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형법은 지은 죄의 책임을 묻는 형법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한 인간이 자신의 행동에 얼마나 책임을 질 수 있는가에 따라 처벌을 한다. 같은 죄라고 해도 그 배경에 따라 형량이 달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아주 복잡하다. 옛날에야 간단했다. 중세에는 남의 물건을 훔친 사람은 손목이 날아갔다. 오로지 범죄행위에 따라 처벌을 한 것이다. 돈 욕심으로 훔쳤든 배가 고파서 훔쳤든 아무 상관이 없었다. 당시 형벌이란 일종의 수학이었다. 각각의 범죄행위에는 그에 딱 맞춤한 형벌이 정해져 있었다. 오늘날 우리의 형법은 좀 더 현명해졌다. 각자의 인생이 감당할 수있는 범위 안에서 처벌을 내린다. 또 그래서 어려운 문제이다. - P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