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 이재익 장편소설
이재익 지음 / 네오픽션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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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정확한 날짜는 기억이 안 나지만, 사건 기사를 읽으면서 어처구니가 없다 싶었다. 인간으로서 할 짓인가, 41명은 인간도 아니다, 생각했다. 소설을 읽으면서 제대로 된 벌을 받은 것 같아 정말 속이 다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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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드 1 - 가난한 성자들 조드 1
김형수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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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무친, 그보다 더 잘 알려진 이름 '칭기즈 칸'.

 

서양 역사로 채워진 중세사에서 실로 경이롭다고 할 수밖에 없는 그의 광대한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소설이다. 책 소개에서 다른 관련 소설들과 다르게 저자가 실제로 열 달간 생활하면서 이 소설을 집필했다는 것처럼, 광활한 몽골 땅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몽골인들의 생활 모습, 그들의 문화가 소설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는 것 같다.

 

단순히 피상적인 앎에 의한, 그것이 만들어놓은 허상만을 좇는 여타 소설들이나 글들과는 이 소설은 눈으로 직접 보고 느끼지 못했던 몽골에 직접 체험하게 하는 것 같다. 그만큼 현장감과 사실성이 살아 있는, 비록 언어는 우리말이라 하더라도 그 말 속에, 소설 내 단어들 속에 깃든 몽골인들의 의식을 엿볼 수 있는 것 같다. 따라서 소설 속 몇몇 문장들이 풀어놓는 이미지들이 상당히 낯설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것이 새롭게 느껴지는 것은 이 소설이 지니고 있는 즐거움이자 새로움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소설을 통해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칭기즈 칸의 유년의 시절과 그가 어떻게 중세사를 지배할 수 있었는지, 그 원동력의 비밀을 알 수 있다. 즉 단순히 한 영웅의 어린 시절을 한편의 영웅담처럼 편중된 시각으로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사실적으로, 현실적으로, 독자로 하여금 판단하며 읽을 수 있도록 저자 나름의 배려가 돋보인다.

 

몽골로이드, 우리 한민족의 계통을 따라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단어이며 그만큼 몽골이 지니고 있는 느낌은 매우 친숙하다. 그러나 그들이 가지고 있는 역사에 대해서는 사실 생소하며, 이 소설이 지는 약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소설을 통해 그들의 삶과 문화를 엿보면서 그들의 기상을 느껴보는 것만으로 이 소설을 읽는 큰 즐거움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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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구역 서울
정명섭 지음 / 네오픽션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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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것이 아님에도 우리 것처럼 익숙한 대상, 좀비.
국내에는 거의 드물지만 영미 드라마나 영화 들에서 좀비는
죽은 것도 아니고 산 것도 아닌, 공포의 대상이자 동시에 조롱의 대상이다.
사람과 비교해 매우 낮은 지능, 걷거나 뛰거나 하는 단순한 동작만 반복하는
공격 본능에 충실한 좀비는 종종 사회적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소설 속에서 핵폭발이 일어난 서울 시가지를 누비는 것은 좀비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살기 위해 그것들을 죽여야 한다.
아이러니한 것은 주인공이 고뇌하듯, 그 죽일 것들이
이 책의 소개 내용처럼 한때는 내 가족이었다는 것이다.
이는 이 소설이 노정하고 있는 비극성이다.

 

물론 소설 속 배경이 현실로 전이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잉여'라고 부르면서 비꼬는,
동시에 연민하고 또 부정하는 그 대상이 좀비와 동류라고 한다면 과연 지나친 것일까?

소설은 트레저 헌터라는 이색 직업을 소재로 하고 있다.
절박한 심정으로 살아남은 운 좋은 자들의 의뢰품을 찾아오는 트레저 헌터.
그들은 목숨을 걸고 담장 너머 '폐쇄구역 서울'에서 그 의뢰품들을 찾아온다.
물론 좀비들과 트레저 헌터는 각자의 목적을 위해 서로를 사냥한다.
이는 약육강식의 처절한 생존 방식이며 동물로서의 공격성이 극에 달한 지점이다. 마치 오늘날 살아남기 위해 우리가 배우는 생존 방식처럼 말이다.

 

이 소설을 끝까지 읽은 독자로서 이 소설의 결말을 말한다면 불완전한 해피엔딩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주인공을 둘러싼 일련의 음모는 해결되지만 상황은 변하지 않는다.
여전히 그는 고뇌하고 트레저 헌터로서 의뢰품을 찾아 목숨을 내거는 묵시록적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다만 작금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좀 더 내면화시킨다는 점에서 의식적 성장을 거둔 주인공의 모습에 책을 다 읽는 동안 가졌던 불안을 살며시 내려놓는다.

 

물론 이 소설이 지니고 있는 단점도 있을 것이다.
낯설지 않은, 좀비 세상이 가져다주는 익숙함이 살짝 불편할 수도 있고 중간에 삽입된 상황 설명이 복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들을 차치하고 볼 때 이 소설은 매력적인 한 편의 좀비 스릴러로 볼 수 있다.
한 방에 날려버릴 더위는 없지만, 소설 속 현실과 현실의 현실을 비교하는 참맛을 가진 소설이라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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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 콩고
배상민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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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이 만드신 첫 번째 인간 아담과 그의 갈비뼈 하나를 각출하여 만든 이브.

인간의 시초라 일컬어지는 이들은 순진무구한 존재에서 선악과의 존재와 뱀의 등장, 그로 인해 저지르게 되는 인류 최초로 저지르게 되는 범죄 행위. 이들은 성경 속 이야기임에도 사실적으로 느껴진다. 배상민의 소설은 아담과 이브의 현대적 해석이라 할 수 있다.

 소설 속 주인공은 소위 일반인이라 지칭되는 평범한 인간의 수준과는 다르다. 남자 주인공 담은 돌고래와 친구를 먹어도 좋을 지능을 가진 남성이고 여주인공인 부는 사창가에서 태어난 불우한 환경과 자신은 현 인류와는 다른, 진화된 독립 개체라고 주장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소설 속 주인공들을 정상의 범주에서 밀어낸 것은 바로 그 정상의 범주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보통, 또는 평범이라는 칼 같은 범주를 정해놓고 마치 다양성을 인정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면서 그것을 배제한다. 즉 소설에서 드러나듯이 다양성은 배제를 위한 도구이지 어울림의 전제가 아니다. 즉 담과 부는 그 보통과 평범의 기준에서 벗어났다는 이유로 그들의 사회에서 축출당한다. 때문에 부는 보통 인류와는 차원이 다른, 더 진화된 개체로서의 자신을 발견하려 하고, 그의 시야에 들어온 담을 새로운 각도로 해석하고 인식한다. 보통 사람들이 무시하고 지나쳤던 그 포용의 작업 말이다.

 주체와 타자를 논할 때, 우리는 항상 주체이지 타자가 아니다. 아니 타자의 순간에도 자신이 주체이고자 한다. 즉 다른 주체를 위한 타자화를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이 소설은 미래와 현재의 사건들이 교차로 서술되면서 전체 서사가 진행된다. 어려운 문장도 없어 술술 읽힌다. 인상적인 표지 만큼이나 인상적인 내용이 시종 시선을 잡아끈다. 올 한 해의 시작을 좋은 책과 할 수 있어 유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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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환 글.그림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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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지 않아도 돼, 참지 않아도 돼, 힘들면 그만해도 돼."

 

이 한마디에 나를 옥죄었던 긴장의 끈이 풀림을 느꼈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처럼, 색이 다른 날개를 가진 나비를 따라 그의 여정에 동참하면서

 

지금껏 내가 살아온 길을 되짚어보게 됐다.

 

손아귀에 움켜쥐려 했던 것들이 지금까지의 내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이었는지

 

그것을 지키기 위해 무리한 것들을 원하고 그것을 위해 애면글면 한 것은 아닌지

 

다시금 돌아보고 반성하게 된다. 

 

물론 이 책을 덮은 후에는 다시 나의 일상으로 돌아가 또 상처를 받으면서,

 

누군가의 가슴에 생채기를 내면서

 

나는 하루하루를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하루하루가 지치고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을 때, 문득 생각날 것이다.

 

 "버티지 않아도 돼, 참지 않아도 돼, 힘들면 그만해도 돼."

 

하늘을 향해 날아가던 나비와 내가 꿈꾸던 것들과 진정 내가 원하는 것들과......

 

<위로>, 나를 보듬어 안는 가장 쉽고도 편한, 그러나 확실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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