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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전차, 그리고 그 후 - 에릭 리들 일대기
러셀 W. 렘지 지음, 정진환 옮김 / 라이트하우스 / 2004년 9월
평점 :
품절
내가 정말 본받고 싶은 세 명의 선교사들이 있다. 헨리 마틴, 에릭 리들 그리고 짐 엘리엇이다. 나는 헨리 마틴과 짐 엘리엇의 일기를 읽으면서 그리고 그들의 삶에 대한 책을 보면서 많은 도전을 받았다. 걸어가는 길가에서도 이들을 생각할때면 하나님을 향한 마음이 뜨거워지곤 한다. 그런 가운데 정작 에릭 리들에 대한 책은 만화책 이외에는 접할 수가 없었다. 그나마 학교 도서관에서 영화 <불의 전차>를 통해 에릭 리들을 접할 수 있었던 것이 위로가 되었다. 아쉬운 마음으로 몇년 전에 학교 도서관을 통해 외국에서 에릭 리들에 대한 원서를 주문해서 책 몇권을 볼 기회가 있었다. 그 책들 중의 하나가 이번에 번역되어 나온 이 책인데 정말 여간 기쁘지가 않았다. 본서는 87년에 출판된 외국 서적을 번역한 책이다. 이후에도 몇권의 에릭 리들에 대한 책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역자가 번역을 하지 않았더라도 누군가가 분명히 번역했을 책이다. 분명 에릭 리들에 대한 책이 국내에 번역되기를 소망하는 이들이 많이 있었을 것이다.
저자는 책을 크게 두 파트로 구분해서 글을 썼다. 하나는 운동선수로서의 에릭 리들의 삶이고 다른 하나는 그 이후의 선교사로서의 삶이다. 어린 시절부터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가 되기 까지의 에릭 리들의 삶을 저자는 보여준다. 그의 성품과 삶에 대한 관점 그리고 육상 선수로서 그가 보여준 인격적인 모습과 노력들을 접하게 된다. 중간 중간 흑백이기는 하지만 당시의 사진들을 볼 수 있는 것도 기쁨이다. 운동선수로서의 그의 명성과 당시의 분위기는 내가 생각한 것 이상이다. <불의 전차>라는 영화에서 동료 학생들이 어깨에 에릭 리들을 태우고 가는 모습을 보면서 영화적인 표현이라 생각했는데 사진을 보니 실제 있었던 일이었다. 당시의 대단한 명예와 인기를 누리면서도 자신의 소유를 내려놓고 처음 바라보았던 선교사의 길을 걸어간다는 것이 얼마나 큰 유혹속에서의 결정이었는지를 선교사를 소망하는 나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의 결단이 지금 이 시기에 나에게 얼마나 큰 격려가 되는지 모른다. 삶은 유혹을 이기기에 쉽지 않고 영혼은 연약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귀한 신앙의 선배의 결단의 삶이 그만큼 위로가 된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후반부의 중국에서의 선교사로서의 에릭의 모습과 그 주변 사람들이 기억하는 에릭의 모습은 인격적인 한 신앙의 선배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이들을 사랑하며 최선을 다해 사역했던 한명의 평범한 선교사...선교단체의 대표도 아니었고 대단한 사역을 실천하고 이룩하지도 않았지만 그의 열정과 사역에서의 최선을 다한 모습을 이 책은 담고 있다.
<불의 전차>라는 영화를 통해서뿐 아니라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그의 삶이 알려져야하는 이유는 그 삶에 우리가 따라야 할 그 무엇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의 성품을 본다면 자신의 삶이 이렇게 포장되어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는 것이 그리 유쾌하지는 않을 것같다. 그러나 책의 후반에 실린 에릭 리들의 딸의 글에서처럼 한 명이라도 그의 삶을 보고 새로운 삶을 걸어갈 수만 있다면 그만한 값어치는 충분히 있을 것이다. 고된 번역가운데 출판된 이 책이 국내의 많은 이들에게도 귀한 도전이 되었으면 싶다. 현재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에릭 리들에 대한 책일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귀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