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20억 명의 사람들이 20억 개의 목소리와 하나같이 중요하다고 아우성치는 20억 개의 생각들을 가지고 자신만은 특별하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이 세상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곳이었다. 이런 세상에서는 사실 어느 누구도 특별할 수 없었다. 모두 자신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 아무도 특별하지 않았다. - P61

사람을 불행에 빠뜨리는 것은 사악함과 음모만이 아니었다. 혼동과 오해,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들 역시 우리 자신과 마찬가지로 살아 있는 똑같은 존재라는 단순한 진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불행을 부른다. - P67

그녀 앞에 펼쳐진 장면은 이미 오래 전에 일어났고, 모든 결과가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엄청나게 큰 것에 이르기까지 이미 정해져 있는 듯한 느낌. 앞으로 아무리 이상하거나 충격적인 일이 일어나더라도 그리 놀랍지 않고 오히려 어딘가 낯익은 듯한 느낌이 들고, ‘아 그래, 맞아, 그거였구나, 왜 진작 몰랐지?‘하고 혼잣말을 하게 될 것만 같았다. - P83

이혼이라는 단어는 아이로서는 생각할 수 없는 외설과 가족의 수치를 담고 있는 말이었다. - P88

어쨌든 잭슨은 이혼이라는 말을 큰 소리로 내뱉는 것이 이혼이라는 행위 - 그것이 어떤 행위인지는 쌍둥이들뿐만 아니라 롤라조차도 잘 모르고 있었지만 -만큼이나 큰 죄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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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계속 달려야만 하는 건 아니란다 - P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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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나이테를 떨쳐 낼 수 없듯이, 나는 내 과거를 펼쳐 낼 수 없다. - P353

그저 눈에 보이는 것만이 그 얼굴의 전부는 아니다. 그 얼굴에는 자신에게 벌어졌던 모든 일이, 앞으로 곧 일어나려고 하는 모든 일이 담겨 있다. 그 지점으로 데리고 온 시간과 다가옴을 예고하는 시간이 수백만 초의 죽음과 또 다른 수백만 초의 약속이. - P357

내가 저지른 일이 미친 짓으로 보였지만, 나는 평생을 본능에 따라 행동해 왔다. 그러니까 이성이 내 삶의 훌륭한 가늠자는 아니었다. 나는 있어야 할 곳에 있었고 중요한 것은 그게 전부였다. - P361

그 애의 두 눈은 다른 세상으로, 광기와 인접한 지식으로 열리는 문이었다. - P362

나는 비올라를 다시 만나면 모든 것이 보다 단순해지리라고 믿었다. 하지만 바람에도 수도 없이 많은 이름을 붙이는 세상에 단순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 P377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지만 필요가 사랑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 P394

「사라진 새지. 그리고 날지 못한다는 게 그 특성이고, 나는 도도 새야, 미모, 예전의 내가 아니라고, 무덤에 눕고 허공으로 뛰어내리는 비올라가 아니라고 나를 원망하는 거 알아. 하지만 도도 새는 바로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라졌어. 너무 쉬운 먹잇감이었던 거지. 사라지고 싶지 않으면 나 자신을 잘 돌봐야 해. - P420

삶은 선택의 연속이고, 만약 전부 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우리는 다르게 선택할 수도 있겠지, 미모. 네가 단 한 번도 틀리는 법 없이 처음부터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면 넌 신인 거야. 네게 품은 그 모든 사랑에도 불구하고 네가 내 아들이라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나조차 신을 낳았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 P422

우리 각자는 해야 할 역할이 있지. - P435

자신의 거처에서 멀리까지 나온 비올라가 새로운 교훈을 내게 줬다. 진정한 삶은 책 속에 있었다. - P441

그리스도의 어머니가 되기에는 비정상적으로 젊은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와는 대조적으로 비탈리아니의 피에타는 젊은 여자가 아니다. 삶을 겪어 본 사람이다. - P469

누군가를 찬미한다는 것, 그건 조금은 그를 싫어한다는 소리이고, 그 역도 성립이 돼. - P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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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각기 다른 시대의 집들을 지나 걸어가다가 1920년대의 우체국에 들렀고, 며칠씩 걸려 메시지를 받는 만족 지연의 산업, 기대감의 산업 전체가 종지부를 찍었다는 점을 언급했다. - P122

홈리스에겐 역사가 없다. 그들은...... 어떻게 말해야 할까, 역사 밖 존재, 소속없는 존재다. - P123

그해에 꼭 특별한 점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네. 가우스틴이 대답했다. 시간은 특별함에 둥지를 틀지 않아. 시간은 고요하고 평화로운 곳을 찾지. 다른 시간의 흔적을 발견하는 일이 일어난다면 그건 평범한 어느 오후일 거야. 삶 그 자체를 빼면 아무런 특별한 일도 일어나지 않은 오후...... - P127

인생은 한 번의 실패로 끝나지 않아요. - P150

나는 아버지의 말이 인생은 실패로 가득할 텐데 이건 단지 맨 처음에 겪는 실패일 뿐이라는 의미인지, 아니면 인생은 한 번의 실패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는 의미인지 확실히 이해하지 못했다. 어쩌면 둘 다였을 것이다. - P151

마지막에 가면 정신은 말하는 법을 잊고 입은 씹는 법을 잊으며 목구멍은 삼키는 법을 잊는다. 다리는 걷는 법을 잊는다. - P156

진정으로 죽음을 갈망하는 몸은 더이상 허영심을 품지 않는다.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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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섬뜩함을, 때로는 지극한 슬픔을 불러일으키는 이 연극에서 브리오니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운을 맞춘 서막에서 표현했듯이, 이성에 근거하지 않은 눈먼 사랑은 불행하게 끝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 P13

그런데도 대부분의 어른들은 아이들이 정말로 바라는 것은 어른들의 간섭을 받지 않는 자기들만의 시간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 P23

부모의 보호 안에서 별다른 어려움 없이 살아온 브리오니는 다른사람과 심각하게 맞서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알 수 있었다. 다른 사람과 맞서는 일은 쌀쌀한 기운이 남아 있는 6월 초에 수영장물 속으로 뛰어드는 일과 같았다. 이것저것 재볼 필요 없이 행동으로 옮기면 되는 일이었다. - P31

사람들은 혼자 있을 땐 일을 바른 순서대로 하지 않는 법이다.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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