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상의 세계란 무상한 것, 덧없는 것이야. 우리의 옷차림이나 머리카락 모습이라는 것도 지극히 무상한 것이지. 우리의 머리카락과 몸뚱이 그 자체도 덧없기는 마찬가지이고. - P136

싯다르타란 덧없는 존재이며, 형상을 지닌 것은 모조리 덧없는 것이다. -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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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식물학자가 말하듯 식물은 이름이 많을수록 문화적으로 중요하다. 이 나무가 사랑받는 이유는 열매와 약효 때문이지만 봄기운이 처음 돌 때 일찍 핀 꽃들이 숲 가장자리를 하얀 거품으로 장식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 P16

토착민은 자신에게 맞게 땅을 바꾸지 않고 땅에 맞게 자신을 바꾸었다. - P17

철에 맞는 음식을 먹는 행위는 풍요를 받드는 방법이다. 풍요가 도착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풍요를 맞이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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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자기 자신에게는 없는데 그들은 가지고 있는 한 가지, 즉 그들은 자신들의 삶에 중요성을 부여할 줄 안다는사실 때문이었다. - P114

그는 세상이라는 덫에 사로잡혀버렸다. 그는 쾌락, 욕구, 태만에 사로잡혀버렸으며, 그리고 마침내는, 그 자신이 끊임없이 가장 어리석은 것으로 경멸하고 조소해 마지않았던 악덕인 탐욕에도 사로잡혀버렸다. 그는 결국 소유물, 재산과 부(富)에도 사로잡힌 꼴이었으니, 그런 것들이 그에게는 유희나 하찮은 장난이 아니라 사슬과 짐이 되었다. - P116

그는 자신의 내면에 있던 어떤 것이 죽어버리고 없다는 것을 느꼈다.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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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문의 아들이여, 그대는 나의 설법을 들었구려. 그리고 그대가 그 설법에 관하여 그토록 깊이 사색하였다는 것은 그대에게 참으로 잘된 일이오. 그대는 그 가르침 안에서 한 틈, 한 결함을 찾아내었소. 앞으로 그것에 대하여 계속 깊이 생각하여 보는 게 좋겠구려. 하지만 지식욕에 불타는 그대여, 덤불처럼 무성한 의견들 속에서 미로에 빠지는 것을, 말 때문에 벌어지는시비 다툼을 경계하시오. 이런 저런 의견들은 전혀 중요하지 않소. 의견이란 아름다울 수도 있고 추할 수도 있으며, 재치 있을 수도 있고 어리석을 수도 있소. 우리 개개인은 의견들을 지지할 수도 있고, 배척할 수도 있소. 그러나 그대가 나한테서 들은 가르침은 하나의 의견이 아니며, 그리고 그 가르침의 목적은 지식욕에 불타는 사람들에게 이 세상을 설명하여 주는 것이 아니오. 그 가르침의 목적은 다른 데에 있소. 그 목적은 번뇌로부터의 해탈이오. 고타마가 가르치고 있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바로 이것이오 - P54

당신은 죽음으로부터의 해탈을 얻으셨습니다. 죽음으로부터의 해탈은, 당신이 그것을 얻기 위하여 나아가던 도중에 당신 스스로의 구도 행위로부터, 생각을 통하여, 침잠을 통하여, 인식을 통하여, 깨달음을 통하여 얻어졌습니다. 그것이 가르침을 통하여 이루어지지는 않았다는 말씀입니다! - P55

<그 부처가 나한테서 무언가를 빼앗아갔어> 싯다르타는 생각하였다. ‘그 분은 나한테서 무언가를 빼앗아갔지만, 빼앗아간 것 이상을 나에게 선사해 주셨어. 그 분은 나한테서 나의 친구를 빼앗아갔다. 그 친구는 예전에는 나를 믿었지만 지금은 그 분을 믿으며, 예전에는 나의 그림자였지만 지금은 고타마의 그림자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 분은 나에게 싯다르타를, 나 자신을 선사해 주셨다.‘ - P58

그는 여러 가지로 깊이 생각하여 보았으며, 마치 깊은 물 속을 뚫고 맨 밑바닥까지 들어가듯이 이러한 느낌의 맨 밑바닥까지, 그러한 느낌의 원인이 도사리고 있는 맨 밑바닥까지 파고들어갔다. 그렇게 한 까닭은, 원인을 인식하는 것이야말로 바로 생각이라고 여겨졌으며 오직 그렇게 함으로써만 느낌이 인식으로 바뀌어져서 사라지는 일이 없이 본질적인 것이 되고 그 인식 속에 있는 것이 빛을 발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 P59

‘나는 바로 자아의 의미와 본질을 배우고자 하였던 것이다. 나는 바로 자아로부터 빠져나오려 하였던 것이며, 바로 그 자아를 나는 극복하고자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것을 극복할 수 없었고, 그것을 단지 기만할 수 있었을 뿐이고, 그것으로부터 단지 도망칠 수 있었을 뿐이며, 그것에 맞서지 못하고 단지 몸을 숨길 수 있을 따름이었다. 진실로, 이 세상의 어떤 것도 나의 자아만큼, 내가 살아 있다는 이 수수께끼, 내가 다른 모든 사람들과 구별이 되는 별다른 존재라는 이 수수께끼, 내가 싯다르타라고 하는 이 수수께끼만큼 나를 그토록 많은 생각에 몰두하게 한 것은 없었다. 그런데도 나는 이 세상의 어떤 것보다도 나 자신에 대하여, 싯다르타에 대하여 가장 적게 알고 있지 않은가!‘ - P60

<내가 나 자신에 대하여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것, 싯다르타가 나에게 그토록 낯설고 생판 모르는 존재로 남아 있었다는 것, 그것은 한 가지 원인, 딱 한 가지 원인에서 비롯된 것이다. 나는 나를 너무 두려워하였으며, 나는 나로부터 도망을 치고 있었던 것이다! 아트만을 나는 추구하였으며, 바라문을 나는 추구하였으며, 자아의 가장 내면에 있는 미지의 것에서 모든 껍질들의 핵심인 아트만, 그러니까 생명, 신적인 것, 궁극적인 것을 찾아내기 위하여, 나는 나의 자아를 산산조각 부수어 버리고 따로따로 껍질을 벗겨내는 짓을 하였던 것이다. 그러면서 나 자신이 나한테서 없어져 버렸던것이다.> - P61

<오> 그는 숨을 깊이 들이쉬며 생각하였다. <이제 다시는 나한테서 이 싯다르타가 슬그머니 빠져나가는 일이 없도록 해야지. 이제 다시는 나의 생각이나 생활을 아트만이나 세계고(世界苦) 따위로 시작하지 말아야지. 이제 다시는 나 자신을 죽이거나 산산조각 내어, 그 파편 뒤에 있는 비밀을 찾아내려고 하는 따위의 짓은 하지 말아야지. 이제 다시는 요가 베다"의 가르침도, 아타르바 베다의 가르침도, 고행자의 가르침도, 그 어떤 가르침도 받지 말아야지.
나 자신한테서 배울 것이며, 나 자신의 제자가 될 것이며, 나 자신을, 싯다르타라는 비밀을 알아내야지.> - P62

본질적인 것이란 눈에 보이는 가시적 세계 너머 저편 피안(彼岸)에 있다고 생각한 싯다르타의 눈으로 볼 때에는 이 모든 것들은 본질적인 것이 아니었다. - P72

뱃사공이 말하였다. 「매우 아름다운 강이지요, 나는 이 강을 무엇보다도 사랑한답니다. 나는 자주 이 강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곤 하였으며, 자주 이 강의 눈을 들여다보곤 하였습니다. 그리고 항상 이 강으로부터 배워왔습니다. 우리는 강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답니다」 - P76

싯다르타, 당신이 말귀를 잘 알아듣는 분이라면 이것도 배워두세요. 사랑이란 구걸하여 얻을 수도 있고, 돈을 주고 살 수도 있고, 선물로 받을 수도 있고, 거리에서 주워 얻을 수도 있지만, 그러나 강탈할 수는 없는 거예요. - P86

‘사실상 사람 사는 실정이라는 것이 그런 것 같군요. 누구나 서로 주고받는 것, 인생이란 그런 것이지요‘ - P96

「글을 쓰는 것은 좋은 일이고, 사색하는 것은 더 좋은 일이다. 지혜로운 것은 좋은 일이고, 참는 것은 더 좋은 일이다」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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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잠이란 것이 무엇인가? 육체를 떠난다는 것은 무엇인가? 단식이란 무엇인가? 호흡을 멈춘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자아로부터 도망치는 것이며, 그것은 자아상태의 고통으로부터 잠시 동안 빠져나오는 것이며, 그것은 인생의 고통과 무의미함을 잠시 동안 마비시키는 것이야. 이러한 도망, 이러한 잠시 동안의 마비는 소몰이꾼도 여인숙에서 쌀막걸리 몇 사발이나 잘 발효한 야자유를 마시고 취하면 겪는 일이네. 그런 사람도 취하면 자기 자신의 자아를 더 이상 느끼지 않게 되며, 인생의 고통을 더이상 느끼지 않게 되며, 결국 잠시 마비 상태를 겪게 되네. 그 사람은, 쌀막걸리 사발 위에 곯아 떨어진 상태로, 싯다르타와 고빈다가 기나긴 수행 과정을 거친 후에야 자신들의 육신으로부터 빠져나올 경우 도달하게 되는 경지, 그러니까 비아의 상태에 잠시 머무르는 경지와 똑같은 그런 경지에 도달해 있다는 이야기야. 고빈다, 그게 그렇다구」 - P32

고빈다가 말하였다. 「우리는 많은 것을 배웠어, 싯다르타, 그리고 아직도 배울 것이 많이 있네. 우리는 쳇바퀴처럼 맴돌고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는 위를 향하여 올라가고 있는거야. 그 바퀴는 둥근 원이 아니라 나선형이고, 우리는 이미 많은 단계들을 거쳐온거야」 - P33

그렇지만 우리는 본질적인 것, 즉 길 중의 길은 발견하지 못할거야 - P34

오 고빈다, 나는 <인간은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는 사실을 알기 위하여 오랜 시간 노력하였지만 아직도 그 일을 마무리짓지 못하고 있어. 우리가 <배움>이라고 부르는 것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오, 친구, 존재하는 것은 오로지 앎뿐이며, 그것은 도처에 있고, 그것은 아트만이고, 그것은 나의 내면과 자네의 내면, 그리고 모든 존재의 내면에 있는 것이지. 그래서 난 이렇게 믿기 시작하였네. 알려고 하는 의지와 배움보다 더 사악한 앎의 적은 없다고 말이야 - P35

명상하면서, 순수한 마음으로, 아트만 속으로 침잠하는 자, 그런 자의 마음에는 이루 형언할 수 없는 열락이 있도다. - P36

부처는 겸허한 태도로 생각에 잠긴 채 발걸음을 옮기고있었다. 그의 고요한 얼굴은 즐겁지도 슬프지도 않아 보였으며, 내면을 향하여 그윽한 미소를 흘려보내는 것 같았다. 마음속에 감추고 있어 눈에 띄지 않는 그런 미소를 머금고, 사뿐사뿐, 유유히, 튼튼한 어린아이와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부처는 발걸음을 옮겨놓고 있었다. 그는 다른 모든 승려들과 마찬가지로 법복을 걸치고, 엄격한 계율에 따라서 발걸음을 떼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얼굴과 그의 발걸음, 그의 조용히 내리깐 눈길, 그의 얌전하게 아래로 내려뜨린 손, 그리고 얌전하게 아래로 내려뜨린 그 손에 붙어 있는 손가락 하나하나가 모두 평화를 말하고 있었고, 완성을 말하고 있었으며, 무언가를 구하지도 않았고, 무언가를 모방하지도 않았으며, 결코 시들지 않는 안식 속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는 빛 속에서, 결코 깨뜨릴수 없는 평화 속에서 부드럽게 숨쉬고 있었다. - P46

싯다르타는 주의 깊게 고타마의 머리, 그의 두 어깨, 그의 두 발, 그리고 그의 얌전하게 아래로 내려뜨린 손을 바라다보았다. 그러자 싯다르타에게는 그 손에 붙어 있는 다섯 손가락 모두의 마디마디가 가르침 그 자체인 것 같아 보였으며, 다섯 손가락 모두의 마디마디가 진리를 말해 주고, 진리를 호흡하고, 진리의 향기를 풍기고, 진리를 현란하게 빛내주는 것 같아 보였다. 이분, 이 부처야말로 새끼손가락 놀리는 동작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진실된 분이었다. 이 분이야말로 성스러운 분이었다. 싯다르타는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이 분만큼 존경한 적이 없었으며, 어느 누구도 이 분만큼 사랑해 본 적이 없었다.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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