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인이 없는 도성 1
김서택 지음 / 기독교문사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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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으로 기획된 예레미야 강해시리즈 중 첫번째 책이 기독교문사에서 출판되었다. 일찌기 저자의 이름과 강해설교에 대한 소문을 들었는데 마침 예레미야서를 읽고 있는 중에 이 책을 접하게 되어서 반가운 마음이 가득했다. 이 책은 예레미야 1장부터 13장까지를 다루고 있는 첫번째 강해책이다.

예레미야서는 난해하면서 정리가 잘 안되는 성경인 듯 싶다. 주석책들을 좀 찾아봤더니 괜찮은 주석책이 그리 많지도 않은 것 같고 물론 강해서도 그리 많지가 않았다. 예레미야는 요시아왕때부터 활약하면서 유다왕국의 멸망을 지켜보았던 매우 혼란스러운 시기의 선지자였다. 앗시리아가 쇠퇴하고 이집트와 신바벨론 제국의 등장으로 인해 메소포타미아 지역은 매우 혼란스러운 시기였고 그 사이에서 중요한 지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유다는 이들 제국들의 힘의 균형 가운데에서 매우 위태한 위치에 있었다. 그러나 예레미야는 이런 정치적인 상황보다는 유다 전역에 퍼져있는 우상숭배와 거짓과 불의 그리고 하나님을 배반한 민족의 범죄에 모든 관심을 기울인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의 민족이 망하게 될 것이며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선포한다. 예레미야서는 역사적 순서로 배열되어있지도 않고 비유도 많고 때로는 본문의 배경이 무엇인지 파악하기도 힘들어서 메시지를 정리하기가 조금 어려운 것 같다. 또한 선지자는 계속해서 비슷한 말들을 반복한다. 어디서 그 메시지가 끝나는 것인지 혼란스럽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성경보다 주석책이나 강해서가 더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더우기 혼란스러운 현 시기의 조국을 생각하다보면 난세의 시기를 살아간 한 신앙인의 고뇌와 범죄한 민족을 바라보는 하나님의 마음이 드러난 이 성경을 읽지 않을 수가 없다.

성경과 주석책들을 함께 보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나름대로 몇가지 특징들이 있다. 이 책은 여유가 있다. 갑자기 무슨 여유를 말하는 가 하고 의문이 생길수도 있겠지만 전체적인 문체가 참 여유가 있다. 그리 급하게 나가지도 않고 차분하게 모든 얘기를 전개한다. 예레미야서는 매우 분노하는 분위기, 비판하는 분위기이고 안타까운 상황도 많기 때문에 설교자도 흥분하기 쉬운데 저자는 차분하다. 나는 그런 저자의 문체가 마음에 들었다. 분명 그의 설교도 차분하면서 권위가 있게 선포가 되었을 것이다.

두번째로 저자는 예레미야서의 내용을 적당하게 분류해서 한 구절씩 다루고 있다. 그런 중에 항상 적당한 예화를 든다. 처음에는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는데 매 장이 시작할 때마다 예화를 들어가며 시작하는 글쓰기로 인해 해당 본문의 내용이 생각보다 더 잘 이해하게 됨을 알게 되었다. 감동적인 예화를 소개했다기 보다는 무식한 사람도 본문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예화들이다. 직접 저자의 말씀을 들은 성도들은 아마 어려운 예레미야서가 매우 친근하게 잘 다가왔을 것이다.

예레미야 본문의 내용이 다소 반복되는 점이 있기 때문에 저자의 강해내용도 조금은 반복된다. 그렇다해도 우상숭배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과 불의에 대한 하나님의 마음 그리고 사랑하는 이스라엘 민족의 범죄에 대한 하나님의 마음을 저자는 잘 이해하고 풀어서 설명해준다. 본문을 읽으면서 너무 쉽게 생각하고 넘어갔던 구절들이 많았는데 하나님이 왜 이 말씀을 하셨는지를 고민했던 저자의 노력으로 인해 새로운 깨달음이 매우 많았다. 이런 부분들은 주석책을 읽으면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다. 강해서를 보면서 얻는 유익을 조금은 이해하게 된다.

책의 글쓰기가 너무 현학적이지도 않고 그리 가볍지도 않다. 강해서라서 전문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예레미야에 관심을 가진 일반인들이 차분하게 하나님의 메시지를 조금 더 잘 이해하고 싶다면 함께 읽어가면서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나머지 두권의 책이 빨리 출판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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