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2대 8로 돌아가고 돈은 긴꼬리가 만든다 - 80개의 법칙으로 다시 배우는 재미있는 경제학
황샤오린.황멍시 지음, 정영선 옮김 / 더숲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누군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경제학을 일컬어 'gloomy' 즉 우울한 학문이라고 했다. 이 의미가 경제학으로 세상을 분석하고 바라보니 전망자체가 우울할 수 밖에 없어서인 것인지, 아니면 온갖 이론에 정치한 숫자 분석에 따른 골치 아픈 작업이기에, 그래서 오류도 많은 학문이라 그런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전망이야 보는 사람에 따라 장미빛으로 나타날 수도 있기에 사람에 따라서는 'bright'할 수도 있으며 어려운 수학 문제 푸는 것이 취미인 사람에게는 경제학이 'interesting'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여하간 각설하고 정작 나에게는 경제학은 'gloomy'하다. 지난 92년 대학 4학년에 들어서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첫 단계로 지금은 부도나 사라진 종로 보신각 옆의 종로서적 맞은편에 있던 행정고시 학원에 경제학을 배우러 다녔다. 월 화 이틀간 저녁 7시에서 10시까지 3시간을 꼬박 수백명이 들어찬 좁은 교실에서 온작 이론과 그래프로 가득찬 칠판을 바라보며 강의를 듣고나면 몸은 절로 지쳐가고 머리는 용량을 초과한 생소한 용어들을 주체하지 못해 큰 한숨으로 토해내곤 햇었다 . 그때  종로 네거리를 휩쓸고 지나가는 칼바람에 몸을 내어 던지고 늦은 시간 거리의 차와 사람도 뜸하던 그 거리를 걸어 버스를 기다리던 내 귓가에 들려오던 당시 최고 인기 가요가 있었으니 바로 김현식의 '내사랑 내곁에'였다. 김현식의 목소리와 음률과 더불어 가사도 우울했는데 특히나 가사 끝부분의 '비틀거릴 내가 안길 곳은 어디에~'라는 부분을 따라 부르다 보면 왜 그리 서럽고 가슴에 사무치던지... 


어느덧 나이도 불혹의 중반을 지나고 있는 지금 이제 내 삶은 이 경제의 한가운데에 있다. 특히나 조그마한 중소기업을 이끄는 지금의 입장에서 매일 경제 신문을 뒤적이면서 크게는 세계 금리의 동향과 먼 나라 어느 지역의 자연 재해가 몰고 올 국내 원자재 수급의 동향에 시경을 써야 되는 입장에서 나름대로의 경제에 대한 분석틀을 가져야 만이 되는 일상이 되었다. 따라서 이제는 감상만으로의 접근이 아닌 온몸으로 부딪치며 나름대로 이 경제를 어떻게 읽어 내야 하는지가 내 삶이 되어버렸고 그런 의미에서 이런 세상을 바라보는 분석틀을 정리해 놓은 이 책의 첫 장을 넘기는 마음이 설레일 수 밖에 없었다


세상은 정말 2대8로 돌아가고 돈은 긴 꼬리로 만들어질까? 파레토의 법칙에 의해 국내 은행이 단순 입출금자에 대한 서비스를 대폭 축소하여 심지어 매장에 앉을 의자도 철거한 은행이 있을 지경이었는데 IT 세상의 SNS 시대는 이런 파레토의 법칙마저도 이제는 재검토를 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책은 80가지의 세상 경제를 바라보는 분석틀을 제시하고 있다. 나름대로의 기준으로 카테고리를 엮어 그 안에 80개의 분석틀을 나열해 놓고는 있으나 꼭 그 안의 카테고리에 매일 필요는 없다고 하겠다. 이런 분석틀을 알고 있으면 경제 신문이나 논문등을 읽을때 이해의 속도가 빠르기는 하다. 전문가의 함정에 빠진 저자들에 의한 글들을 나름 속도를 내면서 읽어 낼 수가 있으니.. 하지만 반면 위에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현장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억지로 이틀에 맞추려 하는 폐단도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들게 된다. 어차피 이 분석틀은 발생한 현상들에 대해 사후 해석을 하면서 만들어낸 것이다보니 시간이 흐르면서 이런 분석틀은 자연발생적으로 소멸 또는 변형이 될 수 밖에 없는데 이런 분석틀을 금과옥조처럼 주장한다면 현실에 대한 왜곡은 피할 수 없는 결과가 되기 십상이리라.


나는 이 책에 실린 80개의 꼭지를 ‘법칙’이라고 부르지 않겠다. ‘법칙’이란 어떤 환경에서든 동일한 원인이 제시되면 동일한 결과가 나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블랙 스완’에서 보듯 우리가 절대 진리라고 알고 잇던 사항들이 어느 순간 참이 아닌 거짓으로 판명나는 것을 종종히 볼 수 있으니깐 말이다. 따라서 ‘법칙’이라기 보다는 한쪽 시각에 의해 형성된 분석틀이란 용어가 더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나름대로 80여개의 꼭지를 모은 성의는 가상하다 싶지만 그 80개의 꼭지중 이런 것도 들어가야만 했나 싶은 꼭지들도 있었고 나름 유명하게 알려진 분석틀 중에서 다루어지지 않은 것들도 상당해서 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하기야 이 80개의 꼭지를 선정하는 것 역시 저자와 나와의 엄연한 시각차일 수 밖에 없을 터이니 말이다.


나름대로 본인 스스로 정리해 놓은 그동안의 분석틀을 더욱 풍성히 하는데 유익하게 참고가 된 책이었다라고 말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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