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아름다운 꽃이다 -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직접 말하는 돈과 인생이야기
박현주 지음 / 김영사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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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 책에서 돈에 대한 철학, 창업의 역사, 투자의 원칙, 기업 경영에 대한 생각, 돈의 흐름에 대해 풀어내고 있습니다. 서른 아홉의 나이에 회사를 창업하여 10년 만에 한국 주식형 펀드의 1/3의 차지한 실적은 '대단하다'는 말을 절로 토해내게 합니다. 시기에 찬 이들이 ‘운이 따랐다’고들 하지만 ‘운’만으로는 설명하기 부족한 무언가가 있습니다.

그는 유독 정직을 강조합니다. 온 몸을 정직으로 무장하라고 주문하는 것을 보면, 증시 바닥에서 볼 꼴 못 볼 꼴을 다 봤음을 짐작케 합니다. 저자가 회사를 설립하게 된 동기도 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증권 회사의 거짓된 행태들은 이해하기를 지나쳐 범죄입니다. 저자는 밝힙니다. 영업직원에게는 매매를 강요하면서 회사는 자기 돈을 운영하는 주식을 매도하는 모습을 보았노라고.

증권사의 거짓 전통은 지금까지 면면히 내려오고 있습니다. 1997년 IMF 직전까지도 애널리스트들은 '매도'라는 의견을 내지 않았습니다. 지금 이 시점까지도 ‘매도’ 의견을 내는 애널리스트는 가뭄에 콩나듯이 합니다. 설사 ‘매도’ 의견을 낼 경우에는 그에 따른 후유증을 단단히 각오해야 합니다. ‘매도’를 소신껏 주장하지 못하는 애널들에게도 나름대로 할 말은 있습니다만, 그것은 ‘비겁한 변명’일 따름입니다.

저자는 또 말합니다. IMF 사태는 금융 회사의 책임이라고요. IMF 당시 금융 회사가 기업에 대한 심사 능력이나 리스크 관리 능력이 부족했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건이 97년에 발생합니다. 97년 SK증권은 J.P 모건으로부터 구매한 파생상품으로 인해 3억5천만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손해를 입었습니다. SK증권은 법정에서 J.P 모건이 상품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항변하지만, J.P 모건은 "계약 내용에 다 명시되어 있었고, 당신들도 전문가 아닌가?"라는 반박에 할 말을 잃고 고스란히 당하고 맙니다.

금융 산업은 10년 전과 비교해서 얼마나 발전해 있는 걸까요? 저자는 우리나라 현재의 금융계가 외국 거대 자본과의 경쟁에서 불리한 반면, 금융 환경에서는 그에 맞설 여건이 되지 못한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합니다. 앨빈 토플러가 '부의 미래'에서 말한 바로 그 '공무원의 속도' 때문이죠.

그럼 그가 바라보는 부의 흐름은 어떨까요? 그는 부동산에서는 아파트보다는 오피스 빌딩을, 펀드에서는 중국과 인도를 추천합니다. 올 여름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한국 시장의 주식을 요즘 잘 들여다 보지 않는다고 합니다. 대신, 세계 흐름이 어떤 식으로 흘러가는냐를 관찰한다고 합니다. 한국 경제도 세계 경제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이상, 지엽적인 단기 조정보다는 거대한 장기적 흐름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겠지요.

올해가 미래에셋그룹이 설립된 지 꼭 10년째입니다. 70년대 이후 어느 한 분야에서 조(兆) 단위의 매출을 올리면서 삼성, 현대, LG 등의 재벌 계열사들을 제친 회사는 제치고 1등을 한 기업은 없습니다. 새로운 신화를 쓰고 있는 저자의 패기와 도전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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