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귀국해서 한 달이나 두 달쯤 지나고 나서 작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경험적으로 그 정도 간격을 두는 것이 결과가 좋은 것 같다. 그동안 가라앉아야 할 것은 가라앉고, 떠올라야 할 것은 떠오른다. 그리고 떠오른 기억만이 자연스럽게 이어져가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하나의 굵은 라인이 형성된다.
잊어버리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다만 그 이상 오래 내버려두면 잊어버리는 것이 너무 많아 문제가 된다. 모든 일에는 어디까지나 ‘적당한 시기‘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 P9
가장 중요한 것은, 이처럼 변경이 소멸한 시대라 하더라도자기 자신 속에는 아직까지도 변경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장소가 있다고 믿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추구하고 확인하는 것이 바로 여행인 것이다. 그런 궁극적인 추구가 없다면, 설사 땅끝까지 간다고 해도 변경은 아마 찾을 수없을 것이다. 그런 시대다. - P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