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적인 모든 제약으로부터 해방된 에테르적 세계 속으로 무모하게 돌진했던 우리는 이제 피할 수 없이 우리의 발목을 잡는 명백한 사실, 즉 탈물질화된 세계란 알고 보면 훨씬 더 물질적인 세계라는 자명함 앞에서 도망치고 싶어진다. - P204
디지털의 경제적·사회적·심리적 반향을 그것의 생태적 기능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디지털 네트워크가 기후와 생명 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싹 틔운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본래 지구를 ‘구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 아니며, 우리가 보기에 지구의 회복탄력성을 디지털 도구의 역량과 연결시키는 모든 담론은 순전히 집단 기만 내지는 터무니없는 우화에 불과하다. - P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