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를 사랑한 남자 - 삼성전자 반도체 천부장 이야기
박준영 지음 / 북루덴스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반도체를 사랑한 남자"

책 제목을 보면 여러분은 이 책이 어떤 내용일 것 같나요?

소제목으로 '삼성전자 반도체 천부장 이야기'라고 써져있기도 해서 저는 삼성전자 임직원이 쓴 경제 경영 이야기인줄 알았습니다. 최근에 권오현 삼성전자 전회장의 '초격차'라는 책을 읽어서 더 그랬던거 같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삼성전자에 현재까지도 근무하고있는 천부장님의 이야기를 박준영 인류학 박사의 시선으로 써내려간 책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천기주 부장님은 1988년 우리나라가 반도체 불모지던 시절에 삼성에 입사했습니다. 여기서 천기주라는 이름은 가명입니다.

저자는 삼성의 경영자의 역사에 가려져 그 구성원이었던 한 인간의 30년은 이대로 사라져야 하는 것인가? 라는 의문을 가지고, 이것이 단순히 개인의 자서전이 아닌 한국 사회에서 다르게 밝혀내야 할 특별한 평범함이라고 말하며 그 가치를 재발굴하기 위해 천부장님께 제안해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저자가 문화인류학자인 만큼 이 책의 한 파트가 끝나면 문화인류학적 관점에서 다루는 내용이 나오는데요. 인류학에서 나오는 개념들과 인류학적 관점으로 보았을 때 생각해 볼만한 것들이 나옵니다.


인류학 연구는 연구 참여자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므로 천부장과 저자의 대화가 이 책에 많이 나온다. 대화하는 대상과 그 이야기가 연구의 도구가 되는 일은 연구자로서 상당한 책임감과 부채의식을 동반한다고 한다. 이것을 보완하는 것이 바로 라포인데 라포형성이 어떻게, 얼마나 되있는지에 따라 대화의 밀도가 달라지므로 라포는 인류학 연구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반도체의 성능이 1년반~2년마다 2배씩 좋아진다는 무어의 법칙...

이에 한 술 더 떠 삼성에서는 1년마다 2배씩 좋아진다는 황의법칙이 있었다. 이 때 삼성에 근무했던 직원들은 정말 지옥같았을 것같다. (다행히 이런 법칙들은 2017년을 기점으로 없어졌다고 한다.) 천부장만 해도 72시간 연속 근무, 1년에 3일만 쉬었던 기억이 있다고 한다. 이 때 신장기능이 망가졌다고 하는데,,, 그렇게 했기에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미친듯이 성장하고, 혁신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들의 열정과 희생이 지금의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위상을 만들었고 우리는 감사해야 한다.. 천부장은 FM적인 사람이고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인 것같다. 회사에 자신의 인생을 바쳐 회사를 키우고 자신도 그와 함께 성장한다고 믿었던 사람이다. 실제로 회사에서 그는 자신을 정말 한계까지 몰아붙인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천부장님의 회사생활을 많이 엿볼 수 있었습니다. 반도체 산업 자체에서의 위기, 회사 내에서의 갈등, 본인을 몰어붙이면서 생기는 어려움 등등,,, 반도체 산업에 있어서 반도체를 자신처럼 생각하며 열심히 일한 그의 열정과 끈기가 느껴졌습니다. 그냥 저냥 살아가서는 혁신도 없겠구나 이런 생각도 듭니다.

건강도 중요하긴 하지만, 건강에 이상이 생길정도로 열심히 해본적이 있나 생각하게 됩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가 어떻게 혁신을 이뤄왔는지 궁금한 사람은 이 책을 읽어보면 좋을 거 같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