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픽 기업 30개만 분석하면 주식투자 성공한다 - 국내 최고 기업분석 큐레이터 ‘토리잘’이 전하는 기적의 투자 워밍업
이건희(토리잘)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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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픽 기업 30개만 분석하면 주식투자 성공한다>는 유튜브 채널 '토리잘'을 운영하며 기업의 최신 이슈와 트렌드를 분석하는 이건희님의 책입니다. 이 책에 더욱 관심이 갔던 건, 이 책이 국내외 '주요 30개 기업'에 대한 기업 분석을 담고 있다는 소개 때문이었습니다. 저의 투자 항목 역시 이 범주 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 기대대로 제가 투자하고 있거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 기업 혹은 산업의 이야기가 있었고, 기대 이상으로 쉽게 이해되는 설명 덕분에 끝까지 흥미를 가지고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주식으로 인한 수익과 곤란을 겪는 이유를 모두 '주식의 변동성'으로 설명합니다. 내가 산 가격보다 올라가느냐 내려가느냐에 따라 나에게 수익이 되기도, 손실이 되기도 하니까요. 주식의 가격이 내려갈 때 인내하며 버틸 수 있는 마음, 그리고 그 기간을 불안으로 떨면서 지나갈 것인지 조금은 덜 불안해하며 지낼 수 있을지는 내가 투자한 기업을 잘 아는지, 그래서 믿음이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합니다. 목표로 했던 가격까지 의연한 태도일 수 있게 만들어주는 방법, 저자는 이를 위해 '기업을 분석하여 잘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기업이 속해 있는 경제 상황을 거시 경제적으로 접근하는 '거시적 분석', 해당 산업이 당면한 문제와 시장의 트렌드를 파악하는 '미시적 분석', 마지막으로 사업보고서, IR 자료, 최근 6개월간의 뉴스 읽기를 중심으로 한 '해당 기업 분석'이라는 3가지 중심 축에 대해 설명해줍니다. 'ESG, 성장, 경기, 소비'라는 키워드를 주축으로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한 번쯤 사용해보았거나 이름이라도 들어보았을 주요 기업(현대차, 구글, 삼성전자, 포스코, 신세계 등)의 최근 실적, 경영판단, 산업에 대한 스토리를 알려주고, 기업 분석을 투자에 적용하는 구체적인 예시도 있구요.

외부 활동이 거의 없는 저조차도 사용한다는 이유로 선택하여 투자하고 있었던 기업인 '카카오'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플랫폼'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볼 수도 있구나 생각했고, 그런가 하면 이벤트 참여를 통해 자주 접했던 네이버페이나 통장과의 연계는 검색, 웹툰, 쇼핑의 관점을 넘어 네이버가 추구하는 방향에 대해 알게 해주었습니다. 무엇보다 핵심을 중심으로 구조적인 관점에서, 또 쉽게 이해가 가도록 설명을 하고 있어서 저자(혹은 편집자님)의 지식과 전달력 등에 대한 감탄과 부러움을 함께 느끼며 읽었습니다.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도저히 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기업 분석도 '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나도 해볼 수 있겠다' 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구요.


주식투자를 한 기간이 얼마 되진 않지만, 산업의 성장을 내다보더라도 해당 산업의 주가가 언제 얼마나 올라갈지 또 어떤 악재에 의해 출렁이게 될지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기업의 가치 뿐만 아니라 외부적인 많은 요인들이 주식의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았거든요. 그러니 비교적 짧은 기간을 두고 수익을 내고 싶은 산업과 성장이 기대되어 오래오래 지켜보아도 괜찮을 주식을 나누어보는 것도 방법 중 하나겠구나 생각도 해보았구요. 하지만 어떤 경우든 돈도, 마음도 잃지 않는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내가 투자하는 기업에 대한 믿음이 중요하겠구나 싶습니다. 그러려면 기업과 기업을 둘러싼 환경에 대해 잘 아는 것이 중요하구요. 그것은 비단 주식 투자 뿐만 아니라 관계와 일 등 삶의 여러 부분에도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마침 고민하던 문제에 대해서도 주는 울림이 있어 여러 모로 도움이 되는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 받았으며, 내용에 대한 요구 없이 저의 견해가 담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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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의 알고리즘 - 인간의 뇌는 어떻게 행동을 설계하는가
러셀 폴드랙 지음, 신솔잎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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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에 대한 정의는 과학자들마다 다르지만, 대다수가 공통적으로 생각하는 몇 가지 부분이 있다고 합니다. 특정 자극제나 상황에 의해 자동적으로 촉발되는 행동이나 생각이라는 점, 특정 목표와도 관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 마지막으로 끈질기다는 점, 이 세 가지는 연구자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습관의 특성입니다. <습관의 알고리즘>은 이런 '습관'을 두뇌 활동의 측면에서, 그리고 행동 변화의 측면에서 탐구한 내용을 담은 책입니다. 좋은 습관을 가지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는 책이라기보다는, '습관' 그 자체에 대해 알려주는 내용이지요.





<습관의 알고리즘>은 습관 형성에 관여하는 두뇌 시스템, 습관의 집요함을 만들어내는 요인들, 습관과 관련된 개념인 자제력, 의지력, 그리고 습관의 가장 극단적인 형태인 중독 등이 어떤 두뇌 시스템에 의해 지금과 같은 형태로 작동하며 습관으로 형성되는지를 알려줍니다. 이에 더해 행동을 바꾸는 일의 어려움, 특정 방법을 통해 행동 변화를 주장하는 견해에 대한 의견, 앞으로 발전될 연구가 습관에 미칠 영향에 대한 기대를 이야기하며 우리가 그동안 알아왔던 습관에 대한 통념을 뒷받침해 주기도, 또 반대의 의견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의도를 가지지 않아도 행동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습관' 덕분에 우리는 너무 골치 아프지 않게 일상을 원활하게 지낼 수 있지만, 한 번 가지게 된 습관은 매우 끈질겨서 바꾸기가 매우 어려우며, 습관을 바꾸는 것은 어렵지만 다시 돌아가기는 쉽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습관 변화에 도움이 되는 몇 가지 방법들이 있습니다. 행동 변화를 관찰하고 피드백을 얻는 것은 변화를 실행하는 데 도움을 주며, 습관을 촉발하는 트리거는 축소하는 것, 그리고 원하는 구체적인 변화에 대한 상세한 계획을 세우는 것은 어렵기만 한 습관 변화를 도와준다고 합니다. 자제력이나 의지력에 기대기보다는 유혹을 없애는 것과 같이 환경을 바꾸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하구요.




저자는 '행동 변화는 어려운 일이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다만 '현실'의 바탕 위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하게 하지요. 습관 변화가 더디거나 어려운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사실에는 '나만 그런 건 아니었구나' 하는 마음 때문인지 작은 안도감도 생기지만, 습관 개선이 힘들다는 사실엔 실망감이 들기도 합니다. 나를 잘 알고 나에게 잘 맞는 것을 아는 게 굳은 의지를 가지고 노력하는 것보다 나의 습관 개선을 도와주는 방법이겠구나 싶기도 하구요. 더불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환경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켜야 할 것들을 지켜나가는 '주체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 받았으며, 내용에 대한 요구 없이 저의 견해가 담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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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너무 가혹한 당신에게 - 내 몫이 아닌 비합리적 죄책감과 이별하기
일자 샌드 지음, 정지현 옮김 / 타인의사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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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을 하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을 볼 때면 뭐라 말로 설명하기 힘든 아주 생경한 느낌이 듭니다. 화가 나기보다는 오히려 이질적인 무언가를 보는 느낌이랄까요. 그런가 하면 반대로 너무 깊은 혹은 잦은 죄책감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책의 제목처럼 '자신에게 너무 가혹한' 사람이요.


양심의 가책은 자신이나 타인에게 해가 되거나 자신이나 타인의 가치관에 어긋나는 어떤 일을 저질렀다는 괴로운 감정 입니다(p.18) <자신에게 너무 가혹한 당신에게>의 저자 일자 샌드는 양심의 가책, 혹은 죄책감을 느끼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합니다. 자신의 삶과 타인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려고 노력하는 책임감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인 동시에 우리를 성장하게도 하거든요. 하지만 죄책감 중에는 상황에 비해 너무 큰 죄책감인 '비합리적인 죄책감'도 있습니다. 이는 현실에 대한 잘못된 해석에서 비롯된 것이 대부분으로, 저자는 자신의 죄책감을 마주하고 그것이 요구하는 바를 살펴보라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그러면 자신의 죄책감이 지나치거나 불가능한 요구를 기반으로 한다는 사실을 아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비합리적인 죄책감 뒤에 숨어있는 자신의 숨기고 싶은 욕구를 마주하고, 통제는 내려놓고 바꿀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은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막고 마음을 편안하게 도와준다고 합니다.

인생의 신조나 행동 원칙이 과도하게 엄격하다면 원칙 고치기가 도움이 될 거라는 조언은 평소 스스로와 주변인을 보며 생각했던 부분이어서 매우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잘못된 상황은 영향력을 가진 사람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므로, 영향력의 비중을 따져 보라는 권유는 '나에게만' 문제가 있었던 것처럼 생각했던 부분을 균형 잡힌 시각으로 바라보게 도와주었습니다. 나에게만 모든 잘못의 책임이 있었던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스스로의 힘을 과대평가하는 의미가 되는구나, 하고 생각하기도 했구요. 이외에도 기대치, 피해의식, 자기 수용 등 지나친 죄책감과 관련된 여러 개념에 대해 저자는 자신과 상담자로서의 경험에 바탕한 조언도 들려줍니다.

저자의 권유 중 하나인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을 내려놓으며 그것에 대한 작별 인사를 실천해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슬픔의 감정이 더 크게 느껴졌지만 차분히 생각할수록 마음의 홀가분함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을 붙들고 있었을 땐 바라는 바와는 반대의 결과만 얻었는데, 그것을 떠나보냄으로써 오히려 현실적인 기대에 기반한 더 좋은 관계가 기대되었고, 덤으로 마음의 홀가분도 얻을 수 있었거든요.


'자신에게 너무 가혹한 사람은 남에게도 가혹하다(p.234).'라는 저자의 말에 마음 깊이 동의합니다. 그건 단순히 자신을 대하는 태도일 뿐만 아니라 저자가 말하는 '나의 원칙', 달리 말하면 내가 가진 사고방식, 가치관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나에게 친절해지기 위해 행동을 달리해보는 것과 함께 내 마음을 좀 더 들여다보고 알아주어야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나의 비현실적인 원칙을 보다 현실에 적합하게 수정하거나 적어도 다른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면, 이전보다 한 발짝은 성장한 사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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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블로그로 출근한다
한혜진 지음 / 경이로움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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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동안 제 블로그는 저의 진짜를 담아내지 못했습니다. 물론 지금 내놓은 것 역시 저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지만, 여러모로 자기검열에 걸렸달까요. 공개 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서평은 '제공받은 책에 대해 이야기할 땐 특정 주제에 꽂힌 내 생각보다는 책을 두루 소개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 그리고 '내 견해가 경험을 바탕으로 한 주관적인 부분에 치우친 건 아닐까' 하는 생각 같은 것에요. 그러다 보니 제가 관심을 둔 부분이나 그것에 대한 견해를 잘 드러내지 않는 편이었고, 책 본문의 특정 구절을 보고 책을 선택하는 저와 같은 사람들의 취향도 반영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며칠 전 진지하게 'SNS를 활용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던 찰나, 오래전 다른 아이디를 쓸 때부터 구독해 왔던 블로그 이웃이자 아동 심리 전문가이신 찹쌀떡 가루님의 추천글을 보고 <나는 매일 블로그로 출근한다>를 구입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제가 꺼려왔던 부분이 오히려 나를 남들과 다르게 만들어주는 지점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블로그를 통해 내가 바랐던 부분 중 하나인 '나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이들과의 교류', 조금 더 나아가 '내가 가진 것이 필요한 사람들과 나의 연결'은, 나의 생각을 솔직하게 먼저 내보여야 가능해지는 일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구요.


<나는 매일 블로그로 출근한다>의 저자 미쎄스찐, 한혜진 님은 2016년까지는 방송 작가로 일하셨고, 2014년부터는 블로거로 활동하며 블로그 덕분에 6권의 책을 쓴 저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블로그로 인해 달라진 삶, 나를 아는 것과 글쓰기의 관계, 각 플랫폼과 그 특징, 실전 블로그 글 쓰는 법과 잘 읽히고 잘 발견되는 글의 비밀을 주제로 하는 책의 곳곳에서 블로그를 진심으로 대하는 마음과 블로그에 대한 저자의 철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블로그를 하면 돈을 벌 수 있어요'를 이야기하는 글이 아니어서 좋았습니다. '나답고 지속 가능하며 콘텐츠 베이스캠프로서의 역할을 하는 블로그, 그리고 삶을 참되게 가꾸는 블로그'가 추구하는 가치라는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것과 나다운 것의 접점을 찾아야 되지 않을까' 싶던 생각에 조금 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달까요.




'대개의 글쓴이는 자신의 글이 구리거나 어딘가 부족하다고 말한다'는 이야기는 적지 않게 힘이 되었습니다. 사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음에도 선뜻 풀어내지 못했던 이유의 한 켠엔 이것이 있었거든요. '과정이 살아있는 글은 인간적이다'라는 말처럼 실패담이 아니라 잘하는 것을 내보여야 한다는 부담감 역시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저 역시 누군가의 실패담을 보았을 때 오히려 '나와 같은 사람이구나' 싶어 마음이 더 갔던 경험도 떠오르구요. 그래서 잘 하는 분야 뿐만아니라 '잘 알고 싶거나 잘하고 싶은 분야'에 대해서 쓸 수 있다는 것도 새삼스럽게 제 마음을 잡아끌었습니다. 특히 '왜 하는지' 자기 신념부터 확립해 보라는 이야기는 블로그뿐만 아니라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했습니다. 힘이 들고 앞길이 보이지 않을 때도 다른 일 대신 지속을 선택한 이유, 그 생각 끝에 진짜 내 마음과 내 일이 가진 가치 등 나조차도 뚜렷하게 생각하지 못했던 많은 것을 알 수 있었거든요. 물론 블로그 글쓰기에 대한 실질적인 팁과 유용한 내용도 가득해서 블로그를 잘 운영하고 싶은 분들의 다양한 고민도 해결해줄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블로그를 비롯해 새롭게 등장한 몇몇 일들에 대해 '적은 시간만 투자하고도 쉽게 할 수 있는 일'인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저자가 보여준 여러 과정들과 함께 '콘텐츠 창작자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자기 규율을 통해 스스로 지속 가능하도록 만드는 사람이다. ..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 나의 방식대로 하는 사람이다'라는 말은, 꽤 많은 고민이 필요한 일 같아서 '나에게 맞지 않는 일인가' 하며 주저하고 있던 저에게 '나도 한 번 시도해보아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해주었습니다. 시간이 걸릴 수도 있고, 나와 딱 맞는 게 아닐 수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나를, 그리고 나와 잘 맞는 방식을 알아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생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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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도 거리두기가 필요합니다 - 상처를 주지도 받지도 않는 적정 거리 심리학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6
권수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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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읽었던 책 <상자 밖에 있는 사람>은 상대방을 '수단'으로 대하는가, '존재 자체로 대하는가'에 대한 첫 인식을 갖게 했던 책으로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관계에도 거리 두기가 필요합니다>를 보면서, 이따금씩 스쳐 지나가던 '수단과 존재'에 대한 생각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관계에도 거리 두기가 필요합니다>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관계'를 주제로 서로가 서로를 어떤 존재로 인식하는지, 그리고 거기에서 파생되는 관계의 거리는 어떤 모양인지를 지금 우리 삶의 모습과 대비하여 선명하게 보여주는 책입니다. 저자는 철학자 마르틴 부버의 '근원어'라는 개념을 가져와 우리가 지향해야 할 건강한 관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근원어'는 관계에 있어서 근본적인 사고의 틀이 '나와 너'인지 '나와 그것'인지를 말하는 것으로, 우리는 모두 상대에게 있어 '너'이길 바라지만 '그것'으로 상대를 대하는 것이 익숙한 편입니다. 중년 남성이 긴 머리에 은반지를 끼고 있는 것을 보며 '불량해 보인다'라고 판단하거나,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을 보는 아들에게 "또 스마트폰이야! 넌 도대체 나중에 뭐가 되려고 그러니!"라며 다짜고짜 판단을 쏟아내는 엄마의 모습처럼, 이전의 내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상대를 판단하며 상대의 지금 여기를 보아주지 못하는 것이 바로 상대를 '그것'으로 대하는 모습 중 하나입니다. 저자는 그런 우리가 상대를 '너'로 대할 수 있게 도와주는 첫걸음으로 일상의 대화 방식을 바꾸기를 추천하며, '판단 중지'를 뜻하는 '에포케'라는 단어를 가져와 잠시 판단을 멈추고 상대방의 경계를 존중하는 비폭력 대화, 에포케 대화를 실천하기를 권합니다. 로젠버그의 비폭력 대화를 구성하는 '관찰, 느낌, 욕구, 부탁'의 4단계를 활용해 나의 욕구와 마음을 들여다보고 건강하게 이를 표현하며 상대와 대화하는 것, 내 안의 매니저에 대한 인식 변화와 에포케 대화, '책임'이라는 단어의 새로운 관점 등 원리와 개념을 시작으로 하여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내용까지 연결된 설명은, 이해와 실천의 두 축을 모두 원하는 저의 바람을 꼭 맞게 충족시켜주었습니다.


지나온 관계에 대한 후회를 돌이켜보면, 그 안에는 상대를 '너'가 아닌 '그것'으로 대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타인에게뿐만 아니라 나 스스로를 대할 때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래서 '나와 너'의 근원어를 바탕으로 사는 것은 과장하면 '인생 과제'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어려운 일이라는 저자의 이야기와 마르틴 부버의 '상대방을 그것으로 만나는 관계는 아직 번데기의 관계'라는 말은 마음에 위안이 되었습니다. '나만 어려운 일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 더 성장하면 나비가 될 수 있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에요. 그리고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은 누구보다 마음 깊이 친밀한 관계를 원하면서도 습관적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대화를 하고 있는 오늘, 우리 사회 남녀노소에게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관계 회복의 물꼬를 터줄 수 있는 내용인 것 같았거든요. 저 역시 이 책을 다시 한번 천천히 읽으면서 '나와 너'의 관계가 저의 근원어가 될 수 있도록 생각하고 노력해보아야겠다고 마음 먹어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 받았으며, 내용에 대한 요구 없이 저의 견해가 담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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