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에세이 쓰기
김효선 지음 / 북샤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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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이 쉽게 책을 낼 수 있는 플랫폼이 많은 시대입니다.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글을 써서 책으로 출판하는 게 어렵지 않은 세상이죠. 하지만 실제로 맨땅에 헤딩하듯이 글을 쓰려면 막막하고 어려워요. 그 막막함에 한줄기 빛처럼 다가온 책입니다. 에세이도 전략적으로 쓰면 책이 될 수 있을까요?


저자 김효선은 콘텐츠 기획과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퇴사 후 1인 출판사 ‘북샤인’을 시작했어요. 경력도 자본도 부족한 20대의 끝자락, ‘망해도 젊을 때가 낫지’라는 마음으로 출판에 올인했습니다. 마이너스 되는 통장이 걱정스러웠지만 출판 공부에 매진해 ‘인디자인 북 디자인’ 펀팅에 성공 후 출판의 기반을 잡았죠. 그 책을 통해 2018년부터 기관과 대학에서 독립출판 워크숍을 진행했고, 자체적인 출판 워크숍 및 창작 모임을 만들어 운영해 왔어요. 꾸준히 책을 만들면서 정보를 분석하고 도출하여 새로운 내용으로 재가공하는 역량의 전문성을 발견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인디자인 북 디자인>, <책 쓰기와 출판 입문>, <출판 계약 실무>, <에세이 만들기>, <그림책 만들기>가 있습니다.

책은 본격적으로 에세이를 출간하기 위해 에세이를 공부하고 분석한 내용을 담고 있어요. 총 4장의 구성을 통해 에세이를 쓰고, 책으로 출간하는 내용까지 담겨 있죠. 1장은 전략적 에세이 탐구라는 주제로 일기와 에세이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하면서 독자가 존재하는 글이 되기 위해 무엇을 염두에 둬야 하는지 안내해요. 2장은 자전적 에세이 시작으로 자신의 이야기에서 출발하는 글의 특성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작가의 고민에 초점을 맞춰 글쓰기 방향을 안내합니다. 3장은 독자가 중요한 기획이라는 주제로 자신의 책의 독자를 찾고, 그 대상을 위한 주제와 콘셉트를 도출하는 방법을 전해요. 콘텐츠 접근으로 책 제작을 이해하게 하죠. 4장은 글쓰기 방법과 실습으로 설명과 예문을 통해 집필에서 꼭 알아두면 좋을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글의 구성과 문장을 다듬는 방법을 안내하죠. 책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각 제목마다 별표를 표시해서 중요도를 매겨놓은 겁니다. 별이 많은 것들을 찾아 읽어 보는 재미도 있겠죠?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좋은 문장을 적는 것 이전에, 논리적인 구성을 연결해 내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p54)

책의 첫 시작은 에세이와 일기의 차이점입니다. 독자가 있는 글쓰기인지, 독자가 있으려면 그 글에 자신만의 의미 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해요. 그렇게 의미화를 만들어 가면서 글을 쓰면 에세이가 될 수 있죠. 그렇다면 의미화한 문장들을 어떻게 구성하는가가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초보일수록 좋은 문장에 집착하고, 좋은 문장으로 승부를 보려는 욕심이 많은 것 같아요. 특히 저 같은 사람은요. 하지만 저자는 말합니다. 좋은 문장을 적는 것보다 논리적인 구성을 연결해 내는 능력이 중요하다고요. 특히 이 문장은 이 책이 왜 전략적 에세이 쓰기인지 제목도 설명해 주는 것 같습니다. 에세이 쓰기에도 전략적인 접근과 논리적인 구성을 연결해 내는 능력이 중요해요. 논리적인 구성에는 맥락뿐 아니라, 의미까지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문장이라도 하나하나 별개로 논다면 그것이 글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또는 앞에서는 장미를 얘기했는데, 이어지는 문장에서는 물고기를 얘기한다면 그것도 읽히지 않을 겁니다. 아무 생각 없이 나열하듯이 글을 쓰다가 문득 멈추어 읽어 봅니다. 논리적인 구성을 연결하고 있는가 싶어서요. 지금 이 글은 어떤가요?


그러므로 작가는 글을 쓸 때 부정적인 사건 하나를 솔직하게 공개해도 되는지 전전긍긍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해 어떻게 이겨냈는지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p121)

글쓰기에 관련된 책을 몇 권 읽었습니다. 그 책에서 공통적으로 얘기하는 것이 솔직하게 쓰라는 것입니다. 솔직하다는 것도 상당히 주관적인데, 솔직한 것에 대한 자신만의 개념 정리나 일정한 틀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누군가는 책에서 말했어요. 그 사실로 인해 자신이 힘들지 않을 정도의 솔직함으로 쓰라고요. 여기서도 비슷하게 말합니다. 마음으로 이미 정리하고 끝난 사건이어야 하고(현재 진행 중이 아니라) 그 사건을 통해 깨달은 점이나 스스로 변화한 것을 써야 한다고요.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의 이야기를 거를 싸하게 포장해서 그 사람들이 비난받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직 있는 상태라면 그 이야기는 빼야 합니다. 어느 작가의 말처럼 글을 통해 살리고, 좋은 말을 하기도 모자라는데 왜 다른 사람을 비난하고 헐뜯는 내용을 쓰냐고요. 그래서 접어둔 내용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직 마음에서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이야기들, 아직도 여전히 피가 철철 흐르는 이야기들이요. 언젠가 제가 스스로를 보호하면서도 감정에 휩쓸리지 않는 솔직함을 이룰 수 있겠지요? 솔직함에 대한 또 다른 기준을 배운 것 같아 글감들이 많이 정리됩니다. 지난 일이야, 그땐 그랬지 하는 마음으로 쓸 수 있는 것들로요.


간혹 쓴 제 글들을 읽은 지인들이 말해요. “일기 같은데?” 그럴 때면 속으로 말하고 했습니다.‘에세이를 모르는군.’ 하지만 이제는 정확하게 배웠습니다. 일기와 에세이의 차이점을요. 독자를 의식하고 의미를 가진 글들이 에세이죠. 일기는 그야말로 자기 마음대로 쓴 글이고요. 에세이는 무형식의 형식이라고 합니다. 아무 형식이 없는 것은 일기죠. 이제 일기와 에세이의 차이를 알았다면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법에 대해 말합니다. 처음부터 에세이를 쓴다는 접근보다는 공유일기라는 개념으로 쉽게 시작해 보라고요. 그리고 강조합니다. 아무리 많이 알고 있어도 쓰지 않으면 늘지 않는다고요. 다른 글쓰기 책에서도 늘 강조하던 부분입니다. 매일 꾸준히 조금씩이라도 쓰라고요. 자신 안에 있는 글감을 찾는 기준과 대상에게 말하는 느낌으로 쓰는 방법들을 알려 줘요. 그리고 무엇보다 하고 싶은 말이 넘쳐야 책이 써집니다. 물이 부족하면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는 것처럼, 내 안에 이야기들이 적은데 어떻게 책을 쓸 수 있겠어요? 책 쓰기는 아직 저에게 멀었다는 것을 깨달았죠. 넘쳐야 하는 물이 아직 없으니까요. 그래도 저자의 쉽고 깔끔한 지도를 따라 열심히 매일 써봐야겠어요. 조금씩 물을 채워가면서요. 누구나 쓸 수 있는 에세이지만 모두가 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전략적으로 의미화를 이루고 논리적인 구성을 연결하면서요. 여러분! 에세이 쓰기 도전해 보실래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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