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집단의 구성원으로서 우리는 의도치 않게 타인의 불행을 초래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어느 정도 처벌을 받기를 요구하지. 물론 처벌을 내리는 것은 부분적으로는 -그 아이의 가족처럼-크나큰 불행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거야. - P17

그렇지만 문명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우리는 불행의 중개자였던 젊은이를 위해서도 그 대가를 치르기를 요구하는 거란다. 그 젊은이에게 빚을 갚을 기회를 줌으로써 약간의 위안과 속죄감을 얻고 갱생의 과정을 시작할 수 있게끔 하려고 말이야 - P18

그러나 그는 빚을 다 갚았다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아무리 많은 우연이 작용했다 할지라도 자신의 손으로 다른 사람에게 주어진 이 세상에서의 시간을 끝내버린 이상, 전지전능하신 신께 그분의 자비를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려면 남은 삶 전부를 바쳐야 할 터였다. - P18

자연은 원래 무자비하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자연은 원래 무심하고 예측할 수 없다고 말이다. 하지만 2, 3년마다 재배 작물을 바꾸는 농부라니? 에밋은 어린 나이에도 아버지의 그런 태도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사람의 특징이라는 것을 알았다. - P27

여름 몇 달 동안 천둥이 우르릉거리거나 건조한 바람이 우우 몰아치는 밤이면 에밋은 옆방의 아버지가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는데, 아버지로서는 충분히 그럴 만했다. 담보대출을 받은 농부는 두 팔을 벌리고 눈을 감은 채 다리 난간 위를 걷는 사람과도 같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풍요와 몰락의 차이가 몇 인치의 비나 며칠 밤의 서리에 의해 결정될 수도 있는 생활 방식이었다. - P29

그날 밤 아버지는 책장에 낙서하고 훼손하는 것은 야만스러운 서고트족이나 하는 짓이라고 단호하고 분명하게 말했다. 그것은 인간의 가장 신성하고 고귀한 업적-가장 훌륭한 생각과 감정을 기록으로 남겨, 그 생각과 감정이 시대를 뛰어넘어 대대로 공유될 수 있게 하는 능력-에 타격을 주는 행위라는 것이었다. - P51

인간의 의지만큼 이해하기 힘든 것은 없다. 아니면 정신과 의사가 그렇게 믿게 만드는지도 모른다. 정신과 의사에 따르면, 인간의 동기는 열쇠가 없는 성이다. 인간의 동기는 여러 겹의 미로를 형성한다. 그 복잡한 미로에서 개별 행동들이 보통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근거나 이유 없이 나타나곤 한다. 그러나 사실, 그것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만약 한 인간의 동기를 이해하고 싶으면 그에게 이렇게묻기만 하면 된다. 너는 5만 달러로 뭘 할 거야?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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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종신 가택 연금형을 받게 되면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인간다운 삶은 가능할까
볼세비키 혁명 후, 구체제의 인물로 사형의 위기에 처하나 친구가 자신의 이름으로 발표한 시로 인해 겨우 사형을 면한 알렉산드르 일리치 로스토프 백작은 여생을 메트로폴 호텔에서 보내야만 하는 형을 받게 된다.
인간은 극한 상황에 처했을 때 그의 민낯을 드러낸다. 하지만 백작은 품위와 유머를 잃지 않고 32년을 견뎌낸다.
‘역경은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며 인간은 자신의 환경을 지배하지 않으면 그 환경에 지배당할 수밖에 없다.‘는 대부의 조언을 신조로 가슴에 새긴 채 자신이 처한 환경을 지배하고 결국엔 탈출에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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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날마다 좁아지는구나. 처음엔 하도 넓어서 겁이 났는데, 자꾸 달리다 보니 마침내 좌우로 벽이 보여서 행복했었다. 그런데 이 긴 벽들이 어찌나 빨리 마주 달려오는지 나는 어느새 마지막 방에 와 있고, 저기 저 구석엔 덫이 있다. 나는 그리로 달려 들어가고 있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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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실이긴 하지만, 운명의 여신은 어느 한쪽 편을 들지 않는다. 공평한 마음의 소유자인 운명의 여신은 대체로 성공의 가능성과 모든 노력에도 실패할 가능성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쪽을 택한다. - P667

잔인함은 굳이 꾸밀 필요가 없다. 잔인함은 얼마든지 침착할 수도 있고 조용할 수도 있다. 한숨을 쉴 수도 있고, 믿어지지 않는다는듯 가볍게 고개를 저을 수도 있고, 앞으로 자기가 하려는 일이 무엇이든 거기에 대해 동정 어린 용서를 구할 수도 있다. 천천히 움직일 수도 있고, 체계적으로 움직일 수도 있고, 막무가내로 움직일 수도 있다. - P670

고전적인 전통에서는 건축의 뮤즈가 존재하지 않지만, 적절한 상황에서는 어느 건물의 외관이 한 인간의 기억에 인상을 남기고, 감정에 동요를 일으키고, 심지어 인생을 바꾸어 놓을 수도 있다는 것에 우리는 동의할 수 있다고 믿는다. - P687

아버지는 우리 인생은 불확실성에 의해 움직여 나아가는데, 그러한 불확실성은 우리의 인생행로에 지장을 주거나 나아가 위협적인 경우도 많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가 관대한 마음을 잃지 않고 보존한다면 우리에게 극히 명료한 순간이 찾아들 거라고 했다. 우리에게 일어난 모든 일들이 갑자기 하나의 필수 과정이었음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순간이 찾아든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앞으로 살아가야 할 삶으로 꿈꿔온 대담하고 새로운 삶의 문턱에 서 있을 때조차도 그렇다는 것이었다. - P687

백작의 친구가 얘기했던 대로, 우가티가 체포당하는 것에 대해 냉정한 반응을 보이고 밴드에게 연주를 계속하라고 지시를 내리는 등의 술집 주인 행위는 타인의 운명에 대한 그의 무관심을 시사하는 것인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는 어쩌면 소동의 여파로 쓰러진 칵테일 잔을 똑바로 세움으로써 한 사람의 가장 사소한 행동으로도 세상의 질서를 어느 정도는 회복할 수 있다는 근본적인 믿음을 실천해 보인 것은 아니었을까? - P713

사람이 한때 소중하게 여겼던 장소를 수십 년 동안 찾지 않았을 경우, 현명한 사람이라면 일반적으로 절대 그곳에 다시 가지 말라고 충고할 것이다. - P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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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소피야, 최선의 행동이 처음엔 탐탁지 않아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단다. 실은 거의 언제나 탐탁지 않아 보이지." - P650

백작은 자신의 성격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절제력을 발휘하여,
부모로서의 충고를 두 가지 간단명료한 요소로 제한하였다. 첫째는 ‘인간이 자신의 환경을 지배하지 못하면 그 환경에 지배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둘째는 ‘가장 현명한 지혜는 늘 긍정적인 자세를 잃지 않는 것‘이라는 몽테뉴의 격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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