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들이 문화재와 토목사업에 두는 관심은 자기능력의 과시와 대국민 선전효과에 있어왔다. - P222

늘 똑같은 일을 하는 사람은 누군가가 돌보아주어야 좋은 효과를 내며 자극도 된다 - P228

나는 항시 관(官)이 하는 일보다도 민(民)이 하는 일이 빛날 때 그 문화는 성숙한다고 믿고 있다. 세상사람들이 알아주는 일에 매달리는 스테이지 체질들이 제풀에 사그라들고, 남들은 뭐라고 하든 곰바위처럼 자기가 생각한 일에 일생을 거는 쇠귀신 같은 분들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소중한 사람이라고 믿고 있다. 4천만이 들떠서 레게춤을 흔든다 해도 단 한 명만이라도 그러지 않는 인생이 있다면 우리 문화는 죽지 않고 영원하리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지난 1세기 한국역사가 나에게 가르쳐준 값진 교훈이었다. - P228

그날 내게 다가오는 석불사 석굴의 조각은 맹목적 보편성을 드러내는 아카데미즘이 아니었다. 신이라고 부르기엔 너무도 인간적이고, 인간적이라고 말하기엔 절대자의 기품이 강하였다. 엄숙하다고 말하기엔 온화하고, 인자하다고 말하기엔 너무 엄했다. 젊다고 생각하려니 너무 의젓하고 노숙하다고 말하기엔 너무도 탄력있었다. 남성으로 보려 하니 풍염하고 여성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건장하였다. 그리하여 혹자의 "아버지라고 보려 하니 너무 자비롭고, 어머니로 보려 하니 너무 엄격했다"는 말도 생각났고, 이 세상의 질서와 평화가 저 한 몸에 있다는 말도 생각났다. - P234

아름다운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 P234

종소리는 때리는 자의 힘만큼만(에 응분하여) 울려지나니…… -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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