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퓨마의 나날들 - 서로 다른 두 종의 생명체가 나눈 사랑과 교감, 치유의 기록
로라 콜먼 지음, 박초월 옮김 / 푸른숲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저자 로라 콜먼은 환경운동가이다. 콜먼은 볼리비아에서 야생동물 보호구역 자원봉사로 일하다 자신의 삶을 변화시킨 퓨마 '와이라'를 만나고 자신이 경험햇던 것과 느낀것들을 풀어나간다.

24살의 그녀는 볼리비아로 여행을 왔다가 돌아가려고 항공편을 바꾸려고 인터넷 카페에 들렀는데 그곳에서 볼리비아 동물 복지 자선단체 홍보물을 보고 그곳에 찾아가게 된다.

낯선 동물들이 아무렇지 않게 가까운 곳에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모기 등 벌레는 많고, 냄새도 심하고, 전기도 안들어오는 곳, 파르케. 처음 그녀가 파르케에 가서 처했던 상황과 느꼈던 것들이 생생하게 적혀있었다.

그녀는 그곳에 도착하고 바로 다음 날 그곳을 떠나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 하지만 다음날 밀라에게서 이곳에 암컷 퓨마 '와이라'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퓨마를 돌보기 위해선 최소30일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제인과 함께 직접 와이라를 보러가는데, 처음에 그녀가 와이라를 보고 느꼈던 두려움, 놀람, 호기심, 연민 등이 잘 느껴졌다. 와이라를 보면서 그녀는 처음엔 두려움과 중압감을 느끼지만 점점 호기심, 기대감, 희망이 더 강렬해 지면서 그곳에서 처음으로 웃는다.

코코라는 원숭이가 학대 받으며 자랐다는 것을 알게 되고 조금씩 교감을 하면서 그곳의 동물들에 관심을 갖게 된다. 그곳의 동물들은 어렸을 때 강제로 야생성을 빼앗겨 자랐기에 야생에 마냥 풀어줄수도, 좁은 케이지에 가둬놓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거의 반 풀어놓다시피 하며 돌보는 것이었다.

와이라를 돌보던 오스카가 그곳을 떠나게 되면서 로라가 와이라와 친해지려고 노력을 한다.

그곳에서의 생활은 힘들다. 등이 배기고, 긴장성 두통이 멎을 새가 없으며, 악취가 나는 옷을 입고 똥을 치우고, 채소를 갈고, 주의사항들을 듣고,,,, 그래도 그녀는 와이라를 보러 갈 때마다 새로운 경험에 긴장을 하면서도 그 긴장에 굴복해 포기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며 하루하루 그곳에서 적응한다.

그곳에서 토요일을 맞아 처음으로 잠깐 시내에 갈 수 있는날 로라는 시내에 가는 것을 기다리다가 제인이 와이라에게 가는 것을 알고 고민하다가 결국 제인을 따라간다. 신기하게도 와이라는 토요일인데도 와줬다는 것을 안다는 듯이 오후의 자유를 만끽하지 않고 그냥 눈을 감고 있는다. 오스카가 떠나간 것도 아는 눈치이다.

이날 처음으로 와이라는 로라를 핥아주고 로라는 그에 감탄하고 고마워한다. 조금씩 와이라와 친해져 가는 것 같다.

이 곳 파르케에서 그녀는 금강앵무, 판치타(돼지), 원숭이 등 다른 동물들과도 교감을 나누고 자연의 아름다움도 느낀다. 몸은 편하지 않지만 그녀는 그곳에서 계속 있는다. 케이지에 갇힌 동물들, 학대받은 동물들에게 진정으로 공감하며 예전에 무심히 지나쳤던 호스텔 벽 높이 걸려져 있던 재규어 가죽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쟤네는 왜 저러는지 알아?"

해리가 눈썹을 치켜올리고 쭈그려 앉아 개미를 유심히 살펴본다. 검붉은 개미들의 등과 큰턱이 반짝인다. 내 엄지만 한 그 개미들은 끝없는 순환에 갇혔는데도 피곤한 기색이 없다. 해리는 꼿꼿이 일어난다. 어깨의 긴장이 풀려 있다.

"그냥 미친놈들이지 뭐."

해리가 웃으면서 나에게 마체테 한 자루를 건네주고 따라오라고 손짓하며 오솔길을 내려가기 시작한다.

"우리와 다를 게 없어."

해리가 어깨 너머로 돌아보며 윙크를 한다.

"그렇지?"

157p

사실 처음에 나는 '동물 복지 자선단체에서 일을 한다고 해서 돈을 주는 것도 아니고, 편한 곳에 머물게 해주는 것도 아니고, 하다 못해 제대로 된 음식을 주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자원해서 그런 곳에 가서 일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었다. 이런 내마음을 안다는 듯이 해리의 대사가 인상깊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니 나도 이런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야생의 동물들과 교감을 한다는 것은 정말 나를 변화하게 할 것같다. 차원이 다른 용기와 인내심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야생과 애완동물의 그 어중간한 사이에 있는 동물들이기에 이렇게 교감을 할 수 있는게 아닐까? 실제로 겪기 어려운 일들을 책으로나마 간접경험 할 수 있다는 것이 참 행운인 것같다.

13년간 좁은 케이지에 갇혀있던 와이라를 넓은 방사장으로 옮기면서 느껴지는 감동은 이 책을 처음부터 찬찬히 읽어나가면 더 크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나이가 많은 동물에게 진정제나 마취제를 맞추고 이동하는 것은 큰 부담이 된다. 그러기에 교감을 나눈 이들이 그를 이끌어야 했다. 그것으 완벽한 산책이었다. 미지의 세계로 나가는 와이라는 충격을 받으면서도 금세 적응한다. 넓은 방사장에 간 와이라가 고맙다는 듯이 멀리 뛰어갔다가 다시 달려와서 핥아주는데 찰리와 로라는 감격스러워 한다. 나였어도 그랬을것 같다.

원래 단기 봉사만 하고 떠날 생각이었던 그녀는 와이라를 보기 위해 정기적으로 파르케에 찾아간다.

이 책은 조금 두껍지만 술술 읽힌다. 그녀의 정글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