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크의 최후의 비밀을 모른다면 인간 발자크를 이해할 수 없다. 그는 우리가 운명이나 운명의 시련이라고 부르는그 모든 것에 대해서 무서울 정도의 태연함에서 나온 무관심을 보였다. 그의 내부에 있는 어떤 것은 -그리고 그것은 어쩌면 그의 존재의 가장 내면적인 본질일 것이다-그의 외적인 삶의 온갖 파국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이 태풍을, 안전한 육지에서 미쳐 날뛰는 바다를 쳐다볼 때와 같은 긴장된 호기심으로 바라만 보았다. - P426
그의 내부에 있는 비밀스런 저항력이 끊임없이 균형을 향해서 작동하고 있었다. 빚을 많이 질수록 그는 그렇게 값비싼 지출을 통해서 사치의 망상을 맛보았다. 상황이 그를 무겁게 짓누를수록 수은기압계처럼 그의 생명욕구는 위로 올라갔다. 판에 박힌 일에 억눌릴수록 그는 더욱 강하게 향락을 맛보려고 했다. 이런 반대급부가 없었다면 그의 삶은 바보 같은 것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이것을 통해서만 그것은 위대한 것이 되었다. 화산처럼 꾹꾹 눌려 있다가 오직 폭발적으로만 뿜어나오는 원소의 영원한 분출이었다. - P427
한스카 부인의 1/10만큼도 부자가 아니었지만 그녀는 때로는 이런저런 일을 맡겨서, 때로는 현찰로, 그를 열 번 이상이나 곤경에서 도와주었다. 진정한 애인이자 친구로서 모든 순간에 대담함과 개방성과 자유로움을 보여주었다. 그것은 사교계나 엄격한 풍습이나계급의식에 종속되지 않고, 자유롭고 개방적인 태도로 오직 자기 의지에 따라 사는 여인만이 가능한 행동이었다. - P438
역사에서 살아 있는 사람이 죽은 사람을 능가하듯이 사랑에서도 가까이 있는 사람이 멀리 있는 사람을 능가하는 법이고 비스콘티 백작부인은 가까이 있는 젊고 아름답고 정열적이고 감각적인 여인이었다. - P440
그는 자기가 단 한 순간이라도 자유를 누리기만 하면 운명의 손길이 더욱 가혹하게 자기를 옭아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앞으로도 언제나 거듭 그것을 경험할 판이었다. - P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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