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남편 덕분에 배운 자존감 대화법 - 외국어 배우듯이 따라 하는 나를 위한 소통법
홍이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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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고 나서 '왜 그랬지' 하며 후회하는 날들이 있습니다. 그중 반복되는 후회는 '왜 좀 더 당당하지 못했을까, 왜 내가 원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못했을까' 하는 것들입니다. 그 이유를 살펴보니, 원하는 것을 자신 있게 요구하거나 부탁하는 것은 물론이고 내가 원하는 것을 아는 것조차 저에게는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건강하지 않은 방법으로 마음이 표출되기도 하구요. 나도, 남도 존중하며 좋은 대화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외국인 남편 덕분에 배운 자존감 대화법>이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요즘 말로 K 장녀라 표현되는 특징을 가진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랑을 위해 희생하고 노력하는 것이 익숙한 사람이었죠. 그러다 외국인 남편을 만나고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기,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내버려 두기, 자신의 방식과 선택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기'와 같이, 이전과는 다른 형태의 사랑을 요구받게 됩니다. 처음엔 남편을 바꾸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시도했지만 오히려 자신의 말을 바꿈으로써 긍정적인 변화를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저자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나와 나의 생각, 행동, 말을 분리하는 틀을 기본으로 내용을 진행합니다. 나와 나의 말, 생각, 행동을 분리하고 나와 상대의 상황을 분리해서 이전과 다른 대처를 할 수 있는 마음을 키워가는 것이죠. 저자가 제안하는 대화법은 내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을 찾고, 진짜 원하는 바를 말하며 행동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나를 탐구하고 내 마음을 알아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구요.

말의 주체를 나에게로 옮겨오는 대화, 나의 존엄성을 지키는 대화를 하라는 저자의 이야기는 어렵지만 꼭 키우고 싶은 능력이었습니다. 언어능력만큼 사고의 범위와 깊이를 넓힐 수 있으니 저자가 말하듯 자존감을 키우는 언어습관을 갖출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구요.


'잘못한 사람이 변해야지, 왜 내가 노력해야 하지?'하는 억울한 마음이 생기더라도 '변화는 더 간절히 원하는 사람이 시작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이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저자의 말대로 상대는 자신이 잘못했다고 느끼지 않아서 변화의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할 수도 있으니, 성장하고 발전하고자 하는 사람이 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다는 말에 공감이 갔구요. 더불어 많은 책을 읽었거나 강의를 들었음에도 실전에 적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경험의 부재' 때문이며 우리가 옛날 방식으로 돌아가는 이유는 '안정적'이라고 느끼기 때문이라는 이야기 역시 기억에 남습니다. 그래서 저자가 권하듯 익숙한 방향 대신 새롭지만 건강한 방향의 대화를 꾸준히 연습한다면 실전에서도 조금씩 변화가 나타날 거란 기대가 됩니다. 마치 매일 꾸준히 하는 외국어 공부의 효과는 내 생각보다 더디게 나타나는 듯하지만, 어느 날엔가 보면 이전보다 쑥 성장해있는 것처럼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 받았으며, 내용에 대한 요구 없이 저의 견해가 담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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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치는 아이 심리 다독이는 부모 마음
김영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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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심리학 책을 읽으면서 인간의 발달 단계에 대한 관심이 생겼습니다. 발달 단계와 그 특징을 알면 성인이라도 현재 상태에서 미성숙한 부분의 정체가 무엇이며 그것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를 아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더라구요. 이따금씩 발달 단계 이론을 접할 때마다 여러 가지 발달 이론을 한데 모아 파악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놓치는 아이 심리 다독이는 부모 마음>의 내용이 마침 제가 바라던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책의 주제인 '발달 심리학'은 인간이 평생 동안 어떻게 성장하고 변화하는지에 초점을 둔 심리학 분야로, 신체적 변화뿐 아니라 사회적, 정서적, 인지적 발달이 그 관찰 대상입니다(p.5). 발달 심리학을 통해 우리는 특정 연령대에 일정한 과업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동시에 미래로 나아가는데 발목을 잡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책은 널리 알려진 볼비의 애착 이론에서 시작해 피아제의 인지발달이론, 에릭슨의 심리 사회 발달이론, 보웬의 가족 관계의 정서적 밀착, 사티어의 경험주의 가족치료, 클라인·위니컷· 페어베언의 대상관계이론까지, 발달과 관계된 6가지의 이론 설명과 함께 80여권의 그림책 속 인물의 심리와 발달 심리 이론을 연결시켜 소개해 줍니다. 대중을 대상으로 한 심리학 서적에서는 잘 등장하지 않는 보웬이나 사티어의 이론이 소개된 것이나 이론에 대한 쉬운 설명은 이 책의 장점입니다. 전문적인 지식 없이도 나와 가족의 상황을 이해하는데 유용하거든요.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님이라면 아이와 함께 책에 소개된 그림책을 보며 소통하고 양육하는 데에 활용하셔도 좋을 것 같구요.


저자가 말하듯 자신이 양육된 초기 시기부터 차근히 돌아보며 건강하게 분화할 수 있다면, 어떤 삶의 역사를 가졌거나 현재 상태가 어떻든 조금씩이라도 성장하면서 각자가 가진 잠재력을 발휘하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그 여정에 필요한 나의 부모와 나의 관계, 내가 자라온 성장 환경 등을 한 발 뒤에서 바라보고 현재의 상태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 받았으며, 내용에 대한 요구 없이 저의 견해가 담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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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임 머신 - 수치심이 탄생시킨 혐오 시대, 그 이면의 거대 산업 생태계
캐시 오닐 지음, 김선영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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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읽어봐야 할, 우리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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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임 머신 - 수치심이 탄생시킨 혐오 시대, 그 이면의 거대 산업 생태계
캐시 오닐 지음, 김선영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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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사회와 문화에는 여러 가지 가치가 존재합니다. 외모, 부, 도덕 등 그 주제가 다르긴 하지만 각각은 기준을 갖고 있고, 그것은 사람들에게 무의식적인 압박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이 정도의 외모는 되어야지', '이 정도 재산은 갖고 있어야지', '이 정도의 직장에는 다녀야지', '이런 사람이어야지' 등과 같이요. 문제는 이 기준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 사회 구성원이 느끼는 '수치심'입니다. '창피함, 내 탓이라는 괴로움, 내가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 등의 자기혐오는 개인을 괴롭게 할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사회 문제를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이것은 몇몇 산업의 유지와 성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셰임 머신>의 저자는 수치심이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넘어 그 자체로 어떤 산업에서의 핵심으로 작용한다고 말합니다.




<셰임 머신>의 저자인 캐시 오닐은 데이터 과학자로, 상업, 금융, 교육, 치안 분야의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연구하였습니다. 그러면서 공정하고 객관적이라고 알려진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사실은 편향적이며 취약계층에 불이익을 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동시에 어려서부터 겪어온 비만으로 인한 수치심과 자책을 '기능'이라는 관점에서 짚어보기 시작하면서, 수치심이 개인적인 경험일 뿐만 아니라 인간사 내에서 억압, 이윤, 통제의 도구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고 이야기합니다. 저자가 대표적으로 꼽는 수치심 비즈니스의 핵심 산업인 비만, 약물 중독, 빈곤, 외모 관련 산업은 사람들에게 스스로에 대한 불만을 찾아내고 해당 산업을 통해 자기혐오가 줄어들 수 있다는 광고를 통해 사업을 발전시키고 유지합니다. 특히 수치심 산업에서는 '피해자가 실패를 초래했다'는 전제를 통해 사람들을 수치심 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만들기도 하구요. 그런데 다른 감정들과는 달리 수치심은 타인에게 공유되기 힘듭니다. 존엄성이 부정당한 느낌, 존재가치의 의심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이 감정은, 이를 발설하는 것 자체를 꺼리게 만들죠. 그래서 수치심 산업은 발전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간의 유대를 힘들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수치심의 단계를 통해 수치심 산업을 다른 방향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수치심으로 인해 상처를 받고, 이를 부정하는 단계를 지나 수치심을 '수용'할 수 있다면, 즉 '그래, 그런데 뭐 어쩌라고?'와 같은 태도를 취할 수 있다면 평온함과 안도감을 얻을 뿐 아니라 수치심을 정치적, 산업적으로 활용하는 시스템인 '수치심 머신'을 무력화할 수 있다구요. 이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공동체로 초점을 옮긴다면 이는 수치심 머신을 해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뿐만 아니라 수치심을 이용해 코로나 시기에 마스크를 착용하게 하거나 사회적 불의에 대해 유용한 역할을 하게 할 수도 있구요. 쉽게 말해 공익을 지키는데 유용한 역할을 하는 것, 그것이 수치심의 역할이자 수치심이 존재하는 이유라고 말합니다.




이 책의 내용이 시작되도록 만들어 준 '수치심을 더 넓은 관점에서 바라보기'는 저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내 안에 갇혀 나만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과 좀 더 넓은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은 문제 자체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갖게 해주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했거든요. 쉽지 않겠지만 내가 가진 여러 고민에 대해 이 방법을 적용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수치심과 나, 그리고 주변인의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됩니다. 수치심의 주요 목적인 '순응하기를 강제하는 것'은 집단을 위한 개인의 희생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집단의 관습이 잘못된 것일 때도 작용됩니다. 그런데 저자가 말하듯 우리는 누구나 수치심의 영역에서 피해자일뿐만 아니라 가해자일 수 있기 때문에 수치심이라는 무기는 신중하게 사용되어야겠지요.

저는 이 책을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한 번쯤 읽어보았으면 하고 생각했습니다. 수치심과 사회적 상황의 관계를 아는 것이 당장의 거대한 변화를 일으키지는 못한다 해도, 적어도 앞으로의 나의 소비나 선택에는 영향을 미칠 것이고, 그런 사람들이 많아질 수록 그 영향력은 더 커질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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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봄, 한 그릇 요리 - 나를 위한 열두 달 원 디시 테이블
정지원(아무튼 봄) 지음 / 길벗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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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을 하고서 맞은 가장 큰 변화는 매 끼니를 스스로 챙겨 먹는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요리라고는 부르기 민망한 인스턴트 음식의 조리만 하던 제가, 이제는 간식조차 만들어 먹기에 도전하고 있네요. 그러면서 저의 몇 가지 선호를 알게 되었는데요, 설거지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식기는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것, 그리고 직접 요리를 할 땐 영상이 아닌 종이에 쓰인 레시피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아무튼 봄, 한 그릇 요리>는 그런 저의 필요에 꼭 맞는 책이었습니다.




음식과 플레이팅이 너무 예뻐서 자꾸 눈길이 가는 책, <아무튼 봄, 한 그릇 요리>의 저자인 정지원 님은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고 영양사 면허를 취득했으며 식품 수입 업무에 17년이나 종사하셨다고 하네요. 게다가 라퀴진 푸드 크리에이터 코스와 푸드 스타일링 코스를 수료셨다고 하는데, 레시피와 블로그를 볼 때마다 감탄이 나오던 플레이팅이 이렇게 완성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레시피는 계절을 주제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새로운 일에 필요한 체력을 북돋워주는 봄의 메뉴, 몸을 가볍게 하고 더위에 지친 입맛을 달래줄 여름 메뉴, 선선한 날씨에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때 좋은 가을 메뉴, 따뜻한 음식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겨울 메뉴. 그러고 보니 몸이 필요로 하는 음식과 평소보다 더 찾게 되는 음식이 계절별로 달랐다는 생각이 드네요.



양념에 대한 소개와 레시피의 자세한 설명, 레시피 순서대로 실려있는 조리 사진과 재료나 요리에 대한 팁은 요리를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인 저에게 매우 유용했습니다. 요리를 하다 보면 재료나 조리에 대해 궁금한 것이 참 많은데 그런 부분들을 알아보는 게 쉽지 않았거든요. 브리치즈애플샌드위치나 청포도드레싱부라타 샐러드와 같은 브런치 메뉴, 미소가지덮밥과 구운명란밥케이크와 같은 밥 메뉴, 초계국수, 동죽칼국수 등의 면 요리, 로제떡볶이, 바비큐폭립, 스키야키 등과 같은 안주 및 손님 초대에도 손색이 없는 요리까지 무려 60가지의 다양한 메뉴가 실려 있는 것 또한 장점입니다.




<아무튼 봄, 한 그릇 요리>의 음식들은 제대로 챙겨 먹는 느낌이 나는 메뉴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 그릇에 맛과 영양을 가득 담았달까요. 그런 메뉴들이 요리 초보들에게는 조금 어려운 도전인 반면, 이 책은 저와 같은 요린이도 따라 해볼 수 있어서 요리를 시작한 사람들에게 선물 같은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책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면서 블로그의 레시피를 따라 볶음 우동을 해먹어 보았는데, 제가 한 요리인데도 불구하고(?) 꽤 맛이 있더라구요. 믿고 따라갈 수 있는 레시피가 생긴 것 같아 든든한 느낌이 듭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 받았으며, 내용에 대한 요구 없이 저의 견해가 담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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