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런지는 나도 몰라. 언젠가는 나도 저렇게 늙고 초라해져서 먼지투성이 국도에서 사과를 팔게 되리라는 예감이 들었을 뿐이야. 그것도 형편없는 푸른 사과를. 저녁이 되어 아무도 이 푸른 사과를 사러 오지 않으리라는 예감이 확실해질 때까지. 내가 영원히 가지 못할 먼 데로 나 있는 길을 바라보면서 손으로 짠 두꺼운 스카프로 얼굴을 가리고 아주 어두워질 때까지 그렇게 있을 것 같은."
생은 내가 원하는 것처럼은 하나도 돼주지를 않았으니까. - P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