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밀히 말해 나를 배반한 것은 한영이 아니었다. 나를 배반한 것은 사랑을 확실성 옆에 비끄러매놓을 수 있다는 헛된 망상, ‘에구, 귀여워라!‘의 시선을 영원히 고정시킬 수 있다는 내 특유의 망상이었다. - P256

희망이란 항상 이런 형태로, 절망의 그림자로서만 존재한다. - P257

어쩌면 진실이란 그다지 중요한 잣대가 아닐지 모른다. - P293

닫히지 않은 이야기, 닫히지 않은 믿음, 닫히지 않은 시간은 아름답다. 영원히 끝나지 않는 미완의 아라비안나이트』처럼, 북극을 넘어 경계를 넘어 스스로 공간을 열며 뛰어가는 냄비처럼, 상처로 열린 우리의 몸처럼, 기억의 빛살이 그 틈새, 그 푸르른 틈새를 비출 때 비로소 의미의 날개를 달고 찬란히 비상하는 우리의 현재처럼・・・・ - P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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