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생 순정만화 X SF 소설 시리즈 2
듀나 지음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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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생" / 듀나 / 폴라리스(현대문학)

SF 소설과 순정만화의 독특한 조합으로, 독자에게 새로운 차원의 상상력을 선사하는 작품📚

신일숙 작가의 "1999년생"과 세계관을 공유하면서도, 더욱 현대적인 감각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중심은 외계인과의 충돌 속에서 초능력을 지닌 인물들이 펼치는 모험으로, 흥미진진한 액션과 함께 깊이 있는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

단순한 SF 액션을 넘어, 환경 오염과 인간 존엄성, 그리고 온라인 사회의 문제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들을 심도 있게 다루고 있어 독자들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합니다.

특히, 외계인의 침략이 오히려 지구의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설정은 환경 문제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합니다.

또한,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고전적인 SF 요소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초능력자들의 활약과 그들이 직면한 도덕적 딜레마를 흥미롭게 그려냈습니다.

"2023년생"은 SF 팬뿐만 아니라, 철학적이고 사회적인 주제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도 추천할 만한 작품입니다.

듀나의 독창적인 상상력과 뛰어난 서사 능력이 돋보이는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시대의 SF 문학을 만끽해 보세요!

p.23-24
~24
인류가 달과 태양계 여러 행성에 보낸 우주선에서 사진들을 보내온 뒤로 아담스키의 거짓말은 설득력을 잃었다. 그런데도 그 램프 뚜껑들은 이 사기꾼이 죽은 뒤에도 여전히 하늘을 가로질렀고 꾸준히 사진에 찍혔다. 제너럴 일렉트릭에서 만든 게 분명한 거대한 전구들을 반짝이며.
그 램프 뚜껑 하나가 지금 비키를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p.41
이건 단순한 존재론적 공포 이상이었다. UNESPC는 이런 생각의 조각들이 외계인의 세뇌 도구일 수도 있다고 의심했다. 그리고 배후로는 늘 한 사람이 지목되었다. 자헬 킬레츠. 20명의 수석 중 가장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 다른 수석들이 본부와 함께 자폭하는 동안에도 킬레츠는 어디에 있는지도,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어디선가 예측할 수 없던 끔찍한 일이 터져 달려가면 거기엔 이 외계인 수석의 익숙한 흔적이 묻어있었다.

p.54.
비키는 평양에 돌아온 첫날의 남은 시간을 쩐 장군이 준 자료를 읽으며 보냈다. 자료는 두 권의 보고서로 이루어져 있었다.
1. 왜 그물자리 제타2가 외계인의 고향인가.
2. 왜 가루다 팀이 그물자리 제타2로 가는 첫 탐사대가 되어야 하는가.

p.124.
그렇다면 비키는? 칼라는 차라리 비키를 더 믿을 수 있었다. 친구로 삼을 수 있는 부류는 아니었다. 말 없고 수줍었으며 무엇보다 자신에게 주어진 능력을 버거워했다. 하지만 정직하고 믿음직했으며 무시무시할 정도로 강력한 텔레파시 능력자였다.
“순교자 타입이구나.”
부다예바가 말했다.
“2023년생은 중간이 없어. 자기 힘에 도취된 개자식이거나 혼자 고민을 짊어지고 가는 순교자 타입이거나.”


#2023년생 #듀나 #폴라리스 #현대문학
#신일숙 #1999년생 #SF #SF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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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도 동정탑 - 2024년 제170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구단 리에 지음, 김영주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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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도 동정탑』 / 구단 리에 / 문학동네

🏆 2024년 제 170호 아쿠타가와상 수상적
🏆 히라노 게이치로, 요시다 슈이치 등 역대 최단 시간 심사, 심사위원 대호평

"많은 독자들이 재미있게 읽을 만한, 최근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중에서도 굉장히 독특한 작품."

🎈
2024년 제170회 아쿠타가와상이 AI를 활용해 집필한 작품인 『도쿄도 동정탑』에 주어졌다.

작가 구단 리에는 수상 기자회견에서 ‘작품 일부에 생성형 AI로 만든 문장을 사용’했다고 밝혔고, 이후 일본은 물론 한국의 언론과 독자들도 관심을 보였다.

작품에서 해당 문장이 사용된 곳은 작중 인물들의 질문에 AI가 답변하는 부분이고, 이는 전체 분량의 약 2% 미만을 차지한다.

심사위원단은 ‘심사 당시 AI 사용 여부는 문제되지 않았다’ ‘작품을 읽어보면 누구나 납득할 것’ ‘완성도가 높고 단점을 찾기 어려웠다’ ‘최근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중에서도 굉장히 독특한 작품’이라고 심사평을 밝혔다.

『도쿄도 동정탑』은 소외와 차별을 당하는 사람이 없는 이상적인 사회를 지향하며 범죄자를 동정받아야 할 존재로 정의하고, 도심 한가운데에 최첨단 교도소를 건립해 수감자들에게 안락한 생활을 제공하고자 하는 근미래 도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사회는 동정받아야 할 범죄자를 ‘호모 미세라빌리스’, 죄를 짓지 않아도 되는 환경에서 살아온 비범죄자를 ‘호모 펠릭스’로 칭한다.

더불어 세워질 교도소의 명칭은 ‘심퍼시 타워 도쿄’이고, 이를 직역한 ‘도쿄도 동정탑’으로 불린다.

소설은 타워의 설계를 맡게 된 건축가 마키나 사라, 그녀의 어린 연인 도조 다쿠토, 범죄자 동정론을 주도하는 사회학자 마사키 세토, 새 교도소를 취재하러 온 미국인 기자 맥스 클라인 각각의 시선을 통해 이 논쟁적 주제를 다각도로 그려낸다.


🎈
이 소설은 AI 시대에서의 언어와 인간성, 그리고 사회적 규범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AI가 생성한 문장이 포함된 점에서 언어의 무한한 가능성과 동시에 그 한계를 보여주며, 작품 전체에 걸쳐 언어와 건축물이 가지는 상징적 의미를 탐구합니다.

매우 독특하고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작품이다.
언어의 사용과 건축의 비유를 통해 현대 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담고 있으며, AI의 도입이 문학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p.5. 바벨탑의 재현. 심퍼시 타워 도쿄의 건설은 머지않아 우리의 말을 어지럽히고 세계를 혼란스럽게 할 것이다. 다만 이 혼란은 건축기술의 발전으로 오만해진 인간이 하늘에 가까이 다가가려다 신의 노여움을 샀기 때문이 아니다. 저마다 이기적인 감성으로 말을 남용하고 날조하여 확대하고 배제한, 그 당연한 귀결로 서로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다. 입에서 나온 모든 말은 타인이 이해할 수 없는 독백이 된다. 독백이 세상을 장악한다. 대 독백의 시대가 도래했다.

p.13. 나는 미래가 보인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를 실제로 보는 것 같은 환시 현상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은 이것을 재능이라느니, 초능력이라느니, 예술적 영감이라고 말하려 하지만 물론 단순한 직업병의 일종에 지나지 않는다. 한 번이라도 거대한 건축물을 설계해본 경험이 있는 건축가라면 누구나 같은 병에 걸린다. 다루는 건물의 규모가 클수록, 도시 경관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수록 병이 진행된다. 한 번 지으면 돌이킬 수 없는 것을 구상하면서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라고 느긋하게 잠꼬대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건 말이 안되는 일이다.

p.17. 데생은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해낼 자신이 있었고, 한자를 암기하는 것도 반에서 가장 빨랐다. 하지만 가타카나를 쓰는 건 아무리 연습해도 소용없었다. 초등학생이나 외국인도 나보다 훨씬 잘 쓴다. 심지어 한 사무실 직원에게는 "정신 이상이 있는 엽기적인 연쇄 살인범이 쓸 법한 글씨"라는 평을 들은 적도 있다. 가타카나를 만든 이는 상종 못할 인간이다. 아름다움도 자부심도 느낄 수 없는 따분한 직선인데다 알멩이는 허접하다. 그런 주제에 어느 나라의 언어도 다 포섭하겠다는 뻔뻔함이 있으면서, 어디 한 획이라도 빠지면 그 즉시 막대기로 변해버리는 구조물에 애착이 생길 리 없다. 어떻게 해도 생리적 혐오감이 나의 가타카나를 왜곡시킨다.

p.22. "가엾고, 동정받아 마땅한, 호모 미세라빌리스"
태어나서 처음으로 발음해본 그 말은 어감만 보면 결코 나쁘지 않은 것 같았다. 적어도 내 언어 감각은 그 단어를 발음하는 것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문맥을 무시하고 그냥 왠지 말해보고 싶은 단어가 있는데, 호모 미세라빌리스도 아마 그런 단어에 가까울 것이다. '범죄자'라는 호칭을 계속 사용할 수 있다면 물론 그보다 더 나은 건 없다. 하지만 세상이 완전히 '호모 미세라빌리스'로 이행한다 하더라도 당분간은 괜찮을 것 같다. 남들 앞에서도 실수하지 않고 말할 수 있고, 나는 모든 일에 빨리 적응하니까. 가엾고, 동정받아 마땅한, 호모 미세라빌리스 여러분.

p.24. 묻지도 않은 것을 멋대로 설명하기 시작하는 맨스플레인 기질이 AI-built의 싫은 점이다. 똑똑하고 공손한 양식을 잘 꾸미는 건 실제로는 치명적인 문맹이라는 결점을 감추기 위함이다. 아무리 학습 능력이 뛰어나도 AI는 자신의 약점을 직시할 힘이 없다. 언어를 무상으로 훔치는 것에 익숙해져 그 무지를 의심하지도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 인간이 '차별'이라는 단어를 구사하기까지 어디에 사는 누가 어떤 종류의 고통을 겪어왔는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호기심을 가질 수 없다. '알고 싶다'라는 욕망을 품지 않는다.

p.42. 석양이 완전히 침식되자 경기장 전체가 환상적인 보랏빛으로 물들어 도쿄의 풍경을 한순간에 수십 년이나 가속시켰다. 그때까지 분명 그곳에 존재했을, 황혼에 물들어가는 향수어린 도시는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 과거가 되어 사라졌다. 처음에는 그저 한 여자의 머릿속에만 있던 아이디어가 현실화되고, 저마다 현실의 삶이나 감정을 품은 사람들이 그곳을 물리적으로 왕래한다. 오직 기적이라 할 그런 광경을 나는 언제까지 질리지도 ㅇ낳고 바라보았다. 금방이라도 움직일 듯 생명력을 띤 구조물은 주변 빌딩 숲과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의 불빛을 양분으로 삼아 독자적인 진화를 이룬 거대 생명체처럼 보인다. 도쿄가 만들어낸 참으로 아름다운 생명체. 그 생명체가 반투명한 개폐식 지붕을 지느러미처럼 자유자재로 움직여 도시를 이동하는 SF 영화 같은 영상이 머릿속에 선명하게 떠오른다. 그녀에게는 의지가 있고, 그녀의 의지가 이 잡다한 도시를 이끌어간다. 그리고 이는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실제로 건축이란 그래야 한다는 사실을 나는 다시 한번 확인한다. 건축은 도시를 이끌고 미래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어야 한다.

p.43. ...이어야 한다. ...해야 한다. 강한 의지와 의무를 나타내는 콘크리트처럼 딱딱하고 비정서적인 말들이 내 안에서 뽀글뽀글하며 계속 기포를 일으킨다. ...이어야 한다. ...해야 한다. 이 말들은 나 스스로를 지탱하기 위해 준비해두는 견고한 기둥이자 대들보였다. 늘 이런 화법으로 타인에게나 심지어 나 자신에게도 압박감을 주는 경향은 내가 사는 집에서 조금이라도 무너질 가능성이 있는 모호한 요소를 뿌리째 배제하고 싶어서인지도 모른다. ...일지도 모른다, ...가 더 낫다 등 시멘트로 굳히기 전의 모래처럼 부서지기 쉬운 재료로는 수명까지 남은 수십 년을 지탱할 수 없다. 설령 형태가 없는 말일지라도 집 내부에서 완전히 쫓아내지 않으면 발판이 불안정해 서 있을 수도 없다. 단 일초도.

p.51. 저나 여러분이 지금까지 '범죄자'가 되지 않았떤 건 훌륭한 인격을 지니고 태어났기 때문이 아닙니다. 당신이 태어난 곳이 마침 훌륭한 인격을 기를 수 있는 환경이었기 때문입니다. 범죄와 엮이지 않고도 행복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고 믿게 해준 어른이 주위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좋은 일을 하거나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을 어른들이 칭찬해주고 장려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당신에게 "다음에도 좋은 일을 해야겠다"라는 동기를 부여해줬기 때문입니다. 좋은 일을 반복하는 동안 눈앞에 험난한 벽이 가로놓여도, 형편없는 실수를 해도, 앞을 바라보고 미래에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길러졌기 때문입니다. 행복한 미래에 대한 의식이 작동하면 죄를 저지를 때 어떻게 되는지 예측할 수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상상력은 도에 어긋난 행위를 저지를 것 같은 순간에 강력한 자제력으로 이어집니다. 당신이 지금까지 죄를 짓지 않고 깨끗하게 살아올 수 있었던 건 다름 아닌 당신의 행복한 특권 덕분입니다.

p.57. 범죄자가 되는 이유를 개인의 인격과 의지박약 등에서 찾는 건 이제 전혀 과학적이지 않습니다. 말과 현실이 크게 괴리되어 있는 것이죠. 저는 스스로를 우수한 인간이라고 자만하며 범죄자를 한 묶음으로 배척하는 사람이 훨씬 더 죄가 깊고 냉정함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당신이 정말로 자제력 있고 지능이 높고 훌륭한 인격의 소유자라면 자신과 다른 환경에서 태어난 이를 존중하고 진정으로 동정할 수 있을 겁니다. 그들을 동정하는 일이야말로 행복한 특권을 갖고 태어난 호모 펠릭스의 의무 아닐까요. 이것이 삼십 년에 걸쳐 인간의 행복에 대해 계속 고민해온 제가 확신을 갖고 제시할 수 있는 결론입니다.

p.76 “질문하면 뭐든 답이 나올 거라고 생각하는 게 AI의 싫은 점이야. 나는 AI가 아니야. 우선 스스로 추측하거나 해석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겠어. (…) 나는 중간식이 적혀 있지 않은 해답에는 동그라미를 치지 않아. 치는 사람도 있다는 건 알아. 하지만 나는 안쳐, 절대로. 우연일지도 모르는, 재현성 없는 성공을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야.”

p.84. 이름은 물질이 아니지만, 이름은 언어이고 현실은 언제나 언어로부터 시작돼. 정말이야. 이 육상 세계를 움직이는 건 수학이나 물리를 잘하는 인간이 아니라 말을 잘하는 인간이라고. 그래서 나도 꽤 쓰라린 경험을 해왔고. 너는 안 그래? 이건 말이지, 보기보다 훨씬 중대한 문제야.

p.97 “나는 나약해. 나의 나약함을 알고 있어. 그 나약함 때문에 이 세상 도처에서 아름다운 형태와 질감을 지닌 견고한 건축물을 눈 밝게 찾아내는 거야. (…) 이건 입 밖으로 내뱉어선 안 되는 말이지만, 아름답지 않은 형태와 질감을 지닌 물체는 단 하나도 시야에 넣고 싶지 않아. 그래서 추한 형상이 압도적으로 많은 현실을 가끔은 견디기 힘들 때가 있어.

p.109. 그녀가 쌓아올리는 말이 무언가를 닮은 듯해 기억을 더듬어보니 AI가 구축하는 문장 같다는 걸 깨달았다. 마치 세상 사람들의 평균적인 소망을 집약시킨, 또한 비판의 여지를 최소화한 모범적인 답변. 평화. 평등. 존엄. 존중. 공감. 공생. 질문을 입력하자마자 스크롤을 재촉하는 성급한 글자들이 뇌리에 떠오른다. 그것들이 긍정적이고 빈곤한 말을 쏟아내는 모습을 일단 상상하자, 아무리 그녀의 목소리로 말하고 있어도 모든 것이 AI-built의 언어로만 들려왔다.

p.156. 나는 내가 그저 우연으로 태어난, 아무 필연성도 목적도 의지도 없는 나약한 생명체임을 알고 있다. 나는 나의 나약함을 안다. 원래라면 나는 거기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누군가에게 불만을 들을 이유가 없다. 나는 인간에게 쓸모 있기 위해 개발된 기계가 아니다. 그곳에서 열심히 걷고, 말을 배우고, 돈을 벌어야 할 의무 따위는 없다. 행복해지는 것도 불행해지는 것도 내 마음대로다.

#도쿄도동정탑 #구단리에 #문학동네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소설 #일본소설 #책추천 #독서기록 #서평 #서평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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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서점
이비 우즈 지음, 이영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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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책덕후라면 꼭 읽어야 될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는 내내 심장이 두근두근거렸어요. (너무 좋아서...)

배경이...
무려...
1920년대 파리, 더블린..

심지어, 희귀서적을 취급하는 고서적입니다.

책 전반에 걸쳐서,
책에 대한 사랑을 가득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여성으로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던 시대에,
책에 대한 사랑으로 서점을 운영하면서 희귀서적을 수집하던 멋진 여성 오펄린,
남자처럼 머리를 짧게 자르고, 남성용 바지를 입은 오펄린의 서점을 더블린에 가면 찾을 수 있을 것만 같아요.
헤이프니 레인 12번가에 꼭 가보고 싶었어요.

책을 읽다보면 우리에게 친숙한 헤밍웨이, 제임스 조이스가 등장인물로 나오기도 하고,
진짜 궁금한 에밀리 브론테의 2번째 소설 이야기도 나옵니다.
완전 진짜 흥미진진

줄거리:
책과 서점에 대한 깊은 사랑을 바탕으로 한 신비롭고 감동적인 이야기.

주인공 마서와 헨리는 각각 자신만의 이유로 미스터리한 서점과 서점 주인 오펄린의 이야기를 파헤칩니다.

오펄린의 서점은 단순히 책을 파는 곳이 아니라, 책이 사람들의 인생과 기억에 깊은 영향을 미치는 장소에요.

소설은 과거(오펄린의 시대)와 현재(헨리와 마서의 시대)를 넘나들며 마법과도 같은 서점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통해 잃어버린 꿈과 잊혀진 이야기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고 있어요.

이비 우즈는 서정적이고 풍부한 묘사를 통해 독자들을 책 속의 서점으로 끌어들이는 것 같아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전개되는 스토리는 독자들로 하여금 두 시대를 동시에 경험하게 하여 몰입감을 높여줍니다.

책과 서점이 단순한 상업적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의 꿈과 희망을 담아내는 특별한 장소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합니다.

아... 서점 하고싶다....

다 읽고 나니
"폭풍의 언덕"이 다시 읽고 싶어졌어요.

사라진서점 번역본의 문장도 충분히 아름다웠지만, 이 문장들을 원서에서 어떻게 표현했는지 너무 궁금해서 원서도 주문했습니다.

진짜 너무너무너무 행복하게 책을 읽었어요.

책을 너무나 사랑하시는 분들께 강력 추천합니다.

책이야말로, 정말....
판타지죠.



p.15. 아버지는 공무원이었고, 배움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성실한 사람이었다. 책은 그저 종이에 적힌 글이 아니라, 다른 장소, 다른 삶으로 통하는 입구라고 아버지는 입버릇처럼 말했다. 나는 책과 그 안에 담긴 무한한 세계를 사랑하게 되었고, 이는 오롯이 아버지 덕분이었다.
"고개를 기울이면 말이다." 한번은 아버지가 말했다.
"옛날 책들이 비밀을 속삭이는 소리가 들린단다."

p.55. 나는 가방에 손을 집어넣어 보들레르의 책을 만졌다. 손끝에 느껴지는 책의 감촉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졌다. 스스로도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책은 내가 이 땅에 발 디디고 있다는 확고한 안정감을 주었다. 끝내 살아남은 저 글처럼 나도 어떻게든 버텨내리라는 확신이 생겼다.

p.59.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만큼 지내기에 좋은 곳도 없었다. 가게 자체는, 거무스름한 나무 서가들이 세월에 보드랍게 닳아 있고 종이와 가죽 냄새가 짙게 풍기는 여느 서점의 고요한 온기를 품고 있었다.
... 근무 첫날, 나는 장난감 가게의 열쇠를 받은 아이처럼 굴었을 것이다. 온갖 시대, 온갖 주제, 온갖 장정의 책들에 한눈을 팔면서 궁금해했다. 이 책의 주인은 누구였을까? 어디서 여기까지 흘러왔을까? 이건 무슨 향일까?

p.64. 한 여자 손님이 늦게 왔는데 몸을 오들오들 떨더라고. 난롯불에 엉덩이를 녹이면서 그이가 얘기하기를, 택시에서 내린 다음 우리집인 줄 알고 들어갔는데 막상 들어가니 서점이더라는 거야. 멋진 고서며 골동품이 가득 찬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작은 서점! 어쨌거나 다시 거리로 나와서 돌아봤더니, 세상에! 서점은 없어지고 다시 우리 집 현관문이 나타났다나? 당연히 우리는 그 여자가 무슨 수작을 부리는 줄 알았지. 그 시절엔 그런 인간들이 많았으니까. 그런데 또 그런 일이 벌어지다니 재미있지 않아?

p.91. 나는 몸을 옆으로 굴려 베개를 껴안았다. 바로 그때 벽에 갈라진 금들이 눈에 들어왔다. 원래 거기 금이 있었던가? 그랬다면 진작 알아차렸을 텐데. 두께가 서로 다른 삐뚤빼뚤한 줄 세 개가 옷장 뒤에서 시작되어 작은 덩굴처럼 파란 벽으로 쫙 뻗어 있었다.

p.175. 그 후로도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려는 고집불통 여행자들이 그 머나먼 도서관을 우연히 발견했고, 관리인이 없는데도 어떤 특정한 책으로 이끌려, 그 책을 읽고 나서 인생의 행로가 완전히 바뀌어버렸다. 습사 도서관이, 그 구조가, 어떤 책이 길 잃은 영혼에게 진정한 인생길을 찾아줄지 직감적으로 아는 것처럼.

p.237. 깨어났을 땐 아직 새벽이었고 창으로 복숭앗빛이 스며들었다. 간밤에 너무도 생생한 꿈을 꾸었다. 그 뜻을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만 잔뜩 남겨놓는 그런 꿈. 아버지가 책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미소 짓다가 내게도 들어보라 말했다. 책 한 권을 귓가에 대자 심장박동이 한 번, 두 번 들렸다. 두 번째는 더 가벽고 더 빨랐다. 그리고 사과가 땅으로 떨어지듯 갑작스레 깨달음이 찾아들었다. 배에 손을 얹자 태동이 느껴졌다.

p.266. 그때 그일이 벌어졌다. 창문이 황금빛으로 반짝이면서 그 모든 단어들이 내게 밀려들었다. 검은 실로 바느질한 것처럼 정갈하고, 깨알처럼 작은 손 글씨를 마음의 눈으로 읽을 수있었다. 기묘하게 어두운 이야기의 글귀들이 한 줄 한 줄 내 마음속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숨이 턱 막혔다.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나는 문신 시술소를 향해 있는 힘껏 달려갔다.

p.285. 안으로 들어가 도서관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자 숨이 턱 막혔다. 보기 좋게 거무스름한 나무 서가에 줄지어 꽂힌 책들, 미풍에 흔들리는 이파리처럼 속삭이는 고서들, 벽면을 오목하게 파서 만든 조그만 공간마다 벤치가 놓여 있고, 공기 중에 뜨거운 학구열이 감돌았다. 나는 놀라서 할 말을 잃고 말았다.

p.377. "어느새 봄이 왔네요." 내 방에도 봄이 왔다. 나무줄기가 벽의 꼭대기에서 떨어져 나오기 시작했고, 머리 위의 나뭇가지들은 캐노피처럼 침대 위로 축 늘어졌다. 움튼 싹들이 잎사귀로 피어나기 시작했다. 보든 부인에게 알릴 생각은 없었다. 이 나무가 마음에 드는데, 이걸 베어버리라고 명령이라도 했다가는 곤란했다. 어느 헌책방 가판대에서 나무들의 숨겨진 생에 관한 책을 발견하고는 마음이 동했다. 이 나무가 내 방에 숨어 있는 것처럼 느껴졌으니까. 그리고 내가 어느덧 이런 사람이 되어 있었으니까. 충동적으로 책을 집어드는 사람.

p.414.
"길 잃은 곳", 제목을 소리 내어 읽어보았다. 어느 오래된 서점의 아름다운 삽화가 들어 있었는데, 내가 헤이프니 레인에 처음 도착했을 때 봤던 바로 그 서점이 분명했다. 난 술에 취했던 게 아니었다. 정말 그곳에 서점이 있었다. 가슴이 벅차오르고 코가 근질거리는 것이, 까딱 잘못했다간 눈물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 나는 헛기침을 했다.

p.465. 길을 잃었다고 절망하지 말아요. 길 잃은 곳에서 인내하고 기다리세요. 길을 잃는다고 영원히 사라지는 건 아니에요. 길 잃은 곳에서 다른 세계가 시작되고, 과거의 아픔이 힘으로 바뀔 수 있답니다. 여러분이 항상 품고 있었던 열쇠로 이 특별한 곳의 문을 열어보세요.
여기에 오기만 하면 누구든 특별한 재능을 발휘하여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어요. 기억을 통해 전해지는 이야기, 말없이 모습을 드러내 보이는 삶들, 여러분의 귓가에 살며시 지식을 속삭이는 책들, 친절한 손길에 되살아나는 태엽 장난감들, 구조되어 새 생명을 얻는 옛 추억, 이 모든 마법이 이 벽돌 안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죠. 이곳에는 원하는 대로 마음껏 변신할 수 있는 에너지가 있어요. 예전의 모든 걸 여전히 품고 언제든 예전 모습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그 작은 씨앗은 진정으로 믿는 사람들에게만 보이도록 숨어 있답니다.
자, 문턱을 넘어 여러분의 권리를 되찾을 준비가 됐나요?

p.487. "책을 읽으면 말이야." 마서가 말했다. "꿈꾸던 것보다 더 크고 더 좋은 인생을 상상할 수 있게 된단다."



#사라진서점 #이비우즈 #인플루엔셜
#서점 #좋은책추천 #장편소설 #문학작품 #영미소설 #서점사랑 #책추천 #서점의마법 #삶의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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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이야기만 합니다 - 잔에서 흘러넘친 맥주 인문학
염태진 지음 / 애플북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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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맥주 이야기만 하는 책 🍺 🍻

🍺책소개 :
맥주와 얽힌 이 많은 역사적, 인문학적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나라별 맥주의 역사, 레이블별 맥주에 얽힌 비화, 다양한 맥주의 맛과 풍미뿐 아니라 그에 따른 페어링까지 폭넓은 이야깃거리를 담고 있다.


🍺
맥주를 통해 다양한 인문학적 이야기를 풀어내는 매력적인 책입니다.

이 책은 맥주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맥주와 관련된 여러 흥미로운 사실들을 담아, 맥주가 단순한 음료 그 이상이라는 것을 설명해 줍니다.

예를 들어, 19세기 런던의 콜레라 대유행 시기에 맥주가 어떻게 사람들을 질병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 등 재미있는 정보들이 가득하죠.

맥주의 다양한 스타일과 그에 맞는 음식 페어링에 대한 설명은, 맥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물론, 이제 막 맥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사람들에게도 유용할 것 같아요.

또, 맥주의 역사적 배경과 각국의 맥주 문화에 대해 깊이 있는 설명을 더하며, 맥주에 얽힌 비화와 재미있는 일화들을 통해 독자들이 맥주에 대한 지식을 쌓는 동시에 재미를 가득 느낄 수 있도록 되어있어요.

맥주를 좋아하는 그대에게, 추천하는 책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맥주 마시러 체코 가고 싶어져요 ㅎㅎㅎ

#맥주이야기만합니다 #염태진 #애플북스
#독서기록 #서평 #서평단 #인문학 #맥주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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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무슨 곤충일까?
코스모스 출판 지음, 배명자 옮김 / 생각의집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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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무슨 곤충일까?" / 생각의집

어린이를 위한 곤충 도감으로,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82종의 곤충과 벌레를 소개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곤충과 벌레를 다리 수를 통해 쉽게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다리 시계'와 다양한 색상 표시를 통해 어린이들이 쉽게 곤충을 찾아볼 수 있도록 돕습니다.

곤충에 대한 단순한 정보 제공에 그치지 않고, 어린이들이 자연을 직접 탐험하며 곤충을 관찰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같아요.

페이지마다, 곤충의 생태와 특징을 자세히 설명해줍니다. 예를 들어, 반딧불이의 빛이 매우 차갑다는 것, 꿀벌이 태어난 후의 생활 주기에 따른 역할 변화 등 흥미로운 내용이 가득합니다.

곤충 탐험을 떠나기 전에 알아두어야 할 다양한 팁을 제공하며, 어린이들이 자연을 더 깊이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곤충에 관심이 있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곤충을 무서워하거나 싫어하는 아이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좋은 도감인 것 같아요.

근데 곤충 다 좋아하지 않나요? ㅎㅎ 🐜 🐝 🦋 🕷

곤충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자연과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돕는 유익한 도서입니다. 🪱 🐛

#이건무슨곤충일까 #곤충 #곤충도감 #생각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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