 아니다. 디지털시대에 아날로그 감성과 정보로 꼼꼼하게 만든 여행 지도. 주변 관광과 먹거리 식당까지 이 지도 한장이면 어디에서든지 행복한 여행을 할 수 있을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이든 우리나라 전국 여행지도 2023-2024 - 수만 시간 노력해 지도의 형태로 만든 전국 여행 가이드북 에이든 가이드북 & 여행지도
타블라라사 편집부.이정기 지음 / 타블라라사 / 202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여행이라는 것은 여유 있는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늘 일차적인 삶의 전선에서 사투를 벌이는데 여행은 먼나라 사람들 얘기처럼 들렸죠. 하지만 여건을 따지면 한 번도 하지 못할 것이 여행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무작정 20대처럼 떠나는 여행도 하고 싶고, 며칠을 고민하고 계획을 세운 여행도 떠나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여행을 잘 알지 못하고 경험하지도 못한 사람에게 갑자기 결단했다고 쉬울리는 없어요. 그래서 차근차근 국내부터 하나씩 해 보려고 만난 책입니다. 일단은 제가 살고 있는 동네부터 지도에서 찾아봅니다.


여행전문 지도 제작사인 에이든은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의 필요성을 말합니다. 아날로그는 불편한 것이 아니라면서 작은 엽서를 통해 자신들의 소신을 밝혀요. 정확도에는 구글 지도만 한 것이 없지만, 지도 한 장에 여행도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고, 여행정보다 가득 들어 있어 구글 지도와의 완벽한 차이를 구현해요. 접었다 펼 수 있게 만든 지도는 ‘40인치 아날로그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행정보를 잔뜩 올려놓은 지도는 여행자들의 의견 수렴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해요. 제작사인 에이든은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서 최고의 아날로그 여행 지도를 만들고, 여행자들의 의견이 넘쳐나는 살아있는 플랫폼으로 확장 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 각지를 지도로 제작해 여행 지도로 세계인을 감동시켜 보겠다는 당찬 포부를 가진 회사입니다. 그들의 열정과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네요.


책의 구성은 일단 방수에 찢어지지 않는 지도가 2장 있어요. 친환경으로 만들었고, 방수라 아무리 접었다 폈다 해도 찢어지지 않습니다. 한 장은 서울 경기권이고, 나머지 하나는 휴전선 이남으로 우리나라 전도가 실려 있어요. 단순한 지리적 지도뿐 아니라 맛집 식당까지 친절하게 실려 있습니다. 또 관광지의 간단한 소개까지 실려 있어 정말 이 지도 한 장이면 충분할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강원도 여행을 한다고 해 봐요. 강원도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지역을 선택하고(저는 강릉 오죽헌) 그 주위 지도를 살펴봅니다. 오죽헌을 보면 율곡이이 선생의 유적지라고 설명이 되어 있고, 그 옆에 선교장이 있네요. 선교장은 99칸 화려한 사대부의 권위를 느껴 볼 수 있는 개인 소유의 민속문화재라고 친절한 설명이 있습니다. 그럼 오죽헌을 갔다가 선교장까지 들렀어요. 출출해진 배를 채우기 위해 지도를 보면 순두부 젤라또 집도 있고, 엄지네 포장마차 본점도 있네요. 또 초당 순두부 집도 여러 개 나옵니다. 이렇게 다양하게 지도 한 장으로 즐길 수 있다니, 저는 차와 여행경비만 준비하면 될 것 같아요.


또 다른 구성으로는 다녀온 곳을 표시 할 수 있는 깃발 스티커와 작은 종이책 지도, 다른 지도 제품들을 설명하는 가이드북 하나, 여행 노트까지 꼼꼼한 구성이 알찹니다. 노트 하나도 그냥 만들지 않고, 여행자 중심으로 만들어서 여행 일정을 계획하거나 여행을 기록하기 좋게 시간 단위로 구분되어 있어요. 노트의 빈칸을 채워가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습니다. 자 이제 떠나기만 하면 되는데....


일단은 제가 살고 있는 곳의 지도를 살펴봅니다. 해맞이 공원에서 사진 찍기가 실려 있네요. 해맞이 공원 좋지요. 바다를 품은 풍경이 그림처럼 아름다운 곳입니다. 이번 주는 여기서 인생 사진 한 장 남겨봐야겠습니다. 당신이 어디에 있든지 여행을 꿈꾸고 여행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에이든 전국 여행 지도를 추천합니다. 여행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내가 있는 공간과 시간을 낯설게 옮기는 것이니까요. 비록 지금 당장 여행을 하지 못하더라도 마음으로 눈으로 즐거운 여행을 선사해 줄 겁니다. 당신에게 이 지도 한 장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른의 국어력 - 말과 글에 품격을 더하는 지적 어른의 필수 교양
김범준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쉽게 읽히고 이해하기 쉽지만 꼭 필요한 것들이 모두 들어 있는 책. 읽기와 말하기, 글쓰기를 한권에 요약하듯 보여주는 실용서 같은 느낌의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른의 국어력 - 말과 글에 품격을 더하는 지적 어른의 필수 교양
김범준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남편이 늘 제게 하는 말이 있습니다. 말을 듣는 사람이 알아듣게 말하라고요. 저는 알아듣게 말한다고 생각하는데, 늘 제 말이 어렵다고 타박이죠. 어쩌면 이 책은 약간의 반발심으로 선택한 것인지도 몰라요. 나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전문가를 통해 확인받고 싶다는. 반발심과 더불어 품격 있는 어른이 되고 싶은 욕심도 있었습니다. 책을 읽고 말과 글이 품격 있어지기를 기대해 봐요.


저자 김범준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이자 자기 계발 분야 베스트셀러 작가입니다. 고려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국내 대기업과 유수의 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 및 독서법에 대한 강연을 진행했죠. 아무리 바빠도 출퇴근 및 출장길, 평일 새벽 등 시간을 내어 책을 읽고 글을 써요. 또 수년간 독서모임을 진행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을 교류하면서 언어 능력을 지속적으로 갈고닦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모든 관계는 말투에서 시작된다>, <오십에 읽는 장자>, <아이와의 관계는 아빠의 말투에서 시작됩니다>등이 있어요.

이 책은 20년 넘게 자기 계발을 위한 공부와 일을 쉬지 않고 치열하게 해온 사람으로서 결국 살아남고 인정받는 사람들의 남다른 무언가는 바로 그들이 말하고, 읽고, 쓰는 ‘언어’에 달려 있다는 것을 깨닫고 쓴 책입니다. 지금보다 더 즐겁게 읽고, 야무지게 글을 쓰고, 조리 있게 말하고 싶어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쓴 책이죠. 그래서 책의 시작은 읽기부터입니다. 책에서 꼭 읽어야 하는 부분과 읽고 나서의 실천 법과 완독이 아니라 발췌독에 관해서 나옵니다. 2장에서는 말하기에 대해서 나와요. 첫마디의 중요성으로 시작해서 상처 주는 사람들과 거리 두는 방법까지 자세하고 쉽게 실려있습니다. 마지막 3장에서는 글쓰기에 대해 나와요. 자신이 쓴 글이 그 사람을 보여준다는 것을 잊지 말고 글을 쓸 때도 신중하라고 합니다. 기자들의 필수 원칙인 육하원칙과 많이 채우는 것보다 비워내는 여백에 대해서 말해요. 그리고 일반인들이 쉽게 쓰는 sns도 주제에 맞게 쓰라고 일러줍니다. 글을 쓰고 나서 꼭 거쳐야 하는 퇴고도 설명하죠. 퇴고를 하는 사람만이 글쓰기 실력이 는다고 하면서 강조합니다. 그럼 저자의 친절하고 품격 있는 설명에 따라 책을 읽어 볼까요?


제법 괜찮은 국어력을 키우고 싶다면 책은 우리를 위해 ‘봉사’하는 수단이 되어야 합니다.(p33)

저자는 정독과 완독을 싫어하고 기피한다고 해요. 정독과 완독을 목표로 두면 책 읽기는 즐거움과 지식을 채워가는 것이 아니라 고역이 됩니다. 누구는 몇천 권 읽으니 세상이 달라졌다, 누구는 몇 달에 몇 권 읽었다는 내용이 온통 판을 치는 세상입니다. 그 속에서 자신만의 독서법을 꿋꿋하게 지키며 나가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아요. 저만해도 그렇습니다. 원래도 성과를 중요시하는 성향이고, 책도 해치워야 하는 일처럼 읽을 때가 많아요. 그러다 보니 고전이라고 해서 읽는데 힘들었던 책이 한두 권이 아닙니다. 읽다가 던져두고, 한참 지나서 다시 읽고를 반복하지만 아직 반도 읽지 못한 책들이 있어요.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정독이나 완독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면 크게 스트레스 받을 일은 없습니다. 내게 필요한 부분만을 골라 읽어도 책을 읽은 것이니까요. 물론 저자가 자기 계발서를 쓰는 사람이라 가능한지도 모르겠어요. 책은 장르에 따라 읽는 법이 조금씩 다르죠. 인문 고전을 발췌독으로 읽을 수는 없으니까요. 주로 인문서를 읽는 제게는 잘 맞지 않는 방법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완독의 목표를 내려놓으면 책 읽기가 한결 수월한 것은 분명하죠. 많이 읽고, 다 읽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저자의 말처럼 책을 읽고 삶이 달라지고, 배운 것을 삶에 적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독과 완독, 정독을 내려놓기부터 시작해 봅니다.


어른의 말 하기란 상대방의 방문을 똑똑 두드린 뒤에 ‘들어오세요’라는 허락을 받았을 때 비로소 문을 천천히 밀고 들어가는 것과 같습니다. (p82)

2장은 말하기입니다. 부제가 < 말을 할 거라면 그 말은 침묵보다 나아야 한다>예요. 얼마나 멋진 말입니까? 침묵보다 나은 말들을 하고 있는지 2장을 시작하기 전에 한참을 생각해 봤어요. 침묵보다 못한 말, 아니 그보다 훨씬 더 못한 말들을 얼마나 자주 많이 했던지요. 상대방이 허락했을 때 비로소 문을 열고 그것도 천천히 들어가는 것이 어른의 말 하기라고 합니다. 상대방이 문을 열 의사가 없을 때도 벌컥벌컥 문을 열고 일방적인 말들을 쏟아 놓기도 해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사랑한다고 하면서 얼마나 많은 말들로 상처를 주었는지 돌아보니 섬뜩합니다. 침묵보다 나은 말을 상대를 배려하고 허락받아서 천천히 조심스럽게 하는 습관을 들여야겠어요. 그리고 서로의 간격을 유지하는 법도 잊지 않으면서요. 타인의 공간을 침범하는 것은 무례입니다. 품격 있는 어른의 말 하기는 타인의 공간을 인정하고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는 것이죠. 당신과 나 사이 바람이 불어야 사랑이 생긴다고 했던가요? 바람도 통하지 않는 친밀함을 사랑이라 우기지 않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유명한 저자나 명사처럼 멋진 작품을 쓰려고 하기 전에 ‘써야 할 것’부터 쓰십시오.(p179)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사람들이 정해진 형식대로 잘 쓰지 않는다고 지적해요. 자신이 대학교 논문 쓰는 수업을 듣고 실제로 논문을 썼던 경험을 예로 들면서요. 교수님이 지루할 정도로 반복해서 논문의 형식을 말씀해 주셨는데, 자신의 생각대로 쓴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놀랐다고 합니다. 대체로 글에는 형식이 있기 마련입니다. 어떤 글을 쓰던지 그 형식에 맞추는 것이 우선이죠. 그런 다음에야 글의 내용이 비로소 더 잘 읽히게 됩니다. 저자는 회사에서 보고서를 쓰는 것에 맞추어서 말해요. 형식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중구난방 이어지는 글들은 읽는 이에게도 힘겨움을 준다고 하면서요. 글을 쓸 때 잘 쓰려고 하기 보다 먼저 써야 할 것들을 생각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지금 무엇을 쓰려고 하고, 그 형식은 어떻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두고 써야 해요. 좋은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심에 앞서서 맞춤법이나 비문들을 남발하곤 합니다. 이제 찬찬히 제 글을 읽고, 퇴고랑 친해지면서 써야 할 것들을 빼먹지 않도록 해야겠어요. 혹시 아나요. 글 솜씨가 눈에 띄에 늘어날지.


책은 독서부터 시작해서 말하기, 글쓰기까지 꼼꼼하고 쉽게 쓰여있어요. 저자는 마지막에 글을 쓰는 사람들이 문해력이 낮은 사람들을 비난하지 말고 그들을 위한 글을 써보는 건 어떨까 제안합니다.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저자의 책이 쉽게 잘 읽히는 이유를 발견해요. 읽는 사람이 잘 읽고 이해하기 쉽도록 신경을 많이 쓰고, 배려하면서 썼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우리는 말귀를 잘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통 나무라죠. 하지만 이제는 말을 하는 사람이, 글을 쓰는 사람이 상대방을 더 배려 할 때가 아닐까요? 그럼 저의 말 하기도 새로 톺아봐야 합니다. 나무라는 남편을 뭐라 하기 전에 제 언어 습관부터 돌아봐야 하는 것이죠. 쉽지 않아요. 책을 읽고 깨달은 대로 삶에 적용하는 것도, 말을 상대방을 배려해서 하는 것도, 글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전하는 것도요. 어느 것하나 쉬운 것은 없지만 저는 어른입니다. 부족하면 인정하고 배우려고 하는 성숙한 어른이죠. 그러니 하나하나 어렵다고 포기할 것이 아니라 어렵지만, 그래서 더 열심히 하려고 해야 하는 겁니다. 어른이라는 말은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포함하고 있어 무게가 무겁거든요. 나이만 많다고 어른이 아닙니다. 주위에 어린 어른들이 얼마나 많은지요. 하지만 그 사람들에게 읽으라고 손가락질하기보다는 제가 먼저 읽어야 할 책입니다. 힘들어도 어른으로 살아가기를 기꺼이 선택하고 노력하는 당신도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