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는 무엇이든 머리에 그려보고 말이 안 되는 것들은 꼬치꼬치 따져봐야 직성이 풀렸는데, 그런 욕구는 말썽을 피하려는 욕구보다 훨씬 강했다. 그래서 그녀는 위협을 마음에 새기는 대신 생각에 잠겼다. 어떻게 매질이 장엄할 수 있지? - P11

그녀는 아버지에 대해서나 플로에 대해서나 뭐든 더 아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나이에 이르러 있었다. 무엇을 알게 되건 당혹감을 느끼고 진저리를 내며 고개를 돌렸다. - P14

저런 말을 내뱉는 사람과 아버지로서 그녀에게 말을 건네는 사람은 비록 같은 공간을 차지하는 것처럼 보여도 같은 사람이 아니었다. 거기 없는 것으로 되어 있는 사람을 아는 척하는 것은 천박한 행동일 것이다. 용서받을 수 없을 것이다. - P16

로즈의 성정은 뾰족한 껍질에 싸인 파인애플처럼 자라났으나 그 변화는 느리고 은밀했다. 단단한 자존심과 회의주의가 서로 겹쳐지면서 로즈 자신에게조차 놀라운 무언가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 P18

현재의 사람들을 과거에 끼워맞출 수가 없었다. - P23

로즈는 플로가 무슨 말이나 행동을 했든, 자신이 무슨 말이나 행동을 했든, 그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외면한다. 중요한 것은 갈등 그 자체이며, 그것을 멈출 수는 없다. 지금과 같은 지경에 이르기 전에는 절대로 멈출 수 없다. - P34

배신은 일상성의 이면이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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