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 양은 또래의 여느 아가씨들처럼 주저 없이 말을 근거로 성향을 유추하며 주장을 펼쳐 나갔다. 겉으로 드러난 표지는 측정할 수 있는 작은 것들이지만 해석은 무궁무진하다. - P44
그리고 상냥하고 열성적인 아가씨들에게는 어떤 표지든 하늘처럼 광대한 경이와 희망, 믿음을 불러일으키곤 하고, 지식이랍시고 손톱만큼 유포된 것에 의해 채색된다. 그렇다고 해서 아가씨들이 언제나 지독한 기만에 빠지는 것은 아니다. 신드바드는 운이 좋아서 옳은 설명을 찾아낼 수 있었고, 가엾은 인간들은 그릇된 추리를 하다가 때로 옳은 결론에 이른다. 처음에는 올바른 논점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출발해 맴을 돌고 지그재그로 나아가다 보면 이따금 바로 우리가 가야 할 곳에 있기도 하다. - P44
그녀는 자신이 최고로 여기는 바를 완벽한 지식으로 입증하고 싶지, 절대로 실행에 옮기지 않을 원칙들을 인정하는 척하면서 살고 싶지 않았다. - P49
그녀에게 매력적인 결혼이란 여자아이처럼 무지에 빠진 자신을 구해 주고, 더없이 숭고한 길로 이끌 안내자에게 자발적으로 순종하는 자유를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것이었다. - P50
"물론 사람들이 늘 말을 잘할 필요는 없겠지. 다만 사람들이 말을 잘하려고 애쓸 때는 자기 마음의 자질을 드러내거든." - P61
"인생이란 어떤 틀에 넣어 찍어 내는게 아니란다. 자로 잰 듯이 정확히 잘리는 것도 아니고. 나는 결혼한 적이 없고, 너와 네 가족을 위해서는 그편이 더 낫겠지. 하지만 실은 누군가를 위해 내 목을 올가미에 넣을 만큼 그렇게 누군가를 사랑한 적도 없어. 결혼이란 사실 올가미 같은 거란다. 기질도 있지. 기질적인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 그리고 남편들은 주인으로 지배하기를 좋아한단다." - P71
믿음을 가진 사람은 불안감을 주는 생략이나 부적절한 표현에 주목하지 않는 법이다. 예언자나 시인의 말은 우리가 의미를 부여하는 바에 따라서 확대되고, 그들의 틀린 어법조차 숭고하게 여겨진다. - P86
남자건 여자건 우리 인간은 아침 식사와 정찬 시간 사이에 수많은 실망감을 삼키곤 한다. 눈물을 참고 약간 핏기가 사라진 입술로 누군가 묻는 말에 "아, 아무 일도 아니에요!"라고 대답하곤 한다. 자존심이 우리를 돕는다. 우리가 입은 상처를 숨기라고 촉구할 때의 자존심은 나쁘지 않다. 다른 이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한 것이니. - P107
품위 있는 역사가치고 자신이 다루는 인물이 세계 역사를, 아니 심지어 제 행동도 예측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지적할 절호의 기회를 무시할 사람이 어디 있을까? - P114
조카딸의 남편이 성직자로서 많은 수입을 얻고 있음을 흐뭇하게 생각하는 것과 진보적인 연설을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그리고 어떤 문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보지 못한다면 편협하기 그지없는 마음이다. - P115
그러나 자존심은 우리를 너그럽게 처신하도록 도와줄 뿐 너그러운 인간으로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 허영심이 우리를 재치 있는 인간으로 만들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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