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에 서점에 가서 신간을 둘러보면 새해의 트렌드를 전망하는 책들이 많이 나와있습니다. 이런 류의 책이 베스트셀러를 차지하고 있기도 하구요. 그만큼 사람들이 트렌드의 변화에 관심이 많고, 알려고 노력을 한다는 것인데요.
트렌드란 일정한 방향성을 뚜렷하게 나타내는 현상이나 행동을 뜻합니다. 예전엔 60년대의 트렌드, 70년대의 트렌드라고 하여 비교적 장기간의 트렌드를 정의하곤 했었는데, 요즘은 매년 올해의 트렌드라고 하여 전문가들이 키워드를 발표 합니다. 저자는 트렌드가 매년 바뀔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회의감을 가지고 이러한 현상이 마케터들에 의해 조작된 프로파간다라고 합니다.
프로파간다란 일정한 의도를 가지고 사람들의 의식이나 행동을 특정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사용되는 선동 기법을 뜻합니다. 즉 저자는 사람들이 관심이 있어서 트렌드가 되는게 아니라 마케터들이 트렌드라고 사람들에게 주입시켜 그것을 사람들이 트렌드라고 생각하고 관심 갖게 만들어 소비를 하게 만든다고 주장합니다. 심지어 저자는 프로파간다가 비즈니스 분야에서 쓰이면서 '마케팅'이라는 그럴듯한 단어로 신분세탁을 했다고까지 말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 책의 제목을 트렌드의 배신이라고 지은 것 같습니다. 트렌드에 대해 이런식으로 해석을 하는 것이 신선하다고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매년 소비트렌드 발표를 하는 것이 전부 쓸데 없지는 않다고 합니다. 기업의 마케터 입장에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약간의 힌트라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렇게 트렌드라고 발표되는 것들을 비판적 사고 없이 받아들이는 소비자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합니다.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비판적 사고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최근 트렌드라고 알려진 26개의 주제에 대해 저자의 생각을 인문학적 관점을 곁들여 소개합니다. 저자가 트렌드에 대해 어떻게 비판적 사고를 하는지 엿보면서 우리도 트렌드에 대해 비판적 사고를 하는 연습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