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다른 사람들의 돈에 의존하는 생활을 그만두고 마침내 정착할 유일한 기회였다. - P61

몇몇 사람들이 토라진 걸 나타내는 행동이라고 오해했던 그녀의 다가가기 어려운 침묵과 많은 사람이 슬픔이라고 오해했던 지속적인 멍한 상태는 불복종의 수동적 형태가 아니라 지루함의 구현이었다. - P62

그곳의 침묵에는 침착한 자신감이 있었다. - P64

벤저민의 어마어마한 고독 속에서 그녀도 자신의 고독을 찾게 될 터였다-고독과 함께, 고압적인 부모가 늘 허락하지 않았던 자유도 찾게 될 것이다. 벤저민의 외로움이 자발적인 것이라면 그는 헬렌을 무시할 테고, 타의에 의한 것이라면 헬렌이 좋은 동반자가 되려고 노력한다는 점에 고마움을 느낄 터였다. 어느 쪽이든, 헬렌은 남편에게 영향을 끼침으로써 그토록 갈망하던 독립을 손에 넣는데 성공하리라고 확신했다.

평생 자족적으로 살아왔다는 점을 자랑으로 삼던 사람이 문득 세상을 완전하게 만드는 건 친밀함이라는 걸 깨달으면, 친밀함은 참을 수 없는 짐이 될 수 있다. - P69

헬렌은 언제 마지막으로 울었는지 기억나지도 않았지만 울음이 나왔다. 처음에는 자기가 흐느끼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다. 슬픔에 영향을 받지 않은 마음속 일부로는 부모를 잃고 슬퍼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걸 알았다. 눈물이 감정과 아무 상관이 없는 본능적 반사작용의 결과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 마음은, 굽힐줄 모르는 신념과 부담스러운 광기를 품은 아버지가 떠났다는 점을 알고 확실한 안도감을 경험하기도 했다. - P74

벤저민이 오래전에 깨달은 사실을 헬렌이 알게 된 건 이즈음이었다-그 사실이란, 사생활을 누리려면 공적인 겉모습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 P77

벤저민이 거둔 새로운 차원의 성공에는 절제력과 창의력, 기계같은 일관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 P8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