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이 읽어내린.
반전에 반전.
나중엔
계속 의심이 가더라는.

긴 소설이었고
같은 시간과 상황을
수와 모드의 관점에서 반복 서술하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그 중엔 상대적으로 3부가 좀 늘어졌다.

이야기도 좋았지만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여러 배경 묘사들이 너무 좋았다.
런던의 뒷골목, 시골의 저택, 핑거스미스들의 생활,
정신병원, 귀족과 하인의 모습들.
그리고 동성애.
인물들도 다 마음에 들었고,
생동감이 넘쳤다.

p203
하지만 그 사이, 모드가 삼촌에게 가 있는 동안,
나는 모드를 느낄 수 있었다.
눈먼 사기꾼은 촉감으로 자신이 만지는 것이
금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는 말처럼,
나는 집 벽을 통해 모드를 느낄 수 있었다.
마치 나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 둘 사이에 실이 연결된 느낌이었다.
그리고 모드가 어디에 있든지간에
실이 나릉 모드 쪽으로 끌어당겼다.
그건 흡사..
<그건 흡사 내가 모드를 사랑한다는 말 같잖아.>
나는 생각했다.

p270
귀에 물이나 왁스가 찬 것처럼 귓속이 멍해진다.
이것이 침묵이다.
다른 남자들이 포도나무를 기르거나
덩굴식 물을 기르듯이,
삼촌이 집에서 기르고 있는 침묵이다.

p341
리버스 씨가 내 마음을 얻은 이유는
어쨋거나 지금 여기에서
내게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계획을 짜고, 40마일을 달려왔기 때문이다.
잠자는 집의 심장부에 몰래 들어와,
내 컴컴한 방 속으로,
<나>에게까지 도달했기 때문이다.

p666
내가 또 어떤 것에까지 익숙해질 수 있었을지는
하느님만이 아실 터였다.
그곳에 내가 얼마나 오래 갇혀 있게 될지도
하느님만이 아실 터였다.

그 시절,
내 이름은 수전 트린더였다.

처음에, 나는 내가 매우 잘 안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내가 저지른 첫 번째 실수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