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 콩고
배상민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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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이 만드신 첫 번째 인간 아담과 그의 갈비뼈 하나를 각출하여 만든 이브.

인간의 시초라 일컬어지는 이들은 순진무구한 존재에서 선악과의 존재와 뱀의 등장, 그로 인해 저지르게 되는 인류 최초로 저지르게 되는 범죄 행위. 이들은 성경 속 이야기임에도 사실적으로 느껴진다. 배상민의 소설은 아담과 이브의 현대적 해석이라 할 수 있다.

 소설 속 주인공은 소위 일반인이라 지칭되는 평범한 인간의 수준과는 다르다. 남자 주인공 담은 돌고래와 친구를 먹어도 좋을 지능을 가진 남성이고 여주인공인 부는 사창가에서 태어난 불우한 환경과 자신은 현 인류와는 다른, 진화된 독립 개체라고 주장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소설 속 주인공들을 정상의 범주에서 밀어낸 것은 바로 그 정상의 범주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보통, 또는 평범이라는 칼 같은 범주를 정해놓고 마치 다양성을 인정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면서 그것을 배제한다. 즉 소설에서 드러나듯이 다양성은 배제를 위한 도구이지 어울림의 전제가 아니다. 즉 담과 부는 그 보통과 평범의 기준에서 벗어났다는 이유로 그들의 사회에서 축출당한다. 때문에 부는 보통 인류와는 차원이 다른, 더 진화된 개체로서의 자신을 발견하려 하고, 그의 시야에 들어온 담을 새로운 각도로 해석하고 인식한다. 보통 사람들이 무시하고 지나쳤던 그 포용의 작업 말이다.

 주체와 타자를 논할 때, 우리는 항상 주체이지 타자가 아니다. 아니 타자의 순간에도 자신이 주체이고자 한다. 즉 다른 주체를 위한 타자화를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이 소설은 미래와 현재의 사건들이 교차로 서술되면서 전체 서사가 진행된다. 어려운 문장도 없어 술술 읽힌다. 인상적인 표지 만큼이나 인상적인 내용이 시종 시선을 잡아끈다. 올 한 해의 시작을 좋은 책과 할 수 있어 유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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