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블로그로 출근한다
한혜진 지음 / 경이로움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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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동안 제 블로그는 저의 진짜를 담아내지 못했습니다. 물론 지금 내놓은 것 역시 저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지만, 여러모로 자기검열에 걸렸달까요. 공개 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서평은 '제공받은 책에 대해 이야기할 땐 특정 주제에 꽂힌 내 생각보다는 책을 두루 소개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 그리고 '내 견해가 경험을 바탕으로 한 주관적인 부분에 치우친 건 아닐까' 하는 생각 같은 것에요. 그러다 보니 제가 관심을 둔 부분이나 그것에 대한 견해를 잘 드러내지 않는 편이었고, 책 본문의 특정 구절을 보고 책을 선택하는 저와 같은 사람들의 취향도 반영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며칠 전 진지하게 'SNS를 활용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던 찰나, 오래전 다른 아이디를 쓸 때부터 구독해 왔던 블로그 이웃이자 아동 심리 전문가이신 찹쌀떡 가루님의 추천글을 보고 <나는 매일 블로그로 출근한다>를 구입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제가 꺼려왔던 부분이 오히려 나를 남들과 다르게 만들어주는 지점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블로그를 통해 내가 바랐던 부분 중 하나인 '나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이들과의 교류', 조금 더 나아가 '내가 가진 것이 필요한 사람들과 나의 연결'은, 나의 생각을 솔직하게 먼저 내보여야 가능해지는 일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구요.


<나는 매일 블로그로 출근한다>의 저자 미쎄스찐, 한혜진 님은 2016년까지는 방송 작가로 일하셨고, 2014년부터는 블로거로 활동하며 블로그 덕분에 6권의 책을 쓴 저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블로그로 인해 달라진 삶, 나를 아는 것과 글쓰기의 관계, 각 플랫폼과 그 특징, 실전 블로그 글 쓰는 법과 잘 읽히고 잘 발견되는 글의 비밀을 주제로 하는 책의 곳곳에서 블로그를 진심으로 대하는 마음과 블로그에 대한 저자의 철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블로그를 하면 돈을 벌 수 있어요'를 이야기하는 글이 아니어서 좋았습니다. '나답고 지속 가능하며 콘텐츠 베이스캠프로서의 역할을 하는 블로그, 그리고 삶을 참되게 가꾸는 블로그'가 추구하는 가치라는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것과 나다운 것의 접점을 찾아야 되지 않을까' 싶던 생각에 조금 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달까요.




'대개의 글쓴이는 자신의 글이 구리거나 어딘가 부족하다고 말한다'는 이야기는 적지 않게 힘이 되었습니다. 사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음에도 선뜻 풀어내지 못했던 이유의 한 켠엔 이것이 있었거든요. '과정이 살아있는 글은 인간적이다'라는 말처럼 실패담이 아니라 잘하는 것을 내보여야 한다는 부담감 역시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저 역시 누군가의 실패담을 보았을 때 오히려 '나와 같은 사람이구나' 싶어 마음이 더 갔던 경험도 떠오르구요. 그래서 잘 하는 분야 뿐만아니라 '잘 알고 싶거나 잘하고 싶은 분야'에 대해서 쓸 수 있다는 것도 새삼스럽게 제 마음을 잡아끌었습니다. 특히 '왜 하는지' 자기 신념부터 확립해 보라는 이야기는 블로그뿐만 아니라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했습니다. 힘이 들고 앞길이 보이지 않을 때도 다른 일 대신 지속을 선택한 이유, 그 생각 끝에 진짜 내 마음과 내 일이 가진 가치 등 나조차도 뚜렷하게 생각하지 못했던 많은 것을 알 수 있었거든요. 물론 블로그 글쓰기에 대한 실질적인 팁과 유용한 내용도 가득해서 블로그를 잘 운영하고 싶은 분들의 다양한 고민도 해결해줄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블로그를 비롯해 새롭게 등장한 몇몇 일들에 대해 '적은 시간만 투자하고도 쉽게 할 수 있는 일'인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저자가 보여준 여러 과정들과 함께 '콘텐츠 창작자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자기 규율을 통해 스스로 지속 가능하도록 만드는 사람이다. ..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 나의 방식대로 하는 사람이다'라는 말은, 꽤 많은 고민이 필요한 일 같아서 '나에게 맞지 않는 일인가' 하며 주저하고 있던 저에게 '나도 한 번 시도해보아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해주었습니다. 시간이 걸릴 수도 있고, 나와 딱 맞는 게 아닐 수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나를, 그리고 나와 잘 맞는 방식을 알아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생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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