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리면서 옛날 그 책이 이 도서관에서는 신간인가라는 생각을 했다. 책 제목을 읽을 때 [정신꽈 영수증]으로 생각하면서 아픈 사람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정신과 계통의 치료받은 내용을 썼다니 하는, 지금 생각해 보면 웃기 오해였다. 이 책을 먼저 책(당시의 저자가 24세였다고 한다)의 16년 후 버전, 그러니까 40세에 쓴 이야기다. 다른 책과 달리 이 책을 내가 기록하는 것은 앞선 책에서도 인상적이었던 영수증을 이야기로 풀어가는 것에 있다. 글을 쓰려고 할 때 우리는 뭘 쓰지 하는 생각을 먼저 한다. 그런데 이 책을 소비가 일상적인 현대 사회에서 그 상황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인상 깊었다. 이 책에서는 미국까지 가서 반려자를 만나는 이야기가 주된 줄거리이다. 분명한 목표가 있지만 그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또 저자가 모았다는 2만 장의 영수증 중에서 스토리텔링이 잘 되도록 엮은 것도 좋았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디지털로 바뀐 상황에서도 영수증을 이용한 글쓰기는 아직도 유효하다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예를 들면 아마존에서 구입한 내역을 이용한 것처럼. 요즘 우리는 가게에서 물건을 사고 난 후에 영수증을 잘 받지 않는다. 어차피 버리는데 가지고 있어서 무얼하지 하는 생각이다. 그런데 이 책을 영수증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서 의미있는 생각, 사건, 태도를 꺼낸다. 좋다. 글쓰기는 이런 것처럼 평범하면서 꾸준할 수 있으면 좋겠다.
"아프지 말고...... 행복하자"는 노래 가사에 마음이짠하다. 흔히 주고받는 말이지만, 이 두 가지 소망은 모두우리의 의지로 어찌할 수 없는 영역에 있기 때문에 그럴것이다. 아프지 않고 싶어도 병을 피하기는 어렵고, 행복하고싶어도 원한다고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다알고 있다. 이 말들에는 문법적 오류가 있다. 동사처럼사용되었지만 ‘아프다‘나 ‘행복하다‘는 낱말은 모두형용사여서, ‘우리‘나 ‘너‘ 같은 주어가 그 상태에 관여할 수있는 일이 없다. 억지로 주어를 붙일 수는 있어도 그것은술어의 상태를 제어하지 못하는 가假주어에 불과한 것이다.
명분이 바르고, 말이 이치에 맞는다(名正言順).명분이 바르지 않으면, 말이 이치에 맞지 않는다(名不正言不順.명분이 바르지 않으면, 말이 이치에 맞지 않고, 말이 이치에 맞지 않으면,일이 안 된다(名不正則言不順, 言不順則事不成).
사회 용어에도 창의력이 돋보인다. 빠른 운송수단을 뜻하는 ‘운‘과 버스 환승터미널을 말하는 ‘전운‘이라는 용어를 볼 때마다, 나는 감탄한다. 대륙과 홍콩에서는 지하철을 뜻하는 ‘지철(‘이라
그렇다면 나를 지배하는 관성은무엇인가. 정체성이란 이름으로 내 안에 들어앉은 타성과편견의 바위들을 끌어내고, 익숙한 방향으로만 흐르려는생각의 물길을 다른 곳으로 돌릴 힘이 나에게 있는가. - P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