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위버멘쉬
신호철 지음 / 문이당 / 2023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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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원래 소설을 잘 읽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이 책은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여 쓴 소설로 흥미를 불러 일으켰다. 미래의 다양한 기술 발전들 중에서도 특히 '배양육'을 소재로 한 책이었는데, 기생 미생물을 이용해서 유전자를 합성한다는 발상이 흥미로웠다.

간단히 줄거리를 요약해보자면, 주인공은 '채신'이라는 여성과 '우재'라는 남성이다. 채신에게는 '창신'이라는 오빠가 있는데 우재의 친구이기도 하다. 배양육 분야에서 선두기업인 '바이에덴사'는 배양육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원천기술인 기생 미생물을 이용한 합성 기술을 갖고 있다. 이 기생 미생물들은 앞에 '모스'라는 이름이 붙는다.

우재는 이 기업의 배양 8팀에서 일을하고 있고, 채신은 이 회사에 들어가고 싶어서 바이에덴사가 1년동안 진행한 에덴스피어 프로젝트에 참여했었다. 에덴스피어 프로젝트는 바이에덴사가 에덴스피어라는 이름의 커다란 건물을 지어 고립된 생태계를 만든후 1년동안 선발된 대원들이 들어가 자급자족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완벽히 고립된 생태계는 아니었다.)

1년뒤 다시만난 우재와 채신의 관계는 조금 달라져있었다. 원래의 채신은 우재를 좋아했었는데, 이제는 살짝 피하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러다 갑자기 전국에 알 수 없는 전염병이 돌기 시작한다. 머리카락이 빠지고, 관절이 부풀어 오르며, 관절이 뒤틀리는 증상을 보인다. 대부분의 사람이 이 병에 걸린 가운데 채신과 창신 또한 이 병에 걸렸고, 우재만이 멀쩡하다.

정부에서는 이 알 수없는 전염병의 원인으로 배양육을 지목하고, 이에대한 해명을 하라고 공문을 보낸다. 이에 바이에덴사 자체조사를 시작하게 되는데 우재가 일하는 배양8팀만이 멀쩡한 것을 보고 피검사를 한다. '리슈볼바키아'라는 다른 모스를 잡아먹고 자신도 사멸하는 모스가 있는데 배양8팀의 피에서 이 모스가 발견된다.

이 항체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우재는 회사에서도 이용당하고, 조폭들에게 납치되어 매일같이 피를 뽑히는 신세가 된다. 그러다 이제 돌려보내주겠다고 약속하지만 조폭 중 한명이 우재를 중국에 팔아넘길 생각으로 우재를 뒤쫓는다. 도망치다 우연히 곽경식 교수가 하는 강연장에 들어가게 된다.

사람들은 질병의 창궐이라 하는데,

사실은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우리 몸 안에 내재한 인간이 아닌 것들과 말입니다. 싸워야 합니다.

수억년 동안 축적되어 있던, 인간이 아닌 것들을 몰아내는 결전의 시점입니다.

그래서 도달하는 순수인간.

바로 위버멘쉬입니다.

머물것인가 진화할 것인가?

오늘날의 이 현상을 150년 전 니체는 예측했습니다.

(중략)

위버멘쉬, 바로 새롭게 진화된 인류입니다.

140p 곽경식 교수의 연설

아니웬걸, 강연장 무대 위 위버멘쉬로 소개된 사람이 채신이 아닌가,,, 여기서부터 이야기는 다른 국면으로 흘러간다. 위버멘쉬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위버멘쉬라는 개념은 스스로에 대한 통찰, 정신적인 것들에 관련해서 나와의 싸움을 말하는 것 같은데, 변질되어 신체 안의 미생물과의 싸움이라고 여겨진다.그리고 점점 종교화 되는데... 이는 책에서 직접 읽어보기를 권한다.

확실히 한국소설이라 주인공들의 이름이 잘 외워졌고, 상상이 잘 가는 스토리 구성에 술술 읽혔던 책이다. 평소에 배양육이라는 것에 큰 관심은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 호기심이 생겼다.

처음엔 미래 기술로 어떻게 세상이 변할까에 초점을 맞춰서 읽었다면 결국 남는건 인간 본성에 대한 이야기였던 것같다. 기술을 이용하여 사리사욕을 채우려는 사람들, 또 위버멘쉬라는 개념이 어떻게 인간에게 이용이 되는지,, 흥미롭게 읽었지만 씁쓸함도 남는다. 나에 대해 알아가는 노력과, 세상을 잘 살아가기 위한 고민을 계속하며 살아가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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