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그르칠 만한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무언가는 조용히 뒤에 남는다. 와인 병 밑바닥의 침전물처럼. - P346
무력감이라는 건 인간을 한없이 갉아먹는다. - P351
"다양한 예술, 다양한 희구, 그리고 또한 다양한 행동과 탐색은 선을 지향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일이 지향하는 바를 통해 선이라는 것을 올바르게 규정할 수 있다." - P366
"어떤 일의 귀결은 즉 선이다. 선은 즉 다양한 귀결이다. 의심하는 건 내일로 미루자." - P367
많건 적건 인간은 망상 없이 살아갈 수 없어. - P373
이야기의 숲에서는 사물 간의 관련성이 제아무리 명백하게 묘사되어 있어도 명쾌한 해답이 주어지는 일은 없다. 그것이 수학과의 차이다. 이야기의 역할을 대략적으로 말하자면, 하나의 문제를 다른 형태로 바꿔놓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동의 질이나 방향성을 통해, 해답의 방식을 이야기 형식으로 암시해준다. 덴고는 그 암시를 손에 들고 현실세계로 돌아온다. 그 암시는 이해할 수 없는 주문이 적힌 종이쪽지 같은 것이다. 때로 그것은 모순을 지니고 있어서 곧바로 실제에 적용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것은 가능성을 품고 있다. 언젠가 나는 이 주문을 풀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가능성이그의 마음을, 깊은 곳에서부터 서서히 덥혀준다. - P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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