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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 - 내 인생의 셀프 심리학
캐럴 피어슨 지음, 류시화 옮김 / 연금술사 / 2020년 5월
평점 :

우리는 각기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이지만, 저를 포함한 주변인의 삶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마치 패턴처럼 보이는 도드라지는 성향이나 행동 방식이 있습니다. 그저 '각자 다른 특징'이라고 단정 짓기에는 비슷한 유형의 모습을 볼 수 있지요. 어떤 일에 항상 '피해자'의 위치인 것 같은 사람, 자신은 챙기지 못해도 타인을 챙기고 희생하는 사람, 정착이 힘들고 늘 유랑하듯 사는 사람, 싸우고 성취하는데 골몰하는 사람 등 혹시 자신이 이런 삶을 살아왔고, 지금까지의 삶과는 다른 방식의 삶을 살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이 책이 이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줄 듯합니다.
<나는 나>의 저자 캐럴 피어슨은 칼 융의 원형 이론 연구에 평생을 바친 심리학자로, 이 책을 통해 집단무의식의 원형 6가지를 설명합니다. 심리학자 칼 융은 정신분석 경험을 통해서 개인의 행동, 사고, 신념, 감정 등의 공통된 유형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원형'이라고 명명했습니다(p.9) 원형은 인간의 무의식에 자리 잡고 내면에 깊이 뿌리내려 삶에 영향을 미칩니다. 인간은 각자 가지고 있는 원형에 따라 살아가며 자신이 삶에 대해 상상하는 바에 따라 살아간다는 것이지요.
원형의 종류는 매우 많지만, 저자는 '고아, 방랑자, 전사, 이타주의자, 순수주의자, 마법사 원형'이 삶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이 원형은 각각의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각기 다른 초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고아 원형'은 '내가 어떻게 고통을 받았는가?' 혹은 '내가 어떻게 살아남았는가?'를 이야기합니다. 전사 원형은 '내가 어떻게 목표를 이루었는가?' 혹은 '어떻게 적을 이겼는가?'의 이야기 구조를 가집니다. 스스로와 타인의 이야기에 주의를 기울이면 우리는 각자에게 지배적으로 나타나는 원형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자신의 원형을 알아차리면 원형의 부정적인 측면을 바로잡을 수 있고, 미성숙한 자아에서 성숙한 자아로 나아가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원형의 개념은 알듯 말듯 한 개념에 책을 읽는 동안 쉽지 않다고 느껴졌지만, 삶에서 반복되는 패턴, 주요 반응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원하지 않는 반응을 했을 때 특정 사고방식, 생각, 동기를 떠올리는 것보다 범주로 나눠진 원형을 떠올리면 나와 타인의 행동을 보다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데 도움이 되고, 어떤 것이 나은 선택일지 생각하는데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는 듯합니다.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의 구조를 알고, 스스로 다른 이야기로 살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자유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안전지대를 벗어나야 하지만 지금까지와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이를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것과는 다르겠지요. 자신의 주요 원형을 아는 것은 '나는 이런 사람'이라며 한 가지의 부정적인 특징으로만 자신을 규정짓는 일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 삶의 영역을 좀 더 넓혀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