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에 여가없어 이름난 곳 못 왔더니백발이 다 된 오늘에야 안양루에 올랐구나.그림 같은 강산은 동남으로 벌려 있고천지는 부평같이 밤낮으로 떠 있구나.지나간 모든 일이 말 타고 달려오듯우주간에 내 한 몸이 오리마냥 헤엄치네.인간 백세에 몇번이나 이런 경관 보겠는가세월이 무정하네 나는 벌써 늙어 있네. -김삿갓 - P86
집이란 언제나 거기에 알맞은 사용자가 있는 법이니 의상 같은 스케일이 아니고서는 감당키 어려웠을 것이다. 그대신 큰스님들은 간간이 이곳을 거쳐가며 호방한 기상을 담아갔던 것은 아닐까. 절집도 사람집과 마찬가지로 살기 편한 집과 놀러 간 사람이 편한 집은 다른가 보다. - P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