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지, 그레구아르, 뭔가 회한을 갖고 죽는 건 그리 편치 않은 거란다. 회한들을 끌어안고 관 속에 들어가기에는 자리가 너무 비좁거든." - P222

"겁먹지 마, 거기까지 헤엄쳐서 가라는 게 아니니까. 나는 그냥 설명을 하려는 거야. 너는 수영하는 걸 좋아하지. 나는 걷는 걸 아주 좋아하고, 음, 그러니까, 예전에 좋아했지. 걷기와 수영 그 두 가지가 서로 아무런 연결점이 없다 하더라도, 몸이 공간 속에 만들어내는 거리를 통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좀더 구체화되지. 내가 움직이지 못하게 되니까 이런 생각이 더 절실하게 내 머릿속에 맴돌더구나. 너에게 이 임무를 맡김으로써 내 마지막 순간들은 너의 발걸음 하나하나로 채워질 거야. 인간이라는 존재는 움직임 그 자체란다. 네 주변을 보렴. 아니, 여기 이 수레국화 말고, 저기, 저 바깥세상을 봐!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을 보라고. 진짜 인생 말이다. 진짜 인생은 춤을 춰! 헤엄을 치지! 뛰어오르고! 걷고! 움직여! 네가 내 계획을 받아들여준다면, 그래서 내가 저 바깥세상에서 네가 움직이고 있다는 걸 안다면, 나는 죽음을 맞이할 힘을 얻을 거야." - P224

"나무는......" 그가 마침내 나에게 말한다. "쓰러졌을 때 비로소 하늘을 발견하지. 내가 전에 보주산맥에서 나무꾼 한 사람을 만났는데, 그 나무꾼은 그것을 ‘통나무의 깨달음‘이라고 부르더구나." - 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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