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을 고르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어. 누구를 사랑하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바뀌니까." - P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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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소설
한강 지음, 최진혁 사진 / 문학동네 / 201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한강 작가의 작품을 이제 4권 읽었다. 지난 날 독서 기록을 찾아보니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는 2016년에 읽었다. 그 이후에 ‘흰‘이라는 작품이 발표되었다는 소식을 듣긴 했지만 선뜻 손이 가질 않아 미뤄두다가 이제야 펼쳐보게 되었다.
한강 작가의 ‘흰‘을 읽으며 소설인지 에세이인지 구분이 안 된다. 장르가 뭐 중요한가, 작품 속에서 작가가 말하려는 의도가 뭔지 파악하는게 중요하지. 어쨌든.
‘솜사탕처럼 깨끗하기만 한 ‘하얀‘과 달리 ‘흰‘에는 삶과 죽음이 소슬하게 함께 배어 있다‘는 작가의 말을 읽고 난 그저 ‘흰‘이라고 하면 그저 순결함, 깨끗함, 고결함, 순수함 정도만 떠올렸는데......
흰 것에 대한 목록 속에 ‘하얗게 웃다‘가 눈에 들어왔다. 하얗게 웃는다는 건 어떻게 웃는 것일까. 그건 어떤 웃음일까. 아이들의 환한 웃음일까.
그런데 작가는 아득하게, 쓸쓸하게, 부서지기 쉬운 깨끗함으로 웃는 얼굴, 또는 그런 웃음이란다.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이 책을 읽는 동안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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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자체가 사랑이었다. - P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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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마, 죽지 마라 제발.
말을 모르던 당신이 검은 눈을 뜨고 들은 말을 내가 입술을 열어 중얼거린다. 백지에 힘껏 눌러쓴다. 그것만이 최선의 작별의 말이라고 믿는다. 죽지 말아요. 살아가요.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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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이 그녀의 한 사람이었다. 실비의 심장이었다. 그가 그녀 안의 모든 분자를 바꾸어놓았다. 실비는 사랑이 해일처럼 강렬하게 다가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이 순간을 꿈꾸었고, 그 꿈이 실제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그 사랑이 불가능할 줄은, 막다른 골목일 줄은, 말할 수 없는 것일 줄은 몰랐다. - P296

윌리엄은 아버지가 아이의 인생에 존재하면서도, 그리고 폭력을 휘두르지 않으면서도 아이를 망가뜨릴 수 있음을 알았다. 소리 없이 계곡을 떠내려가는 빙하 같은 부모님의 슬픔이 그를 형성했다. - P303

"하지만 깨달은 게 있어요. 내가 낭만적이라서, 대단한 삶을 살 운명이라서 그런 꿈을 꾸는 거라고 늘 생각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어요. 진짜 인생이 두려워서 그런 꿈을 꾸었고, 너무 엄청난 꿈이라서 이루어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난 그런 사랑을 직접 본 적이 없었어요. 우리 부모님은 서로 사랑했지만 슬프게도 불행했어요. 우리 동네에 사는 다른 부부들도 다 그랬고요. 당신은 그런 사랑을 정말로 본 적 있어요?" - P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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