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어떤 칭찬이든 미리는 잊지 않고 마음속에 저장했다. 자신이 이 세상에 불필요한 존재가 아니라는 걸 확인받고 싶은 마음에 늘 주려 있었으니까. - P283

아주 어린 시절, 그림 그리는 일은 미리의 방식으로 세상과 재미있게 어울리는 일이었다는 걸. 어른들과 다르게 그림은 미리를 반겨주고 안아줬다. 그림을 그릴 때 미리는 다른 모든 것들을 잊고 몰두할 수 있었다. 그 일이 미리를 살게 했다. 그 사실을 오래 잊고 있었다고, 현주의 그림 앞에 서서 그녀는 생각했다. - P287

사랑은 애써 증거를 찾아내야 하는 고통스러운 노동이 아니었다. 누군가의 심연 깊은 곳으로 내려가 네발로 기면서 어둠 속에서 두려워하는 일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만 어렵게 받을 수 있는 보상도 아니었다. 사랑은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것이었다. 그 모든 사실을 알려준 건 현주였다. - P302

자신의 경험을 넘어서서 다른 사람의 삶을 상상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니까. - P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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