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플러는 법령이 선포된 데서 위안을 찾지 못했다. 어쩌면 케플러는 정책의 변화는 문화의 변화와 전혀 같지 않으며 다른 시간의 척도 위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미 알았을지도 모른다. - P98

《꿈》은 사람들을 눈 뜨게 하기 위한, 과학의 시에 바치는 그의 세레나데였다. - P109

케플러는 성별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운명의 차이는 천공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 땅 위 문화의 작용에 따른 성별 구조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한다. - P120

어머니를 불학무식하게 만든 것은 어머니의 본성이 아니라 이 세계에서 결정한 사회적 위치였다. 이 세계가 지적인 깨달음과 자아실현의 기회를 하늘의 별만큼이나 불변의 자리에 고정시켜 놓았기 때문이었다. - P120

새로운 것을 발견할 때의 순수한 설렘, 미지의 것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암석에서 지식의 작은 조각을 직접 깎아낼 때 느껴지는 희열이었다. 이는 모든 참된 과학자를 이끄는 근본적인 동기이다. - P129

"별의 빛에 비하면 메달은 사소한 것이다." - P135

"이 세상에 정말로 중요한 것은 단 하나인데, 그것은 바로 선량함이다." - P135

마리아의 감춰진 지성은 몇 번이고 계속해서 사회가 드리운 어두운 그늘을 뚫고 솟아오른다. "삶에 별빛을 섞으십시오." 마리아는 훗날 여성천문학자들을 위한 첫 수업이 열린 배서대학에서 학생들에게 말한다. "그러면 하찮은 일에 마음이 괴롭지 않을 겁니다." - P137

스스로 만들어진 인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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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동의를 구하는 것은 자신의 인생을 계산과 운의 손에 맡기는 것과 같다. 계산에 수고를 들인다 해도 운을 막지 못하듯이 운이 계산에 드는 수고를 덜어주지도 못한다. - P18

우주의 시작은 베토벤의 〈교향곡 제5번〉을 여는 음표보다 조용했고, 자아(I)의 대좌에서 내려와 작아진 나(i) 위에 떠 있는 점보다 작았다. - P27

우리는 존재의 동시성에서 삶의 정지 화면을 포착하기 위해 영원, 조화, 선형성이라는 환상에, 고정된 자아와 이해의 범위 안에서 펼쳐지는 인생이라는 환상에 기댄다. 그러면서 줄곧 우리는 우연을 선택이라 착각한다. - P31

아름다움 같은 어떤 진실은 상상과 의미 부여라는 빛을 슬쩍 비출 때 가장 명확하게 보인다. - P31

삶이란 다른 삶과 얽힐 수밖에 없으며, 그 삶의직 물을 바깥에서 바라보아야만 인생의 핵심을 파고드는 질문에 어렴풋이나마 답을 구할 수 있다. - P33

아름다운 삶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 P34

견고하고 고정된 자아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의 습관, 신념, 사상은 살아가는 동안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진화한다. 우리를 둘러싼 물리적·사회적 환경 또한 변화한다. 우리 몸의 세포 또한 대부분 교체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스스로 "우리 자신"으로 남는다 - P43

과학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현실을 이해하는 방식은 과학의 발견을 통해 조금씩 변화한다. 그 현실은 우리에게 오직 조각으로만 모습을 드러낸다. 우리가 이해하고 분석하는 조각이 늘어날수록 그 조각으로 만든 모자이크는 한층 더 현실에 가까워진다. - P43

가장 먼 곳을 보는 예언자일지라도 자신이 속한 시대의 지평 너머까지 볼 수는 없지만, 인간의 정신이 외부로 시선을 돌려 자연을 이해하고 내면으로 시선을 돌려 기존의 사실에 의문을 품는다면 그 하나하나의 변혁이 쌓이면서 지평선 자체가 변화한다. - P45

당시 교회는 오늘날의 대중매체와 같은 존재였고, 대중매체는 예나 지금이나 거짓 선전의 힘을 빌리는 데 전혀 주저하지 않는다 - P49

현실에 새로운 진실이 자리잡으려면 문화의 톱니바퀴가 몇 차례나 돌아가야 할까? - P54

케플러는 우리가 습관적으로 잊곤 하는 한 가지를 알고 있었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을 상상하고 체계적인 노력을 통해 그 상상을 현실로 이루어낼 때 우리가 지닌 가능성의 범위가 확장된다는 사실이다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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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의 존재를 은폐하기 위해 투명해지면 번역도 번역가도 보이지 않는다. 원문이 훤히 보이도록 투명해지면 번역의 문학적 완성도 같은 것은 중요하지 않게 된다. - P28

번역가가 호명될 때는, 투명한 무존재로 취급되지 않을 때는 책이 마음에 안 들 때뿐이다. - P29

텍스트의 이면에는 무엇이 있나? 그것을 꿰뚫지않으면, 그것을 해방시키지 않으면 번역은 불가능하다. - P31

인간이 바벨탑을 건설하려 했을 때 신이 내린 벌은 사람들이 쓰는 언어를 서로 다르게 만드는 것이었다. 서로 의사소통이 불가능해지자 사람들은 탑을 계속 쌓을 수 없었고 신의 뜻대로 온 땅에 흩어져 살게 되었다. 그리하여 바벨은 분열, 소통 불가능성, 언어와 문화의 다양성을 상징하게 된다. - P40

그리고 그로 인한 필연적인 결과인 번역도 바벨의 이미지와 밀접하게 겹쳐진다. - P40

바벨은 은유적 잉여다. 의미가 겹치고 겹치면서,기호는 한 가지 의미를 안정적이고 고정적으로 띨 수 없다. 의미가 벽돌처럼 하나하나 쌓였다가 스르르 무너져 내린다. 바벨은 흰 고래처럼 모든 것을 표상하지만 아무것도 나타내지 않는 공허다. - P50

번역은 신이 우리에게 지운 짐이자, 바벨 이전의 순수한 상태 -원초적 언어를 회복하고 다시 하나의 언어로 말하려는 노력이다. - P53

벤야민식으로 말하면 여러 갈래로 흩어진 불완전한 언어의 속박을 풀고 순수한 의미를 정제해내는 행위다. 태초에 말씀이 있었고 그것이 어떤 기호도 거치지 않고 바로 우리 마음에 와닿던 때로 돌아가는 것이다. - P53

나보코프는 "가장 서툰 직역이 가장 예쁜 의역보다 천 배는 더 유용하다"며 ‘가독성‘이 좋은 번역을 ‘범죄‘, ‘악행‘, ‘횡포‘등등 심한 말로 비난한다. - P56

텍스트를 아무리 쌓아 올려도 진리에는 도달할수 없다니, 책의 시작 부분에서 되새기기에 신나는 명제는 아니지만, 번역에 관해 이야기하려면 먼저 텍스트에 대한 믿음부터 버려야 한다. 번역은 그 믿음을 저버리는 일이다.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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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다인종 민주주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보편적인 법적 보호가 필요했다. 그러나 일부 공화당원들조차 그러한 보호를 대단히 힘든 기준으로 인식했다. - P112

보편적 투표권의 목적은 명백하게도 남부 지역의 흑인 유권자를 보호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북부 지역을 포함한 여러 지역에는 투표권을 제한하는 다양한 방법이 합법적으로 남아 있었다. 이러한 결함은 대단히 중요한 것이었다. 그 이유는 인종이 아닌, 가령 읽고 쓰는 능력이나 재산 소유와 같은 다른 기준을 근거로 투표권을 제한할 수 있는 가능성이 그대로 남았기 때문이었다. - P113

노예제가 폐지되고 2년이 흐른 뒤에도 남부 지역의 백인 공동체들은 철저한 인종적 수직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백인 우월주의 규범은 어디서든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인종평등과 흑인 투표권(연방군이 강제하는)이 현실이 되어버렸다.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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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의 좌절감을 담은 그림 예순 장. 흰 석고상을 그린 검은 그림은 번역 불가능성의 증거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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