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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브램 스토커 지음, 홍연미 옮김, 찰스 키핑 그림 / 열림원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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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가을, 대학 졸업을 앞두고 나름 진지한 인생 고민 끝에 선배가 자리 잡은 미국 자동차의 고장, 디트로이트발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아직 당시에는 나오지 않은 유행어였지만 분명 내 마음 속에는 “까짓 인생 뭐있어 어차피 한방이지” 이런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생각대로만 하면 내 인생은 그야말로 장미꽃 만발한 화원에 깔린 비단길이었다. 미국이란 나라가 그 이름만으로도 던지는 그 황홀한 아우라 아래에서 이미 자리 잡은 선배가 펼쳐 놓은 안정된 사업터에서 건강 있지, 패기 있지..내 인생은 아우토반을 달리는 페라리랄까..정말 그런 기분이었다. 그러나 이런 환상이 깨지기 시작한 것은 그리 시간이 오래 흐르지도 않아서였다. 그때의 상황을 너저리 늘어놓는 것은 내 자신에게도 그리 유쾌하지도 않거니와 그것이 이 글의 목적은 아니기에 생략하기로 하고...여하간 내 상상의 스크린에 균열의 조짐이 점점 명확해지기 시작하던 어느 날, 발길이 이끄는 대로 무작정 걷고 걸었던 것 같다. 도로를 따라서 걷다가 마을 몇 개를 지나고 그러다가 도착한 약간 번화가에서 극장 간판을 보고는 기억으로는 6달러인가를 주고 표를 끊고는 영화관으로 들어갔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도입되지 않았던 멀티플렉스형 극장에서 나는 표 끊은 시간에서 제일 가까웠던 극장안으로 들어갔고 그 스크린에서 상영되던 것이 바로 드라큘라였다. 물론 영화자체를 보러 들어간 것이 아니었기에 애써 영화를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았지만 후에 돌이켜보니 당시 스크린을 가득채우던 시빨간 피를 바탕으로 한 어두운 화면 전개가 당시 내 상황과 어우러져 내 의식에 상당한 파편을 남겨 놓았던 것 같았다. 나중에 한국에 돌아와서 그때의 드라큘라 영화를 비디오라도 찾아보려고 했는데 끝내는 찾지 못하고 말았다.


검은 망토에 기름 발라 올린 올백 머리. 박쥐와 늑대, 마늘과 십자가와 말뚝, 그리고 기절한 미녀와 그 목에서 흘리는 두 개의 핏줄기. 정확히 이정도가 소설‘드라큘라’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선지식 전체인 상태에서 받아든 책의 인상은 너무 두꺼웠다.

“헉..이렇게 긴 이야기였어....”

생각해 보니 대부분이 그런 것 같았다. 춘향전, 흥부전, 로미오와 쥴리엣, 걸리버 여행기 등등 어려서 동화 형태로 이야기를 들었거나 아니면 어린이용 문고판으로 줄거리만 대충 적힌 책을 읽고는 내용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원작들이 얼마나 많은지...하기야 드라큘라 이야기 역시 그 내용 전개야 누가 모르겠는가..하도 들어서 드라큘라 백작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고 어떻게 활동하고 그리고 끝내는 착한 주인공들에 의해 어떻게 죽어가는가를.

나이가 들면서 내가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책의 원본들을 하나씩 읽어가면서 가졌던 감동들이 있기에 드라큘라 책을 신청하면서도 나름 그런 기대가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는 의외로 두꺼운 분량이었다. 하지만 소설의 미덕이 책의 분량과는 관계없이 그래도 빨리 읽어 낼 수 있는 것에 있지 않은가 싶다. 물론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조정래 선생이 쓴 책 중에서 선생은 소설가가 지향해야 할 작법중 하나가 3인칭의 인물들을 등장시키는 것이라 했었다. 1인칭의 화자가 주인공이 되어서 이끄는 소설은 어찌 보면 작가의 역량과 관계있다고 까지 이야기했었는데, 이 소설은 전부 3인칭 시점의 인물들이 등장해 일기와 편지 형식으로 내용을 전개해 나간다. 1인칭과 3인칭의 절묘한 조합이랄까... 따라서 화자의 입장에서 내용을 파악하면서도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내용을 살필 수 있는 독특한 구조의 소설이었다. 이런 형식을 유지하면서도 긴장을 이완시키지 않고 끌어가는 작가의 글 솜씨가 탁월하다고 해야 할까.


소설의 시대 배경은 19세기 말 동유럽의 루마니아와 영국을 배경으로 한다. 이 시기면 영국에서는 한창 산업혁명의 결과물들이 쏟아져 나오던, 그야말로 인간 지성의 황금기를 누리던 시기였을텐데 - 그래서 책에서는 기차와 전보를 비롯한 인간 문명의 결과물들이 상당히 많이 등장한다- 책의 내용 자체는 마치 고대의 전승 설화와 같은 내용으로 전개된다. 늑대와 쥐, 파리등을 자유로이 부리고 박쥐를 비롯하여 개와 안개등으로 자유로이 변신도 가능하며 사람의 피를 먹으면서 수백년을 죽지 않고 살아 있는 ‘언데드’의 상태를 유지하지만 그것의 죽음 역시 총을 비롯한 현대식 무기가 아닌 마늘과 십자가 그리고 말뚝이라는 설정은 한번쯤은 작가가 이 소설을 쓰면서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했는가를 고민하게끔 한다.

당시에 이미 벌어지고 있던 산업혁명으로 발전된 기계 문명 속에서 비참하게 생활하던 서민들과 아동들의 노동 착취에 대해, 작가는 혹시 그런 작태를 일삼는 자본가들을, 아니면 향후 인류 문명이 그렇게 마치 사람들의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 같은 존재가 될 것을 예견하면서 저술한 것은 아니었을까?


배경이 영국이다 보니 몇가지 영국의 문화 일단을 엿볼 수가 있었다.

첫번째로 신사의 나라라는 영국에서 남자들의 여자들에 대한 태도가 ‘이런 것이 신사도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책의 내용 곳곳에서 여인을 앞에 놓고 남자 입에서 줄줄이 이어지는 여인에 대한 찬사의 내용들이 실제 당시의 언어 생활에서도 저런식으로 말들을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장황하였기 때문이다. 예전 우리나라 60년대 영화처럼 영화에서의 출연 인물들의 대화 양식이 실제 일상생활과는 다른 억양과 톤이었듯이 당시 시대에서도 글쓰기에서의 내용과 실제 생활에서의 언어 습관은 다른 것은 아니었던게 아닐까? 얼마 전 읽었던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에서도 이 드라큘라에서 나오는 장황한 표현들이 등장했기에 들었던 생각이다.


두 번째로 현대와 같이 인간에 대한 신뢰가 상실되고 약속에 약속을 믿을 수 없어 증인에 공증까지 세워야 하는 시대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문화이기는 하지만 책 내용 곳곳에 등장 인물들이 맹세와 약속을 하는 장면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런 약속들을 한 당사자들은 반드시 그 약속이 지켜질 것이라고 믿으며 책 내용에 흐르는 전반적 분위기상에도 하류 계층의 사람들일지라도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아마도 기독교 문화가 바탕이 되어서가 아닌가 싶기도 한데, 우리나라에서는 중고차를 살 때 자동차 계기판의 주행거리 표시가 혹시 조작되지는 않았는지를 의심하게 된다. 그런데 영국에서는 그 자동차 계기판의 주행거리를 바탕으로 세금을 비롯한 과금이 매겨진다고 한다. 운전자가 주행기록을 속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하는 신뢰가 바닥에 깔려있는 것이리라. 하기야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학생들의 성적과 생활기록부마저 조작하는 우리 문화에서, 대학에서 시험문제를 배달받아 담임 선생 감독아래 학생 혼자 시험을 치루고 그 답안지를 대학으로 보내어 학생의 입학 여부를 평가받게 하는 외국의 문화와 비교를 해보면 어쩌면 아직 우리가 가야 할 길이 멀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여하간 소설의 책 전반에 깔린 인간에 대한 신뢰의 문화는 이 당시의 책들에 나타나는 일면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마지막으로 기저에 깔린 기독교 문화의 일단이다.

주인공들이 대화 속에 등장하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고백들과 드라큘라를 죽여야 하는 이유들이 바로 기독교 사상들과 연결된다. 또한 주인공들의 사후 세계에 대한 견해도 역시나 기독교를 바탕으로 이야기가 되어 진다. 그리고 결국은 드라큘라도 그런 십자가와 성체 앞에서는 힘을 잃고 말아버린다. 이런 기독교 문화속에서 위에서 말한 신뢰의 문화가 형성되었다고 볼 때 도심의 밤하늘을 십자가로 뒤엎고, 기독교 전래 130년을 이야기하며 천만 신자를 자랑하는 기독교 천국의 한국에서는 왜 이런 긍정적 문화는 전파되지 않았는지 의아하기만 할 뿐이다.


참 재미있게 읽었다. 아들 녀석이 아빠가 참 우스운 책도 읽는다고 놀리기도 했지만 오랜만에 묵직한 중량감도 손맛으로 느끼며 또 다 읽고 나서는 책꽂이에 폼나게 꽂아도 놓을 수 있는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참, 그런데 삽화는 영.... 내가 그림을 볼줄 몰라서지만 너무 그로테스크하게 그려 놓아서인지 별 마음에 들지도 않고 마치 아이들이 대충 그려놓은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적고 보니 혹시 작품 자체도 현실 세계와는 낯설은 작품이었는데 그런 의미에서 작품을 낯설게 하는데 일조하는 의도된, 그래서 작품을 더욱 그로테스크하게 만들어주는 정말 잘 기획되어서 그려진 삽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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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소설 세 얼간이
황승윤 지음, 비두 비노드 쇼프라·라지쿠마르 히라니·애브히짓 조쉬 각본 / 북스퀘어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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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작년이었던 것 같다. 전 세계적 현상이겠지만 외화는 곧 헐리우드라는 공식에서 한 치도 자유롭지 않은 한국 영화시장에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면서 많은 관객을 끌어 모은 한편의 영화가 있었으니 바로 ‘슈퍼독 밀레니엄’이라는 방송 퀴즈쇼를 배경으로 한 인도 영화였다.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인도의 사회상을 그대로 보여준 이 영화는 헐리우드 영화에 익숙한 한국민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며 상당기간 인기를 끌었던 것 같다. 나 역시 집에서 DVD를 빌려다 보고나서 상당한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새롭다.


금년 봄 저녁에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 보니 와이프와 아이들이 컴퓨터를 통해 영화를 다운 받아 보려고 준비 중이어서 슬쩍 끼어서 같이 보게 되었다. 의외로 영화는 인도영화였다. 아무래도 화면에서 보여 지는 장면이 익숙한 미국식 바탕이 아니어서 처음에는 무덤덤하게 보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나는 영화에 빠져들게 되었고 2시간에 달하는 긴 런닝 타임에도 불구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때로는 웃다 때로는 울면서 영화의 스토리와 더불어 주인공들의 연기에 흠뻑 빠져 그렇게 영화를 보게 되었고 그 영화의 영운은 상당히 오랫동안 가슴에 남아 있게 되었다.


얼마 전 광고를 통해 ‘세 얼간이’라는 인도 영화 포스터를 보게 되었는데 그 영화의 주인공이 바로 지난 봄에 집에서 보았던 제목도 기억나지 않던 인도 영화의 주인공이 아닌가? 지금껏 본 2편의 인도 영화를 통해 헐리우드가 아닌 발리우드의 영화의 새로운 면을 알게 되었고 더욱이 ‘세얼간이’의 주인공이 바로 내가 얼마 전 본 영화의 주인공 이었기에 나름 꼭 봐야겠다고 마음먹었던 차에 영화 이전에 먼저 책으로 ‘세얼간이’를 읽게 되었다.


책의 첫 장을 펼치고는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파라한이 비행기를 꾀병을 통해 멈춰 세웠다’...으잉? ‘라조가 바지도 입지 않고 달려 나왔다’..어라? 이것 어디서 본 내용인것 같은데....이것은 바로 지난 봄에 컴으로 봤던 그 영화 내용인데... 그렇다 나는 아이들이 어둠의 경로를 통해 다운 받은 이 영화를 미리 보았던 것이다. (신이시여.. 용서하소서...^^;;)


책은 영화의 전개 순서를 그대로 따라간다. 아니 영화를 보고 그 줄거리를 그대로 옮겨다 놓았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듯 하다.. 인도의 최고공과대학에 각자의 사연을 짊어지고 입학한 세 명의 젊은이들. 이들이 벌이는 학업과 우정 및 사랑의 이야기가 날줄과 씨줄로 얽히어서 내용은 전개된다. 가난한 나라에서 온 가족의 희망을 등에 지고 오직 성공(취직하여 신용카드도 가지고 집과 승용차와 멋진 배우자를 소유 하는 것)으로 돌진해야 하는 젊은이들과 또 이것을 학교의 지상 목표로 삼고 몰아가는 교수들 세계에서 자신의 참된 인생을 살고 즐거움을 위해 학문을 하기 원하는 세 명의 주인공들이 벌이는 좌충우돌 이야기는 영화 속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의 이야기라고 해도 전혀 무방한 사회성 짙은 내용이지만 , 이런 주장을 주먹 쥐고 목소리 높여 외치는 것이 아닌 유머를 바탕으로 잔잔한 감동으로 그려내고 있는 것이 이 책과 영화의 미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책을 서평이벤트를 통해 무료로 받은 만큼 서평은 그 답례(?)로라도 좀 좋게 써 주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지만 솔직히 말해서 영화에 비해서는 좀 함량미달이지 않을까 싶다. 책은 영화가 주는 감동의 60% 수준 정도라고 해야 할까...보통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영화가 만들어지게 되는데 이때 문제는 본래 원작이 가진 그 감동을 얼마나 영상으로 옮겨 내는가에 있게된다. 그리고 내 경험상으로는 태반이 차라리 영화를 보지 않는게 좋을 뻔 했다라는 아쉬움을 남기곤 하는데 이 책의 경우는 먼저 영화화된 것을 다시 책으로 엮어낸 경우로, 본래 이 책의 원작이 따로 있다고는 하는데 그 원작은 어떨는지는 몰라도 적어도 내 입장에서는 영화가 주는 감동이 책보다는 훨씬 더 깊었다고 말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그렇다고 이 책을 폄하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우연히 영화를 먼저 본 내 경우에 있어서의 제한된 느낌일 뿐이며 책으로만 접했다면 나름 재미와 교훈을 같이 던져줄 것이라는 점에서는 이의가 없다고 하겠다.


이 글을 쓰고나서 포털을 통해서 찾아 보니 같은 출판사인 북스케어에서 같은 제목의 다른 책이 출판되어 있다. 내가 읽은 책은 책 자체에 소개해 놓았듯이 영화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책인 반면에, 그래서 책의 저자도 3명의 공동각본이라고 소개되어 있는데 다른 책은 ‘체탄 바갓’이라는 본래 책의 원작자의 이름으로 출간되어 있다. 참고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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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독서천재가 된 홍대리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 1
이지성.정회일 지음 / 다산라이프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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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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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적인 내용을 쉽고 재미있는 소설 형식으로 담아내 놓고 있는 홍대리 시리즈의 일환으로 나온 이 책은 비록 쉽게 읽히게 만드는 내용이지만 그 무게감은 결코 쉬운 책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책의 공저자인 이지성의 “리딩으로 리드하라”의 새로운 버전이라고나 할까.. 예전에 필요에 의해 ‘회계천재가 된 홍대리’를 읽고는 실망해서 이후 이어진 홍대리 시리즈는 아예 거들떠도 보지 않고 있엇기에 처음 이 책을 펼칠 때도 솔직히 다른 책을 손에 처음 들었을 때와는 달리 별 기대감은 없었었다. 그러나 마지막 페이지를 닫으면서 마치 찬물을 얻어 맞은 듯한 당혹감과 열패감 속에서 이글을 쓰고 있다.
 

나름대로 책을 많이 읽어 왔다고 자부해왔다.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깃든 독서 습관은 늘 손에서 책을 떠나지 않게 했고 이 책읽기는 나에게 남보다는 적어도 한 뼘 넓은 세계관을 형성 시켰으며, 또한 남과는 다른 이해력과 공감력, 그리고 소위 말빨을 형성하게 되었다고 자부하는 근거이기도 했다. 한달 10여권, 일년 최소 100권에서 150권을 읽어 내고 있으며 그와 함께 내 방 삼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책들은 나름 내 자부심의 근거이기도 했다. 
 

작가는 서문에서 독서의 3가지 목적을 이야기 한다.
향유하는 독서, 지식을 얻는 독서, 삶을 변화시키는 독서.
작가는 진정한 독서는 삶을 변화시키는 독서임을 책 전체를 통해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그 강력한 증거로 자신의 삶과 또한 자신을 따르는 많은 사람들의 삶을 예로써 내세우고 있다.
삶을 변화시키는 독서의 3단계로 저자는 pro-reading(자기 분야에 관한 책 100권을 읽어서 3000년의 내공을 쌓는 독서), super-reading(1년 365권 자기 계발 독서 프로젝트를 통해 성공자의 사고방식을 갖는 독서), greating-reading(인문고전 독서를 통해 리더로 거듭나는 독서)을 제시하고 있으며 본문의 내용은 퇴출 위기에 몰린 홍대리가 독서를 통해 인생이 변해가는 과정을 그려나가고 있다. 본문에서는 pro-reading의 과정을 마치고 super-reading으로 들어가기 까지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이지성과 정회일 공저로 되어 있다. 이지성은 더 이상 소개할 필요 없는 사람일 것이고 공저자인 정회일 역시 특이한 인생 경력의 소유자이다. 20대 중반 까지 책과는 담을 쌓고 살아온 그였지만 어려서부터 아토피 약을 먹은 부작용으로 인해 거의 삶을 포기하던 중 우연히 독서의 길로 접어 들면서 육체적 건강은 물론 영어 공부를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영어 강의를 시작하여 이제는 당당히 자기 이름의 영어 어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정말 인생 기적을 이룬 사람이기도 하다. 정 회일 역시 이지성을 멘토로 삼아 독서의 길에 입문하였고 책에서는 홍대리가 ‘해일(책속의 정회일)’을 만나 독서의 습관을 만들어 가면서 pro-reading의 길로 들어서고 이후 ‘지후(책속의 이지성)’를 통해 super-reading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책의 내용 중에 나름 insighting을 얻은 부분을 발췌해 본다.
 

1. 레드 퀸 효과 : 내려가고 잇는 에스컬레이트에서 위로 올라가려면 내려가는 속도 보다는 빠르게 뛰지 않으면 계속해서 제자리인 현상을 말한다. 루이스 캐럴의 ‘겨울나라의 엘리스’에서 나오는 말이다. 즉, 변해가는 사회 속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생태계이든 기업환경이는 변화되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스스로를 변화시켜야만 한다는 것이다.
 

2. 작은 책장 같은 사람과 도서관 같은 사람.
 한 권의 책은 하나의 세상이었다. 그런데 도서관의 수많은 책들은 아직도 모르는 세상 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홍 대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3. T, H, X형 독서법
   T형 독서 : 처음에 한 점에서 시작해서 수평적 책 읽기를 하다가 어느 순간, 작가든 주 제든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것이라면 깊이 파고 들어가는 독서 단계.
 

   H형 독서 : T형 독서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궁금증이 일어나 다른 분야로 책들이 넘 어가 또 하나의 T를 만들어 나 중에 자연스럽게 머릿속에서 통섭이 일어나 이어지는 부분이 생기고 그때 두 개의 T가 연결이 되면서 H형 타입이 되는 독서 단계.
 

   X형 독서 : 몇 개의 T가 모여 형성되는 X형 타입 독서 단계. 이런 많은 X들이 모이면 어떤 주제에 대해서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사유하게 되는 단계에 이르게 된 다.
 

4. 특정한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쓴 책에는 보통 30년의 노하우가 담겨 있다. 따라서 100권의 전문 분야 책을 읽으면 3000년의 내공이 쌓이는 것과 마찬가지다.
 

5.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두 가지 의미에서 진짜 공부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첫 번째는 자신을 성장시키는 독서는 공부처럼 해야 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책을 읽는 사람들을 만나면 인생 공부를 할 수 잇다는 것이다.
 

6.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잇다. 보통 이말은 성공이 있으면 실패도 있다고 해석하는데, 눈썰매장을 생각해보면 힘들게 오르막을 올라가면 그 다음엔 힘들이지 않고도 저절로 빠르게 내려오듯이 독서도 처음에는 오르막 오르듯 힘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내리막 내려오듯 손쉽고 또 빠르게 책을 읽어낼 수가 잇는 것이다.
 

7. 자신에 대한 반성이나 성찰 없는 독서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문제는 어떤 방식과 어떤 태도로 책을 읽는가였다. 책을 읽는 주체로서의 나를 잊으면 안되는 것이다. 나는 왜 이 책을 읽는가? 나는 책을 통해서 무엇을 변화시키고 싶은가?
 

8. “목적 있는 독서를 강조해요. 아무리 책을 많이 읽어도 읽는 것만으로 끝난다면 의미가 없죠. 독서를 통해 사고력을 키우고 자신의 삶에 적용해서 변화를 이끌어내야 진짜 독서라고 생각해요” 
 

“ 독서는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저자의 사고를 빌려서 그 사람을 대신 살아보는 행위라고 생각해요”

“독서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것은 이 사회에서 벌어지는 생존 게임의 살벌한 규칙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서두에서 나는 어려서부터 나름대로 책벌레라 불리는 사람이었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이 책을 덮고 나서 나는 내 자신에게 물어본다.
나는 왜 책을 읽었고 또 읽고 있으며 읽으려고 하는가? 단지 향유하기 위해서인가? 과연 나는 책을 읽으면서 내 자신에게 있어서 변화된 부분이 무엇인가?” 
 

솔직히 고백한다. 분명 독서는 나의 취미이고 삶이고 나를 지금의 모습으로 형성해온 훌륭한 도구라는 것은 부인 할 수가 없다. 그러나 나의 책읽기는 구체적인 목적이 있어서라기 보다는 단지 읽기를 위한 읽기였다라는 것이 솔직한 고백이다. 좀 심하게 이야기한다면 자기기만의 일종 아니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이 글을 마치며 새로운 계획을 세워본다.
 

먼저 독서의 목적을 고민해 보고 그 고민에 맞추어 독서의 방향을 정하리라.
책꽃이도 정리해보자. 두 번 다시 읽지 않을 책들은 이제 가능한 사지 않도록 하고 그러한 책들은 과감히 이 책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흘러가도록 해보자.
가끔씩 써오던 독서평을 이제는 가능한 책마다 요약과 더불어 정리해 보도록 하자.
 

이 정도가 가볍게 읽은 책이 나에게 던진 묵직한 돌덩어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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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2대 8로 돌아가고 돈은 긴꼬리가 만든다 - 80개의 법칙으로 다시 배우는 재미있는 경제학
황샤오린.황멍시 지음, 정영선 옮김 / 더숲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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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누군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경제학을 일컬어 'gloomy' 즉 우울한 학문이라고 했다. 이 의미가 경제학으로 세상을 분석하고 바라보니 전망자체가 우울할 수 밖에 없어서인 것인지, 아니면 온갖 이론에 정치한 숫자 분석에 따른 골치 아픈 작업이기에, 그래서 오류도 많은 학문이라 그런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전망이야 보는 사람에 따라 장미빛으로 나타날 수도 있기에 사람에 따라서는 'bright'할 수도 있으며 어려운 수학 문제 푸는 것이 취미인 사람에게는 경제학이 'interesting'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여하간 각설하고 정작 나에게는 경제학은 'gloomy'하다. 지난 92년 대학 4학년에 들어서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첫 단계로 지금은 부도나 사라진 종로 보신각 옆의 종로서적 맞은편에 있던 행정고시 학원에 경제학을 배우러 다녔다. 월 화 이틀간 저녁 7시에서 10시까지 3시간을 꼬박 수백명이 들어찬 좁은 교실에서 온작 이론과 그래프로 가득찬 칠판을 바라보며 강의를 듣고나면 몸은 절로 지쳐가고 머리는 용량을 초과한 생소한 용어들을 주체하지 못해 큰 한숨으로 토해내곤 햇었다 . 그때  종로 네거리를 휩쓸고 지나가는 칼바람에 몸을 내어 던지고 늦은 시간 거리의 차와 사람도 뜸하던 그 거리를 걸어 버스를 기다리던 내 귓가에 들려오던 당시 최고 인기 가요가 있었으니 바로 김현식의 '내사랑 내곁에'였다. 김현식의 목소리와 음률과 더불어 가사도 우울했는데 특히나 가사 끝부분의 '비틀거릴 내가 안길 곳은 어디에~'라는 부분을 따라 부르다 보면 왜 그리 서럽고 가슴에 사무치던지... 


어느덧 나이도 불혹의 중반을 지나고 있는 지금 이제 내 삶은 이 경제의 한가운데에 있다. 특히나 조그마한 중소기업을 이끄는 지금의 입장에서 매일 경제 신문을 뒤적이면서 크게는 세계 금리의 동향과 먼 나라 어느 지역의 자연 재해가 몰고 올 국내 원자재 수급의 동향에 시경을 써야 되는 입장에서 나름대로의 경제에 대한 분석틀을 가져야 만이 되는 일상이 되었다. 따라서 이제는 감상만으로의 접근이 아닌 온몸으로 부딪치며 나름대로 이 경제를 어떻게 읽어 내야 하는지가 내 삶이 되어버렸고 그런 의미에서 이런 세상을 바라보는 분석틀을 정리해 놓은 이 책의 첫 장을 넘기는 마음이 설레일 수 밖에 없었다


세상은 정말 2대8로 돌아가고 돈은 긴 꼬리로 만들어질까? 파레토의 법칙에 의해 국내 은행이 단순 입출금자에 대한 서비스를 대폭 축소하여 심지어 매장에 앉을 의자도 철거한 은행이 있을 지경이었는데 IT 세상의 SNS 시대는 이런 파레토의 법칙마저도 이제는 재검토를 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책은 80가지의 세상 경제를 바라보는 분석틀을 제시하고 있다. 나름대로의 기준으로 카테고리를 엮어 그 안에 80개의 분석틀을 나열해 놓고는 있으나 꼭 그 안의 카테고리에 매일 필요는 없다고 하겠다. 이런 분석틀을 알고 있으면 경제 신문이나 논문등을 읽을때 이해의 속도가 빠르기는 하다. 전문가의 함정에 빠진 저자들에 의한 글들을 나름 속도를 내면서 읽어 낼 수가 있으니.. 하지만 반면 위에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현장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억지로 이틀에 맞추려 하는 폐단도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들게 된다. 어차피 이 분석틀은 발생한 현상들에 대해 사후 해석을 하면서 만들어낸 것이다보니 시간이 흐르면서 이런 분석틀은 자연발생적으로 소멸 또는 변형이 될 수 밖에 없는데 이런 분석틀을 금과옥조처럼 주장한다면 현실에 대한 왜곡은 피할 수 없는 결과가 되기 십상이리라.


나는 이 책에 실린 80개의 꼭지를 ‘법칙’이라고 부르지 않겠다. ‘법칙’이란 어떤 환경에서든 동일한 원인이 제시되면 동일한 결과가 나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블랙 스완’에서 보듯 우리가 절대 진리라고 알고 잇던 사항들이 어느 순간 참이 아닌 거짓으로 판명나는 것을 종종히 볼 수 있으니깐 말이다. 따라서 ‘법칙’이라기 보다는 한쪽 시각에 의해 형성된 분석틀이란 용어가 더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나름대로 80여개의 꼭지를 모은 성의는 가상하다 싶지만 그 80개의 꼭지중 이런 것도 들어가야만 했나 싶은 꼭지들도 있었고 나름 유명하게 알려진 분석틀 중에서 다루어지지 않은 것들도 상당해서 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하기야 이 80개의 꼭지를 선정하는 것 역시 저자와 나와의 엄연한 시각차일 수 밖에 없을 터이니 말이다.


나름대로 본인 스스로 정리해 놓은 그동안의 분석틀을 더욱 풍성히 하는데 유익하게 참고가 된 책이었다라고 말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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