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너무도 적막해 무료함이 더욱 커졌다. 온종일 한마디도 하지 않는 날이 대부분이었다. 세상이 그녀 혼자 남은 것처럼 조용했다. 그녀의 가슴에는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 P36

다만 고정적 기준이든 가변적 기준이든, 과거의 기준이 조금씩 소실되거나 변형될 때면 그의 머릿속에서 매듭지어진 줄이 누군가에 의해 뭉텅뭉텅 잘리는 듯했다. 기억 속에 저장되었던 것들이 그 가위의 움직임에 따라 줄기차게 제거되었다. 그건 사람의 속성이었다. 오래된 것들을 떠올리지 않으면 아주 많은 일이 아예 발생하지 않았던 것처럼 무화되었다. 예전에 그의 부하였던 우자밍은 망각이 인간의 몸에서 제일 좋은 본능이라고 말하곤 했다. - P69

그에게는 할 일이 없었다. 살아가는 것 그리고 시간과 잘 지내는 것만이 그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었다. - P78

류진위안은 이제 젊은이와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가 보기에 젊은이들은 아무것도 몰랐다. 더 심각한 점은 젊은이들 역시 그가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거였다. - P83

더이상 그의 기억 속에 있는 어머니가 아니었다. 완전히 다른 사람, 비밀을 간직한 사람 같았다. 그 비밀 때문에 어머니가 거대한 책처럼 느껴졌다. 지금까지 표지만 알았을 뿐 내용은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는 책. - P99

"그녀의 영혼은 현세에 없어." - P101

"살아 있어야만 통증도 있어. 죽으면 아픔도 사라지지." - P109

"또다른 방법도 있어. 기억을 없애는 거야. 그러면 아팠는지조차 몰라." - P11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의 가장 큰 적은 외부 사람들이 아니라 당신이 떠올리지 못하는 기억이야. - P13

그래서 그녀는 오랫동안 자신이 깊이 사랑한 사람이 두려운 사람이기도 하다는 걸 깨달았다. - P13

모든 망각을 배신이라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망각은 살아남기 위해서일 때가 많다. 이건 우 의사가 그녀에게 해준 말이었다. - P17

천천히 걸음을 옮길 때 남편이 다시 말했다. "이건 우리 둘 다 기억해야 해요. 이 세상의 우리는 모두 원죄가 없어요. 당신과 나 모두." - P20

우 의사는 그녀를 길목까지 데려다주면서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그 집에서 일하면 일상이 단순해질 테니 당신 삶에 도움이 될겁니다." 그녀는 다시 한번 가슴이 따뜻해졌다. 그리고 갑자기 우 의사의 말이 자신에게 무척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다만 그 중요함 속에 두려운 내용도 조금 들어 있는 듯했다. - P2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든 계획이 완벽하다면 나는 분명 실망하게 될 거야. 하지만 언니가 가지 못하는 사실 하나를 계속 안타까워하면서, 내 모든 기대가 실현되기를 희망할 수 있어. 모든 게 완벽한 계획은 이루어질 수 없으니까. 전체적인 실망을 피하는 유일한 방법은 작은 불만 하나를 남겨두는 거야.‘ - P310

분노는 지혜를 안겨주기 어려운 법이다. - P350

"하지만 어떤 사람의 현재 상태를 모른 채 과거의 잘못을 폭로하는 건 훌륭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 - P37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을 보면 볼수록, 알면 알수록 불만만 커져가. 하루하루 지날수록 깨닫는 건 사람들 성격이 모순투성이고, 겉으로 보이는 장점이나 분별력은 믿을 수 없다는 거야. 최근에도 그런 사건을 두 번이나 겪었어. - P184

"리지야, 자꾸 그런 감정에 휘둘리지 마. 너만 괴로워져. 그러면 행복해질 수 없어. 너는 사람마다 상황과 기질이 다르다는 걸 무시하고 있어. 콜린스 씨의 지위를 생각하고, 샬럿의 신중하고 차분한 성격을 생각해봐. 샬럿은 대가족의 일원이고, 재산을 생각하면 그건 아주 어울리는 혼사야. 그리고 샬럿이 우리 사촌에게 어떤 호감이나 존경을 느꼈을 거라고 믿어보자. 그게 모두에게 더 좋은 일이야." - P184

이기심에 따른 계산이 신중함이고, 위험을 간과하는 게 행복의 조건이라는 설득은 언니 자신한테도 나한테도 안 통해. - P185

활기찬 젊은이가 언제나 신중하고 사려 깊으리라고 기대해서도 안 돼. 우리가 속는 건 실제로 자신의 허영심인 경우가 많잖니. 상대방의 단순한 호의도 그 이상이라고 상상하곤 하니까. - P185

하지만 나쁜 짓을 하거나 남을 불행하게 하겠다는 계획 없이도 실수할 수 있고 고통이 따르지. 사려 깊지 못하거나 남의 감정을 배려하지 못하거나 결단력이 부족해도 그럴 수 있어. - P186

남들의 관심이란 때로 값비싼 희생이 필요하니까요. - P203

"내가 얼마나 한심하게 행동했는지!" 그녀가 외쳤다. "나 자신의 분별력에 그토록 자부심을 품고 있던 내가! 자신의 능력을 그렇게 대단하게 여긴 내가! 사람들에게 너그럽고 솔직한 언니의 진심을 비웃고, 남들을 쓸데없이 의심하면서 허영심을 채우던 내가! 너무나 수치스러워! 하지만 수치심을 느끼는 건 당연해! 사랑에 빠졌다 해도 이렇게 눈이 멀진 않았을 거야. 하지만 문제는 사랑이 아니라 허영심이었어. 처음부터 한 사람은 나에게 관심을 보여주어 기뻤고 다른 사람은 나를 무시해서 분개했던 거야. 그래서 두 사람과 관련된 모든 일에서 스스로 선입견과 무지를 키우고 이성을 몰아냈어. 지금 이 순간까지도 나는 나 자신을 몰랐던 거야." - P27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의견을 절대 바꾸지 않는 사람은 애초에 올바르게 판단하는게 더욱 중요하죠." - P133

그간 관찰한 바에 따르면, 체념이 가장 완벽할 때는 원하던 것을 거절당한 뒤에 그것이 애초에 생각하던 만큼 가치가 없다는 걸 깨달을 때입니다. - P158

그녀는 남자라는 존재도 결혼 생활도 대단치 않게 여겼지만, 결혼은 언제나 그녀의 목표였다. 그것은 좋은 교육을 받았지만 재산은 부족한 처녀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하게 명예로운 생존 방식이었고, 행복의 여유가 아무리 불확실하다해도 가난을 막는 가장 훌륭한 수단이었다. - P16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