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고 있는 윤도의 세계는 얼마나 단편적이었는지, 내 비밀의무게에 짓눌려 남들도 자신의 비밀을 짊어지고 살고 있을 거라는생각을 하지 못했다. 짐작도 하지 못할 만큼 나는 어렸고, 어리석었다. - P125

때때로 절대 과거가 되지 않는 기억들도 있다. - P131

학교라는 사회가 야생이나 다름없으며 다층적인 권력관계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이해가 없다는 점. 삶이라는 게 한 발짝만 잘못 내디뎌도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자각이 없다는 점. 순수의 시절에나 간직할 수 있는 맑은 얼굴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 태리의 그런 투명함이 나는 언제나 불편했다. 그 맑은 얼굴에 보기 흉하게 구겨진 나의 내면이 자꾸만 비쳐 보이는 것 같아서.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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