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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병원에 왔습니다 - 잘 몰라서 더 진심인 우당탕탕 취재기
신윤섭 지음 / 동그람이 / 2023년 1월
평점 :
동물, 병원에 왔습니다.
이 책의 제목을 슬쩍 봤을 때는 수의사 같은 동물병원 종사자가 쓴 책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자세히 보니 '잘 몰라서 더 진심인 우당탕탕 취재기'라고 쓰여있었다.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동물병원'에 대해 취재한 취재기이고, 22년째 글을 쓰고 있는 현직 방송작가가 쓴 글이라서 그런지 아주 재미있고 가독성이 좋게 쓰여져있었다. 책을 읽다보면 피식 웃음이 나오는 포인트가 한둘이 아니다.
작가는 처음부터 동물병원을 취재하고 글로 옮기는 과정이 만만치 않았음을 고백한다.
나에게 동물병원은 미지의 공간이나 다름없었는데, 동물병원이라는 곳을 알면 알수록 '기쁨과 슬픔이 엇갈리고 좌절과 용기과 교차하고 만남과 이별을 나누게'되는,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으로만 접근해서는 안 되는(아니, 그럴 수도 없는) 감성적 공간에 더 가깝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동물병원 특유의 세계관에 동화되지 않을 수 없었다. (9쪽)
동물병원에 대한 연관검색어를 살펴보면 긍정적인 단어와 부정적인 단어가 공존하는데 부정적인 반응으로는 '왜 이렇게 비싸?, 동물병원은 다 바가지 아니야?, 동물 치료하는 수의사들은 일반의사들에 비하면 쉽게 돈 버는 거 아냐?' 등이 대표적이지만, 이 책을 쓰기 위해 취재하며 확실히 알게 된 것은
생명을 다루는 성스럽고 고귀한 직업인들인 만큼 동물에 대한 애정과 사명감은 누구 하나 모자람이 없었으며, 자신의 일을 그럴싸하게 포장하련느 일말의 가식이나 꾸밈을 발견하지 못했고, 동물병원에서의 밥벌이를 돈벌이쯤으로 여기는 사람은 더더욱 없었다는 사실이다. (11쪽)
이 책을 읽으며,
1. 개와 고양이의 차이점에 대해 확실히 알게 되었고
2. 양치의 중요성, 치과 수의사에 대해 알게 되었고
3. 수의 테크니션(사람으로치면 간호사)이라는 직업에 대해 알게 되었다.
4. 숙종이 고양이 집사였다는 것도 아주 놀라웠던 사실!
5. 한방수의사가 있다는 것도!
내가 키우는 강아지는 17살된 노령견이다.
아직까지는 눈이 잘 보이지 않고 귀가 잘 들리지 않는 것 빼고는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은데, 그래도 예전만큼 활기찬 모습보다 잠을 자는 모습을 더 많이 보게 된다.
언젠가 우리 아롱이가 무지개 다리를 건널 그 날까지 큰 병 없이, 사건 사고 없이 무탈하게,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키우던 개가 말을 잘 듣지 않거나, 귀찮아지거나 한다는 이유로 '안락사를 시키겠다'고 생각하는 보호자들이 있다는 것은 정말로 끔찍한 일이다(실제로 내 주위에도 있다. 정말 끔찍하다)
그리고 실제로 수의사들은 안락사를 참으로 많이 시키는 직업이라고 한다.
동물을 너무 사랑해서, 동물을 치료하고 싶어 수의사가 되었는데, 그 동물을 죽이는 일을 하고 있어야 한다니... 너무 슬픈 일이다.
사람의 안락사와 동물 안락사의 가장 큰 차이는 동물은 스스로 결정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전적으로 반려인과 수의사의 의사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더 조심스럽다. 미국의 경우, 수의사의 번아웃 지수는 의사보다 심각하고 자살 시도율은 일반인의 2.7배나 높다고 한다. 수의사의 동물 안락사 행위는 긴장, 불안, 우울을 유발하는 요소로 수의사들이 겪는 정신적 스트레스 중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한다. 수의사가 안락사를 허락하는 상황은 더 이상 어떤 치료로도 회복될 수 없을 때, 어떤 강력한 진통제를 사용해도 동물이 통증을 느낄 때라고 한다. 수의사 입장에서도 안락사라는 단어는 쉽게 꺼낼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아픈 동물을 치료하는 수의사가 자신의 손으로 동물을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1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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