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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초민감자입니다 - 지나친 공감 능력 때문에 힘든 사람을 위한 심리치료실
주디스 올로프 지음, 최지원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19년 8월
평점 :

‘민감하다’ 혹은 ‘예민하다’는 단어가 종종 부정적으로 사용된데에는 남들보다 유독 민감한 당사자와 그의 주변인 모두 '민감함'을 다루고 활용하는 방법을 몰랐던 것이 그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개개인성이 존중되기 어려운 환경이었으니 더욱 그랬겠지요. 하지만 모든 사람은 서로 다른 부분에서 각기 다른 수준의 민감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민감성이 타인의 이야기이기만 한 사람은 없다는 것이지요. 물론 남들보다 더 민감한 사람도 있습니다. 심리학자 일레인 아론으로 인해 유명해진 ‘HSP(매우 민감한 사람. Highly sensitive people)’와 많은 부분을 공유하지만, 이들보다 조금 더 민감한 ‘초민감자’도 있습니다. 주디스 올로프의 <나는 초민감자입니다>는 그런 이들에 대한 책입니다.
‘초민감자’는 타인의 기분과 고통, 다양한 신체감각을 빨아들여 내면화하는 사람들입니다. 초민감자도 각자 가진 특성에 따라 여러 유형으로 나뉩니다. 타인의 신체 증상을 느끼고 그것을 자기 몸 안으로 흡수하는 ‘신체적 초민감자’, 감정을 주로 감지하며 이를 흡수하는 ‘정서적 초민감자’, 꿈이나 동식물과의 소통, 텔레파시, 고도의 직감 등을 경험하는 ‘직관적 초민감자’, 또 이외에도 음식, 관계, 성 초민감자 등 다양한 유형이 있습니다. 초민감자적 요소는 대체로 유전되지만 양육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기도 합니다. 초민감자는 마음이 따뜻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어 하며, 타인의 감정을 잘 알아채고 자연과 교감하는 좋은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과잉 자극을 받아 자극에 압도되거나, 격렬한 감정을 느껴 감정의 과부하가 걸리기도 하고, 정서적 탈진이나 고립감, 외로움을 느끼기 쉽습니다. 따라서 부정적인 에너지가 스며들지 않게 막아서 더욱 안정된 삶을 영위하는 것이 중요하며, 타인의 에너지와 질환, 스트레스에 전염되지 않는 법을 배우고 자신의 특성을 수용한다면 균형 잡히고 행복한 초민감자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책의 내용은 연구와 관찰, 적용과 전략 등 다양한 면에서 균형을 이루고 있는데, 이는 저자 자신이 초민감자이자 학자인 동시에 많은 초민감자를 상담하며 쌓아온 지식들이 초민감자의 특성인 섬세함과 어우러진 결과가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초민감자가 아닌 이들도 초민감자의 느낌이나 상황을 짐작해 볼 수 있도록 잘 묘사되어 있으며, 구체적이고 따뜻한 조언으로 초민감자들이 자신의 재능을 관리하고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실제적인 방안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저자가 제안하는 초민감자를 위한 몇몇 조언은 주체적이면서 성숙하고 건강한 삶을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해당되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관계에서는 자신의 욕구를 알고 요구 사항을 분명하게 표현하기, 해로운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이를 향상시키는 것, 자신의 특성을 받아들이는 것 등처럼요. ‘초민감자는 지나치게 예민한 사람이 아니에요. 민감성이라는 재능을 관리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사람이죠 (p.37)’라는 저자의 말은 초민감자를 비롯하여 남다름으로 인해 타인에게서 배제되거나 부정당해왔던 이들 모두에게 위안이자 재능을 꽃피우고 자신을 돌보기를 바라는 모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