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애정은 그 무엇보다도 폭력적이고 직설적인 감정으로 돌변하곤 한다. - P198
우린 애초에 너무 다른 사람이었으니,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던 두 개의 선이 우연히 한 점에서 만난 것에 지나지 않았으니.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멀어지는 게 당연한 일이었을까. 누군가는 그게 성장이라고, 아니면 자연스러운 이별이라고 할지도 모른다. - P200
나는 마치 미라처럼, 혹은 소금 기둥처럼 형태를 그대로 유지한 채말라붙어가는 기분이었는데, 아이들은 저마다의 속도에 맞게 커가고 있었다. 나만 빼고 모두가 자신의 속도로 뻗어나가고 있었다. - P200
불행은 참 진부하지만 행복은 특별하다. - P221
어느새 그때의 일은 우리에게 일종의 외딴섬이 되었다. 명백히 우리 관계의 한중간에 놓여 있지만 아무도 그곳에 들어갈 수 없고, 들어가려 하지도 않으며 심지어는 말조차 꺼낼 수 없는 그런 종류의 것. - P229
해결할 수 없는 문제 앞에서 나는 언제나 침묵해 버리는 사람이니까. 모든 것을 덮어버리고, 상처를 썩혀버리는 종류의 사람이니까. 그것이 내 삶을 좀먹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내 유일한 삶의 방식을 바꿀 수는 없었다. - P240
떠나간 것은 떠나보내야 한다. 기억도 사람도. 기억의 주인은 나다. - 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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