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사운드 - 목소리로 온전한 삶을 찾는 여정 ‘마인드풀 바디사운드’
이윤석.김병전 지음 / 플랜비디자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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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 목소리가 낯설다.

하루 종일 말은 하지만, 그 안에서 나의 말은 점점 사라져 간다.

나는 언제나 논리적으로 말하려고 노력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말들이 모두 버티는 목소리로 들렸다.

그래서 이 책을 꺼냈다.

이윤석, 김병전의 '바디 사운드'.

부제는 '목소리로 온전한 삶을 찾는 여정.'


처음엔 발성법 책인가? 싶었는데

읽다 보면 알게 된다.

이건 소리를 통해 존재의 온전성을 회복하는 철학서에 가깝다.

저자는 단호히 말한다.


“좋은 소리를 낸다는 건, 결국 온전한 나를 내는 것이다.”



목소리를 내는 일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태도다.

우리는 타인의 언어를 모방하며 자라나고

그 과정에서 자기 음색을 잃어버린다.

하지만 진짜 설득력을 가진 사람은 결국 자기 진동수를 회복한 이들이다.

그들은 듣는 사람의 귀를 울리는 것이 아니라,

공기의 질감을 바꾸는 사람들이다.


책을 따라 허밍을 해봤다.

하이우~.

단순한 소리인데 몸 안 어딘가가 울렸다.

목구멍이 아니라 가슴 밑 어딘가.

그 진동이 묘하게 따뜻했다.

그때 알았다.

이건 발성이 아니라 마음의 호흡법이었다.


저자는 말한다.

“목소리와 마음은 하나로 연결돼 있다.”

그래서 성공적인 발성 훈련의 핵심은 근육이 아니라 주의력,

즉 마음챙김의 상태다.

소리를 낼 때, 나를 잃지 않고 그 진동을 의식하는 순간,

몸의 반응이 달라진다.

결국 잘 말한다는 건 깨어 있는 상태로 존재한다는 말과 같다.


이 대목에서 나는 문득, 내 삶의 발성법을 돌아보았다.

혹시 나는 늘 긴장된 목으로 세상과 대화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그 팽팽한 긴장이 열정으로 위장된 채,

내 진짜 소리를 짓누르고 있었던 건 아닐까?

책은 그걸 자기 진동의 상실이라 불렀다.

이 표현이 이상할 만큼 마음에 와닿았다.


책장을 덮으며 생각했다.

목소리를 낸다는 건 곧 존재를 조율하는 행위다.

세상과 나 사이의 공명, 그 미세한 주파수를 맞추는 일.

그 과정은 느리고 섬세하지만,

한 번 맞춰지면 다시는 돌아가기 어렵다.

마치 오래 조율된 악기가 스스로의 울림을 기억하듯이.


그래서 나는 요즘 하루를 시작할 때

조용히 허밍을 한다.

하이우~.

이게 명상인지, 발성인지 아직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마음이 조금 덜 복잡해진다는 거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내 말투가 부드러워졌다.

사람들은 그걸 톤이 좋아졌다고 말하지만,

나는 그저 나의 주파수가 돌아왔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깨달았다.

삶의 조율은 결국 목의 문제가 아니라, 존재의 문제다.

다만 아직은—

내가 소리를 내면 옆방 고양이가 도망가긴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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