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지금으로선 일기장이 그녀의 존엄성을 보여주는 유일한 증인이었다. 그것은 그녀가 겉으로는 수련 간호사로 행동하며 살아갈지 몰라도 사실은 변장한 위대한 작가라는 긍지를 갖게 하는 유일한 수단이었다. - P392

아무리 힘들고 비천한 일을 해도, 그 일을 잘 해내도, 또 형편없이 해도, 수업시간에 아무리 무시를 당해도, 아니 간호사 되기를 포기하고 대학 교정에서 평생을 학문에 매달려 지낸다 해도 그녀가 저지른 범죄는 되돌릴 수 없을 것이다. 그녀는 절대로 용서받을 수 없는 존재였다. - P399

로비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세실리아와 로비가 다시는 만나지 못한다면...... 그녀만의 비밀스런 고통과 전쟁이라는 사회적 격변은 항상 서로 다른 세계의 일처럼 보였는데, 전쟁이 그녀의 범죄를 얼마나 더 무겁게 만들 수 있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지금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과거를 되돌리는 것밖에 없었다. 그가 돌아오지 못한다면...... 브리오니는 다른 누군가의 과거를 갖고 싶었고, 다른 누군가가 되기를 간절히 열망했다. - P403

브리오니에게 주어진 삶은 도망갈 문이 없는 방안에 갇혀 사는 것, 바로 그것이었다. - P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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