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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평점 :
일시품절
솔직히 한비야 씨의 이야기는 여러 매스컴에서 접했지만, 책은 처음으로 읽어보게 되었다. 물론 그녀가 과거에 해왔던 놀라운 활약상은 제대로 접하지 못했지만, 그녀의 더 진실한 마음과 활동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항상 나에게는 아프고 병든 이를 외면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학교에서 굶주려가는 북한 어린이의 사진전시회를 연다거나, 이라크에서 전쟁으로 인해 상처받은 아이들의 사진, 우리나라의 독립운동에 대한 사진전시회를 볼 때에도, 잔혹하고 비참한 장면들은 비위가 약하다는 나의 핑계를 단점삼아, 내 시야에서 멀어지곤 했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은 것은, 그들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와 사진들을 접할 수 있는 최초의 기회가 되었다.
처음에는 읽으면서 눈물이 나서 참 힘들었다. 지하철에서 읽으면서 눈물을 뚝뚝 흘리던 내 모습을, 그 사람 많던 저녁시간에 어떻게 비춰졌을지 생각하면 나름대로 웃음도 나지만, 그런 순수한 슬픔과 애정은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 것이었다. 사진속의 순진무구한 모습과 한비야씨의 서술은 어쩜 그리 어울리지 않게 느껴졌던지! 왜 이런 사람들이 고통 받아야 할까? 왜 ? 라는 의문은 끊이지 않았다. 이미 자연환경이 열악해서 살아가기가 힘든 그곳에서는 꼭 무력충돌이 발생한다. 거기다 병마와 식수부족까지 겹치고, 그로 인한 악순환으로 더더욱 일하기 힘들어지면서 굶어 죽어가는 아이들이 늘어난다. 태어날 때부터 병들어 있는 아이들도 늘어간다. 요즘 읽고있는 “세 명의 사기꾼”이라는 책에서는 신이라는 존재는 너무도 복잡다난하게 묘사되어 있었는데, 과연 신의 어떤 측면이 자신의 창조물에게 이러한 고통을 부여하는가 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예전에 읽었던 이러한 구절이 생각난다. “자원봉사자는 굶주림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감에도 불구하고, 손에 들려있는 한 아이의 입에 물을 넣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 들이 할 수 있는 일이 터무니없이 작더라고 할지라도. 신이 밖에서 무자비하게 사람들을 살육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일단 자신의 손안에 든 생명을 살리기 위해 어쩌면 무의미 한 노력을 계속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라는. 읽은 지 오래 되서, 내 나름대로의 느낌으로 각색된 면도 있겠지만, 난 그러한 이들이 정말 자랑스럽다. 아무리 적은 힘이라고 해도 그들의 무모해 보이는 노력들이 수많은 사람들을 살려낸 것이.
그리고 이 책을 통해서 나의 시야가 넓어진 것을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을 지속적으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노력을 하고 싶다. 책을 더 읽는 것도 좋고, 자기계발에 돈을 투자하는 것도 좋고, 눈에 보이지 않는 타인보다 내 가족을 챙기는 일도 중요하지만, 큰 힘은 못되더라도 이들을 위해 꾸준한 도움을 주고 지속적인 기도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